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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론] 리딤 : 자메이카에서 시작된 반주음악 형식
리딤(riddim)은 영어 단어 "리듬"(rhythm)의 자메이카식 방언(Jamaican Patois) 발음이다. 그러나 칼립소(calypso), '댄스홀'(dancehall), '레게톤'(reggaeton, 레개톤) 장르에서 사용되는 어법에 따르자면, '리딤'은 어떤 노래에 동반되는 반주 음악을 말한다. 이러한 장르들은 [반주 음악인] '리딤' 위에 디자이(deejay 혹은 DJ)의 "보이싱"(voicing: 보컬 파트)이 합쳐져 구성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노래의 구조는 여러 가지 면에서 나름의 특징을 갖고 있다. 만일 어떤 '리딤'이 인기를 얻게 되면, 그 '리딤'이 수십 번, 혹은 심지어 수백번씩이나 다른 노래들에 사용될 수도 있다. 그런 경우엔 레코딩에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라이브 공연에서도 [그러한 응용작들이] 사용된다. 1. 용어의 정의 <내니 고트>(Nanny Goat)나 <리얼 록>(Real Rock) 같은 몇몇 고전적인 리딤들은 원래 1960년대에 발표된 동일한 제목의 레개(reggae, 레게) 곡들의 반주 음악으로 사용됐던 것이다. 그러나 1980년대 이후, 원곡의 리듬을 작곡했던 프로듀서(producer) 혹은 비트메이커(beatmaker)들이 다른 아티스트들도 그 음악을 이용해 노래할 수 있도록 허가를 해주기 시작했다. 가령 <디왈리>(Diwali)는 곡명이 아니라 [자메이카 출신 프로듀서] 스티븐 "렌키" 마스덴(Steven "Lenky" Marsden)이 작곡한 '리딤'의 이름이다. 이 리딤은 이후 션 폴(Sean Paul: 1973~ )의 <겟 비지>(Get Busy), 바운티 킬러(Bounty Killer: 1972~ )의 <서팔라>(Sufferer, 서퍼러) 등 국제적으로 히트한 노래 여러 곡에 사용됐다.(주1)
(동영상) 스티븐 '렌키' 마스덴이 작곡한 '디왈리 리딤'은 2002년 무렵 유행했고, 이후 여러 아티스트들이 이 음악을 반주로 사용한 곡들을 발표하여, <빌보드 차트> 1위, 2위, 11위에 랭크되는 등 많은 히트곡이 나왔다. (동영상) 션 폴은 '디왈리 리딤'을 이용해서 <겟 비지>를 발표했고, 이 곡은 2003년 5월부터 3주 동안 빌보드 차트 정상을 유지했다. 2. 리딤의 용례 '리딤'을 반주음악으로 사용하는 장르들로는 레개, 러버스 락(lovers rock), 덥(dub), 라가(ragga), 댄스홀, 소카(soca), 부욘(bouyon), 그라임(grime) 등이 있다. '레개톤' 장르는 1990년대 초부터 대체로 2인조 프로듀서 스틸리 앤 클레비(Steely & Clevie: 스틸리는 2009년 사망)가 작곡한 '뎀 보우 리딤'(Dem Bow riddim)과 '포코 리딤'(Poco riddim, 혹은 포코 맨 잼 리딤[Poco Man Jam riddim])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편인데, 드문 일이긴 하지만 '레개톤' 장르의 독자적인 리듬을 선보이기도 한다. 가령 사샤(Sasha: 1974~ )와 아이비 퀸(Ivy Queen: 1972~ )이 부른 <닷 섹시 바디>(Dat Sexy Body: 발표-1998년)이 바로 그러한 예이다. <닷 섹시 바디>는 레개 전문 레이블 '케이 리시어스'(K-Licious)의 프로듀서 토니 켈리(Tony Kelly)가 작곡한 '북셸프 리딤'(Bookshelf riddim)을 사용했다. (사진) '스틸리 앤 클레비'는 자메이카 '댄스홀' 장르의 디지털 시대로의 전환기에서 거장들로 꼽힌다. 또 다른 음악적 맥락에서는, '리딤'이 '그루브'(groove)나 '비트'(beat)의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다. 대부분의 경우, '리딤'이란 용어는 배경음악 전체 혹은 리듬 섹션(rhythm section: 베이스+드럼)을 지칭하곤 하지만, '루츠 레개'(roots reggae) 장르의 보다 오래된 리딤들의 경우엔 '리딤'이란 말이 특정한 베이스 라인(bass line)이나 드럼 패턴(drum pattern)을 가리키기도 한다. 특정한 '리딤'에 특정한 멜로디가 달라붙는 경우도 많고, 어떤 아티스트들은 때때로 하나의 리듬을 이용해 각기 다른 2곡의 노래를 발표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엘레펀트 맨(Elephant Man: 1975~ )의 <엘레 멜로디>(Ele Melody)와 <파더 엘레펀트>(Father Elephant)는 2곡 모두 [중국계 자메이카인(Chinese Jamaican) 출신 프로듀서] 수파 덥스(Supa Dups)가 작곡한 '코파 리딤'(Kopa riddim)을 사용한다. (동영상) '코파 리딤'을 배경음악으로 사용한 히트곡 9곡을 연속 편집한 동영상. 일부 어반 컨템포래리(urban contemporary) 곡들 역시 '리딤'이 될 수도 있다. R&B(알앤비) 아티스트 네요(Ne-Yo: 1979~ )의 <미스 인디펜던트>(Miss Independent: 2008년 발표)의 배경음악은 인기 있는 '리딤'이 됐고, '댄스홀' 장르의 여러 아티스트들이 이 곡을 이용해 자신들의 노래를 레코딩했다. 리딤을 만들어낸 그 밖의 곡들로는 곡명과 동일한 리딤명을 갖게 된 조지 마이클(George Michael: 1963~ )의 <페이스>(Faith: 1987년 발표), '큐어 리딤'(Cure riddim)으로 불리게 된 더 큐어(the Cure)의 <클로스 투 미>(Close to Me: 1985년 발표), '바그다드 리딤'(Baghdad riddim)으로 불리게 된 알 켈리(R. Kelly: 1967~ )의 <스네이크>(Snake: 2002년 발표) 등이 있다. 조조(JoJo: 1990~ )의 노래 <베이비 이츠 유>(Baby It's You: 2004년 발표)는 2000년대 중반부터 힙합(hip-hop) 퓨전 형식의 리딤의 탄생을 촉발시켰다. (동영상) 조조는 어려서부터 많은 경연대회에 입상했다. <베이비 이츠 유>는 그녀가 만 14세에 발표한 곡이다. 3. 유형들 "아프리카에 기원을 둔"(참조: '클라베 리듬'[clave rhythm] 항목 및 '벨 패턴'[bell pattern] 항목)(주3) 리딤들은 일반적으로 3가지 유형으로 분류된다. 가장 오래 된 유형의 리딤은 '루츠 레개', 덥, '러버스 락' 장르의 배경 연주로 사용되는 '고전 리딤'(classical riddim)이다. [리듬섹션 듀오] 슬라이 앤 라비(Sly & Robbie)가 작곡한 '밤밤'(Bam Bam)이 여기에 해당한다. 두번째 유형은 '라가머핀'(raggamuffin, 혹은 '라가'[ragga])과 '댄스홀' 장르 곡들에 사용되는 '라가 리딤'(ragga riddim)이다. 리차드 "섐스" 브라운(Richard "Shams" Browne)이 작곡한 '주스 리딤'(Juice riddim)이 여기에 해당한다. 세번째 유형은 '디지털 리딤'(digital riddim)이다. 킹 재미(King Jammy: 1947~ )가 작곡한 슬렝 텡 리딤(Sleng Teng riddim), '푸내니 리딤'(Punany Riddim), '덕 리딤'(Duck Riddim)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소위 '디지털 리딤'이라 불리는 리딤들은 자메이카의 프로듀서들이 레개 음악을 작곡하면서 드럼 머신(drum machine)과 신디사이저(synthesizer)를 사용하기 시작한 시기에 만들어진 리딤들을 가리킨다. 예를 들어 도노반 저매인(Donovan Germain: 1952~ )의 '펜트하우스 레코드사'(Penthouse Records)가 만들어낸 '빅스테이지 리딤'(Big Stage Riddim)이 그러한 범주에 속한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댄스홀'과 '소카' 장르의 대부분 음악들이 전자악기를 이용해 만들어지기 때문에, 거의 모든 음악들이 본질적으로 '디지털' 음악이라고 할 수 있다.
4. 주요 프로듀서 같은 리딤이라고 할지라도, 각기 다른 프로듀서들이 자신들만의 독자적인 버전을 개발해내는 경우가 많았다. 가령 '스틸리 앤 클레비'와 와드 21(Ward 21)은 킹 재미가 만든 '푸내니 리딤'을 독특한 버전들로 편곡했고, 트로이톤 라미(Troyton Rami: 1975~ )가 편곡한 '버즈 리딤'(Buzz Riddim)은 댄스홀 래퍼인 션 폴의 <김미 더 라이트>(Gimme The Light: 2002년 발표)를 통해 최초로 발표되어, 두 사람에게 그래미의 최우수 레개 앨범상(Best Reggae Album)을 안겨주었다. 여러 아티스트들이 동일한 리딤을 공연하면서 각기 다른 가사를 사용하고, 노래와 토스팅(toasting) 등 다양한 방식으로 독특한 보컬 스타일을 보여주는 경우도 많다. 예를 들어 비니 맨(Beenie Man: 1973~ )의 노래 <마이 위시>(My Wish), 미스터 베가스(Mr. Vegas: 1974~ )의 노래 <고 업>(Go Up), 티오케이(T.O.K.)의 노래 <맨 어 뱃 맨>(Man a Bad Man)은 모두 '주스 리딤'(Juice riddim)에 기반을 둔 곡들이다. (동영상) 비니 맨의 <마이 위시>. 그는 '댄스홀 장르의 제왕'(King of Dancehall)이란 별명을 갖고 있다. 많은 리딤들은 그 리딤이 최초로 사용됐던 곡명에 따라 이름이 붙여지곤 한다. 따라서 그러한 최초의 노래가 그 리딤이 사용된 곡들 중 가장 유명한 곡이 되는 경우가 많다. 가령 '사타 마사가나 리딤'(Satta Massagana riddim)은 그룹 디 애비시니안즈(The Abyssinians)의 노래 <사타 마사가나>(Satta Massagana)에서 유래된 명칭이다. (동영상) '디 애비시니안즈'의 1976년 발표곡 <사타 마사가나>. '디 애비시니안즈'는 루츠 레개 장르에서 보다 하모니에 중점을 둔 음악을 구사했고, 노랫말을 통해 라스타파리 종교(Rastafarian religion: 라스타파라이)의 교리를 전파한다. 주요 프로듀서들로는 다음과 같은 이들이 있다. 5. 컴필레이션 앨범 그린슬리브즈 레코드사(Greensleeves Records)는 2000년부터 새로운 리딤들과 간혹 고전적인 리딤들을 포함하는 컴필레이션 앨범들(compilation albums)을 발매하고 있는데, 그 시리즈 명칭은 "그린슬리브즈 리듬 앨범"(Greensleeves Rhythm Album)이다. 브이피 레코드사(VP Records)도 그러한 전례를 좇아 2001년부터 "리딤 드리븐"(Riddim Driven) 시리즈를 출시하고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젯 스타(Jet Star) 레이블도 "리딤 라이더"(Riddim Rider) 시리즈는 발매하고 있다. * 시리즈물 바로가기 : - "[개론] 사운드 시스템 : 자메이카 특유의 가두흥행 조직 겸 문화" - "[개론] 디자이 및 토스팅 : 힙합에 영향을 준 자메이카 특유의 보컬 형식" * 상위화면 바로가기 : |
첫댓글 한국에서도 "리딤"이란 용어가 간혹 사용되는 것으로 보입니다만..
'리딤'이 단순히 '리듬 패턴'의 자메이카 사투리 발음 정도로만 이해하더군요..
그런데 그보다는 훨씬 복잡한 개념이군요..
일종의 "편곡 패턴"으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가령 유명한 곡을 다양한 형태로 편곡해서 부르는 경우는 많습니다만,
자메이카의 '리딤'은 어떤 곡이 히트했을 때,
그 반주음악만 그대로 가져와서
가사나 창법을 달리하면서 다른 노래를 만들어 부르는 것이네요..
공부가 많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