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b를 들춰보다가 '골프후기'란 글이 있어 올리네.
본 사람도 있겠지만 이제는 그날은 다시는 오지 않으니....
혹 이 글에서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있더라도 넓은 마음으로 이해하시게.
우리는 친구아닌감!
읽어주시는 님들 감사합니다.
고마웠네! 친구들
오리정 순두부 집에서 보고 싶은 얼굴들이 기다리고 있었네.
나는 이기화님의 차를 타고 약속 시간보다 두 시간이 늦은 9시경 도착했네.
그냥 눈대중으로 찾으려고 했지만
찾지 못해 네비를 켜고 찾았네.(쫑수님이 알았으면 여러 말씀 했겠지, 션찮은 녀석들이 그렇지. 아큐 50되는 녀석이 그렇지 어쩌고 저쩌고...)
우리가 들어가자 먼저 온 친구들이 대환영을 했지.
일어나서 악수를 청하는 사람, 자리를 마련해 주는 사람
따뜻했네. 특히 처음 참가한 최동식님, 반가워요.
그런데 일찍이 몸을 일으켜 충청도 제천에서 올라온 분,
첨지는 과연 양반이었네.
“늦게 온 놈들이 한 바퀴 돌아야지” 하면서
붙인 엉덩이도 떼지 않고 손만 내밀었네.
순두부를 시켜서 먹었네.(영진님이 아주 살갑게 서빙해줬네)
밥이 떨어졌다고 해서 친구들이 먹다 남긴 밥으로 대충 ...때웠네.
맛있는 동동주도 친구들이 받아놓고 먹지 않은 잔으로 목을 축이고..
모임시간보다 두 시간 늦게 갔더니 메뚜기떼 지나간 논처럼 먹을 것이 별로 없었네. 그래도 계산은 십 몇만원이 나왔네.
이런 얘기는 안하면....어떨까 싶네만 해야겠네. 입이 근지러워서....
학교 다닐때는 내가 내려다 보았는데 어느 날부터 미루나무처럼 크더니 '올려다 보지 말라는 분'이 있었네. 그 분이 반갑다고 그러는지 식당 마당에 나오자마자 내 후꾸를 탁 쳐서 숨이 막힐 뻔했네. 먹었던 식은 밥이 튀어 나올뻔 했어. 앞으로는 반갑다는 표시를 이렇게 하지 말았으면 정말 좋겠네.
길가에서 고추를 내 놓고 쉬하는 녀석들을 지나서 우리는 남양장 여관으로 갔네.
주차장도 제법 갖춰진 그럴듯한 곳으로
방은 201호, 301호 두 개. 사람은 열 명.
한 방에 삼만원.
내부는 우리가 20대 정말 가진 것이 부랄 두 쪽 뿐이었던 시절에
이용하던 곳처럼 정겨웠네.
황선생은 에어컨보고 문화재로 신고해야 한다고 하고.
신선생은 전화 건다고 걸어보고 손에 먼지가 잔뜩 묻었다고
세면대로 손 닦으러 가고. 화장실에 물이 안내려간다고 투덜대고.
전문가이신 강병계 선생이 티비를 한 참을 주물럭거려서 켰네.
강선생은 삼성과 두산의 야구를 보는데 어떤 야한 분이
뭐하는 것 없느냐고 이리저리 돌리더니 xx대는 장면을 틀어놓았네.
그것을 보면서 x도 안선다고....투덜대는 사람도 있고.
아무튼 종수님이 인터넷에서 검색해서 찾은 곳이라고 눈을 부라리며 불평을 잠재웠네. 떠드는 것을 보니 우리들 생활수준이 참 높아지기는 진 것 같더군.
통닭 두 마리에 맥주를 두 개 나중에 두 개 더 추가해서 방안에 늘어놓고 주거니 받거니 .... 우정을 다시금 불러 일으키면서.
맥주 한 병은 늦게 오시는 오늘의 호스트 안낙균님을 위해 모셔놓고.
드디어 우리의 호프 안낙균님이 오셨네.
안선생의 선창으로 건배도 우렁차게~~~~
나중에 방을 세 개를 더 빌려서 둥글둥글 잤는데 방 값만 기십만원. 삼십년 전의 방 풍경을 뒤로 하고 우리는 눈을 붙였네.
안개가 자욱한 거리를 5시 50분쯤 나와서 헤매면서 완산골해장국집으로..
선지 해장국과 모래미 한 잔으로 아침을 먹고 (나는 뜨거워서 삼분지 일도 못 먹고 일어났네)
화성골프클럽이라고 네비를 찍어서 골프장으로 가는데 엉뚱하게 수원쪽으로 가더군. 종수님은 따라오지 않는다고 피때를 올리면서
전화를 걸고. 기화님과 나는 오늘 종수한테 혼나서 골프 잘 치기는 글렀다고 하면서....전전긍긍하고... 안낙균님의 친절하신 안내로 골프장을 찾았네. (종수님한테는 욕 먹을까봐 전화도 못했네)
왔더니 아니나 다를까 종수님이 “ 아큐 50도 안되는 녀석이라느니.. 길치라느니” 하면서 한 나절을 혼냈네.
늦게 나온다고 혼나고 그러니 공도 열 받았는지 첫 홀부터 물속으로 다이빙하시고.
좁은 페어웨이(먹줄 뛰듯 치는 영진 고수와 궁합이 잘 맞는), 그린이 케이티엑스처럼 빨랐네.
치열한 경쟁 속에 우리의 우정은 다져져 갔지.
보기해 놓고도 버디라고 일단 외치고 보는 녀석 때문에 파 해 놓고도 내가 먹어야 하는지 뭐하는지 ..(자세한 점수는 총무님이 다시 공지할 거야) 참! 12회 후배 장부길이 참석했는데 10미터 거리에서 그림같이 퍼팅해서 버디를 했네. 그 친구가 우리조에선 빛을 발했지. 종수님은 이제는 데리고 다니지 말아야겠다고. 너무 잘 쳐서.
점심은 소고기를 구워서 맛있게 냠냠.
맥주와 무용담도 곁들여서...
김종필스타일로 호쾌하게 휘두르신 신현철님이 장타상을..
곰처럼 멋진 재주를 부려 아주 가깝게 붙인 조웅기님이 니어상을.
최저타상은 안낙균님과 김영진님이 81로 동타이지만 자주 탔다는 이유로 안낙균님에게 돌아가고. 발전상은 강병계님에게. 행운상은 이기화님에게 주어졌네.(나중에 처음 참가한 동식님에게 양보했네) 상 받은 분들에게 박수~~~~~~~~~
주최하신 안낙균님이 전날 저녁부터 점심까지 거하게 쏘셨네.
(특히 조카사위에겐 <이건 비밀이지만....> 아주 크게 쏘셨네.)
안낙균님! 정말 감사합니다.
안낙균님을 위해서 짝짝짝~~~~~~~~~~~~~~~~~~
잘 먹고 헤어지기 전에 우리는 아쉬움의 인사를 했네.
서로의 우정을 확인할 수 있는 느낌이 손바닥으로 전해지더군.
그런데, 참....
나는 아주 특이한 인사를 받았네.
돌머리처럼 단단한 머리로 내 머리를 드리받더군.
누구라고 밝히긴 뭣하지만.. 정신이 번쩍 들었네.
두 번 다시 이런 인사는 꿈속에서도 받고 싶지 않네만.
베스트 드라이버이신 김영규님 차를 타고 가을의 멋진 오후를 달려서 서울로 잘 올라왔네.
갈 때 수고해 주신 이기화님, 가벼운 주머니에 힘을 불어 넣어주신 안낙균님, 따뜻하게 맞아주시고 이끌어주신 여러 친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네. 정말 고마웠네.
2008년 10월 18일
첫댓글 그래 글 재미있게 읽었네..
우덜은 그래서 칭구지?? 재미나게 놀고 지청구 도먹고 낭중엔 다 피가 되고 살이 되는겨....
오늘 새삼스레 생각낭거... 그때 골프채도 안들고 걍 걷기운동으로 라운딩하던 동식이 .... 언제한번 보자..
지난주 5일날 저녁 동식이 사모님은 뵙고 인사 했는데,, 대화는 못하고
금병선사님 그 때 전날의 취기가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도 버디도 잡으셨지. 참 그날이 그립군. 다시 한 번 감사
그때보다 지금이 더 못만나는것 같아.총무님이 바쁘셔서 그런가봐. 자주 만날 수 있도록 노력들 하자구.
위의 양반은 약주하셔야 버디하시는 분 아닌감. 흥부님은 시 한수를 ...
양념님의 멋진 샷을 보고싶네. 다음에 그린에 가면 양념님의 버디를 시로....한수 하고 술도 한잔하고 배추잎도 한 장 드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