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으으...
역시나 술은 몸에 나쁩니다.
보드카 1잔을 먹고 난 다음날, 기억력 감퇴를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_-;;;
그나저나... 텐션이 좀 떨어지는군요;;; 쿨럭, 쿨럭;;
자, 시작해보겠습니다!
자, 이제 볼보이 시작입니다.
몸이 약한 나기사가 걱정되긴 합니다만,
사실 애니에서는 복합루트로 가다보니 나기사가 엄청나게 많은 활동을 해서 말이죠;;;
아니 뭐, 그렇게 따지만 카논의 시오리는 무늬만 불치병입니다만-_-a
계속해서 감당이 안되게 공을 날립니다.
뒤에서 웃고 있는 놈이 보이십니까?
여기서도 마찬가지지요.
철저하게 의도적입니다.
원작에서 글로 표현되는 것에 비해 이런 장면으로 나오니 더더욱 띠꺼워 보입니다.
원작에서는 전체적으로 이런 '이지메' 스타일은 아주 강하지는 않았습니다.
악의는 분명했지만요. 원작에서도 이 부분은 사실 KEY다운 부분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이유가 있다는군요.
푸롱 님께서 알려주신 원작의 인터뷰 내용입니다.
푸롱 님께 감사드립니다. (--)(__)
(앞부분 생략)
ㅡ그런 그(스노하라)나 여동생 메이의 스토리는, 어디서 태어난 겁니까?
마에다 준(마) : 오빠의 상태를 보러 오는 메이를 걱정시키지 않게 하기 위해 가짜 여자친구를 만든다는 설정과,마지막의 그 전개는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습니다. 단지, 시간적으로는 도저히 저희들로 시나리오를 쓰는 것이 불가능해져서.
카이 (카) : 그래서, 자이언트 판다 사(大態猫)에서 시나리오 라이터를 하고 있는 오카노 씨에게, 남은 부분을 부탁했습니다. 그는 이전에 여동생 캐릭터의 시나리오 류를 써 본 실적도 있으니까요.
스즈모토 (스) : 그러니까, 잘 읽어 보면 스노하라 남매 시나리오는, 다른 캐릭터와 분위기가 다를 겁니다.
마 : 한 번 "쿵" 하고 떨어진 후에, 그 후로는 엔딩으로 향하면서 구제된다는 그의 특색이, 그 부분에 나와 있지요.
카 : 특히, 축구부 무리의 성격이 정말 나쁘죠(웃음).
마 : 그 전에 고문 선생의 어조부터 생각해 봐도, 보통 Key의 작품에서는 절대로 나올 수 없는 캐릭터이니까요.저희들은,
기본적으로 완전한 악역을 만들어내지 않도록 하기 때문에. 처음에 시나리오를 읽어 보았을 땐, 그는 축구부에 원한이라도있는 걸까
하고 생각했어요(웃음).
스 : 하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이야기의 라스트에서는 그만큼의 상쾌함을 느낄 수 있게 되었지요.
어쨌거나 애니는 원작보다도 강하게 나가고 있습니다.
앞서 말했다시피 악역을 확실하게 만든 것입니다.
인터뷰의 마지막에서 나온 '상쾌함'을 위해서지요. 사실 KEY의 경우에는 악역으로 나오는 인물들도 나름의 사정이 있는데,
이는 소설 작법에서 보면 대체로 바람직한 구조라고 합니다. 그러나 이는 자극적인 상쾌함은 부족한 구조지요.
그걸 감안해서 교토는 KEY의 원 방향을 살리는 길보다는 그 어긋남을 더 강조한 구조로 간 것 같습니다.
축구부원들의 모습은 시종일관 재수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요.
다들 많이 지쳐가는 가운데,
결국 메이가 공에 맞아버립니다.
원작에서는 이 부분도 두 부분으로 나눕니다만, 애니에서는 하나로 묶었습니다.
... 하지만, 그것도 순간이었다.
메이 : ...앗.
작은 비명.
무거운 바람소리가 우리들 두 명 사이를 지나쳤다.
축구부원 : 좋아-
찬 본인인지, 아니면 주위에서 하는 소리인지는 모른다.
하지만, 혹시. 저자식 일부러...
메이 : 하, 하하... 이런 것도 있군요.
메이 : 볼 가져올게요.
토모야 : 기다려, 메이.
이야기하고 있자, 또다시 머리위를 지나 날아간다.
축구부원 : 오카자키, ------
토모야 : 젠장....
전력으로 질주한다.
메이를 혼자 두는 것은, 불안했기에 가능한 한 빨리 돌아오려고 한다.
하지만 볼이 날아간 것은 식수대 근처라서 찾는데 약간 시간이 걸린다.
간신히 찾아내서 되돌아왔다.
토모야 : ...메이!
되돌아오자 배를 움켜 쥐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메이 : 우우...
토모야 : 어떻게 된거야.
메이 : 아..하하...
메이 : 볼에, 좀 맞아 버려서..
토모야 : 맞았어? 정말이야?
토모야 : 그게 아니라, 부딪힌 건가....
메이 : 아니에요.
메이 : 조금 멍-하니 있어서 피하지 못했을 뿐이에요.
메이 : 둔하네요... 저.
토모야 : .......
원작보다 축구부원의 행동은 더 재수없습니다...
아, 괜히 짜증나네;
메이 : 괜찮아요.
메이 : 아무렇지도 않아요.
메이 : 아, 볼, 볼...
데굴데굴, 지면에 널려있는 볼.
주우려고 하지만 발걸음이 위태롭다.
두, 세번 휘청하다가....
메이 : 아, 앗...
풀썩, 그 몸이 무너진다.
당황해서 손을 뻗으려고 했지만 이미 늦었다.
메이는 그대로 볼 위에 푹 엎어지듯이 구르고 있었다.
부원들로부터 와 하고 웃음소리가 난다.
메이 : ...
하지만 메이는 결코 울지 않았다.
입술을 깨물고 일어서서는 볼을 던져서 돌려주었다.
마지막에는 그라운드를 고르는 일까지 합니다.
전혀 수고했다는 것 같지가 않아.
시간에 따른 빛의 차이를 얼마나 고려했는지는 모르지만, 대체로 이 시간대면 태양의 고도가 낮으므로
빛은 더 안쪽까지 들어와야 합니다. 하지만 앞 장면과 비교해 보면 거의 그대로 입니다.
이것이 의도적인 것이라면 필시 제작진 측에서는 부정적인 암시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
가능한 축구부원들을 어둠 속에 남겨두려고 했다는 이야기가 되겠지요.
이 띠꺼운 면상들이 계속해서 어두운 쪽에 위치한 것은 그런 의도가 있다는 쪽의 가능성을 높여줍니다.
부장 : 그래서, 뭐라고?
메이 : 아, 오빠인 스노하라 얘기입니다.
메이 : 부에 복귀시키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메이 : 안 되면 정말 조금만이라도 플레이시켜주시길 원합니다.
메이 : 그런, 부탁입니다...
부장 : 아, 그거였지.
부장 : 안 좋은데, 안 될거야.
메이 : .......
메이 : ...엣?
토모야 (...이자식이...)
... 전혀 기대하고 있지 않았던 건 아니다.
메이는 그렇게나 노력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아무것도 느낀 것이 없다고 하는것인가?
조금은 그 기분을 덜어줄 생각은 하지 않았던 것일까...?
부장 : 그런 이유니까 단념해.
메이 : 어, 어떻게든 부탁드립니다.
메이 : 오빠에게 한 번만 더 축구를 시켜주세요.
부장 : 싫어.
메이 : 어째서... 입니까?
부장 : 왜냐하면 나 그녀석 싫어.
메이 : 싫다..구요?
정말로 저렇게나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도 악의만 품을 수 있는 걸까요.
솔직히 상당히 의문인 점이었습니다. 저렇게나 악의만 가질 수 있는 걸까요.
특히나 원작보다 애니에서는 스노하라가 나쁘지 않습니다.
그는 정당했습니다. 그런 그인데도, 아무도 동조해주지 않습니다. 저들은 그 당시에 같은 1학년이 아니었습니까?
마음 속으로도 상급생들 마음대로인 것이 정당하다고 여긴 겁니까?
부장 : 이 중에서 좋아하는 놈이 있으려나?
축구부원 : 있을리없죠.
축구부원 : 건방져서 열받아.
축구부원 : 절대로 함께하고 싶지 않아요.
제각각 부정했다.
부장 : 뭐, 그런 이유야.
부장 : 분명히 말하면 네 오빠 미움받고 있어.
메이 : 그래서.. 안 됩니까...?
메이 : ...어째서...
메이 : 모두.. 오빠를 싫어하십니까?
축구부원 : 왜냐하면 엉망이기 때문이야.
메이 : ........?
축구부원 : 근성이 없다고.
축구부원 : 약한주제에 짖어댄다고나 할까.
축구부원 : 싸움에 진 개와같은 녀석이지.
메이 : 싸움에 진 개....
부장 : 축구도 그만두고 공부도 할 수 없는 낙오자.
부장 : 그거, 싸움에 진 개겠지?
메이 : 오빠가 싸움에 진 개...
부장 : 어떻게 생각을 해봐도...
축구부원 : 쳇, 진짜 살아있는 의미의 싸움에 진개지.
축구부원 : 그렇지-
부장 : 저기, 여동생 양?
부장 : 저런 쓰레기를 위해서 노력하는 의미가 뭐야?
메이 : 오빠는... 쓰레기가....
부장 : 쓰레기라 할만해.
메이 : ...윽
차라리 원작의 축구부원들은 저럴 만한 이유라도 어느정도는 있습니다.
네, 일단 원작의 스노하라는 축구부원 입장에서는 '괜히 싸움을 일으켜 남들에게 피해를 끼쳤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애니의 축구부원들은,
정말 최악입니다.
근성이 없는 건 그들입니다.
무슨 생각일까요. 그 당시에 그들이 그렇게 상급생에게 당했을 때 그들은 어떻게 여겼을까요~
아, 우리가 3학년이 되면 1학년을 또 이렇게 갈구니까 OK?
이 정도는 근성으로 참고 견디는 것. 그리고 나중에는 우리가 그 위치로 가는 거지.
...아아, 그런 거라면 진짜 최악입니다.
축구부원들이 이들을 더 무시하는 것은 저런 이유도 있었습니다.
스노하라가 아는 것은 아마도 이 시점 이후였을 겁니다.
토모야가 한 말에 뭔가 이상함을 느끼고 알아봤을 겁니다.
저 싸움 직후 수업에 안 들어온 것도 그것과 관련있을 거고요.
그야말로 찌르는 말입니다.
놀이터에서의 일과 맞물려 이 일은 치명적이 되버렸지요.
아이들을 돕지 않은 오빠,
위기에 처한 여자애를 돕지 않은 오빠.
...그리고 메이를 돕지 않는 오빠.
바보 같은 오빠지만,
그래도 좋아하던 오빠의 모습이
부정당한다.
그런데,
자신은 그것을
부정하지 못하고 있다.
흔들린다.
흔들린다.
그들은 절대 이해하지 못합니다.
무엇이 그녀를 울게 하는지 절대 알지 못합니다.
모처에서 장인정신(...) 스샷이 나돌아서 수군거린 적이 있는 장면이지요.
축구부원 : 좀 더 크게 외치지 않으면 오빠한테 들리지 않는다구-
메이 : ...우우...
팔이 잡혀서 흔들어진다.
메이 : ...아파....
메이 : ...아파... 아팟....
부장 : 이봐, 오빠라고 말해봐.
메이 : 우우... 오빠...
부장 : 그런 식으로 해봤자, 오빠는 올리가 없다구.
메이 : 오빠, 오빠...!
메이 : 오빠...!!!
토모야 : ........
그나저나 정말 짜증나는 인간들입니다....크음.....
...이제 더 참을 수 없었다.
한계는 이미 넘어가고 있었다.
그런데도 참은 것은, 메이의 바램을 존중했기 때문이고....
어디선가, 그 녀석을 믿고 있었기 때문일런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도 마지막이었다.
토모야 (미안하다, 메이...)
끝까지 지켜볼 생각이었지만...
하지만 이제 지켜보기만 할수는 없다.
상대는 여러명, 이쪽은 한 사람.
좋지 않은 상황이지만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토모야 (...스노하라...)
마지막으로 그 얼굴을 생각해낸다. 원한의 말을 퍼붓는다.
하지만 곧바로 뿌리치고...
꾹, 주먹을 쥐었다.
숨을 들이마시고 눈동자를 정면으로 향했다.
한걸음 앞으로 내디뎠다.
이 장면부터의 연출이 굉장히 인상깊었습니다.
환상세계에 필적할 프레임을 보여주며 그걸 통해 슬로우 모션을 만들었지요.
정말 효과가 좋았습니다.
눈물방울이라던가,
얼굴의 움직임라던가,
물방울의 모습이라던가,
한 걸음 옮긴 토모야-
그보다 빠르게 지나치는 한 인형
메이를 울리지 마라-!
드디어 등장한 스노하라, 간지가 좔좔 넘칩니다.
맞아도 일어나는 스노하라.
눈이 살아있습니다.
스노하라 : 메이를 괴롭히지 마!!
스노하라 : 메이를 울리는 놈은, 메이를 울리는 놈은...
스노하라 : 내가 용서못해!
부장 : 이자식이...!
스노하라 : 우오오오오오오오오오!!!
주먹을 치켜들고 갈긴다.
금새 난투가 되었다.
메이 : 오..빠...
메이 : 오빠..!
토모야 : 피해라, 메이
토모야 : 괜찮아. 오빠는 절대로 안 진다구.
메이 : ...으, 응.
토모야 : 좋아.
천천히 뒤로 물러나는 것을 확인하고 다시 정면을 노려본다.
부원들에게 스노하라가 붙잡히려하는 것이 보였다.
토모야 : 나를 잊지말라구!
주먹을 들어올리고 돌진한다.
후려갈기는 둔한 소리가 울려퍼지고 있었다.
싸움 장면은 좀 맥빠지는 듯한 느낌도 받았지만....사실 진짜 싸움은 이쪽에 더 가깝지요.
높은 밤하늘이 시야 가득히 퍼지고 있었다.
가슴이 몹시 답답하다. 산소를 요구하며 끊임없이 허덕인다.
그 때마다 가슴 근처에 삐걱거리는 것같은 아픔이 퍼졌다.
흙으로 된 그라운드에 大자가 되어서 뒹군다.
교복도 머리카락도 흙투성이가 되지만 신경쓰지 않는다.
입술에 맞아서 마르기 시작한 피에 모래가 섞여 기분이 나빴다.
원작에서는 비가 오지는 않았지만,
애니메이션에서는 비가 마구 내리지요.
애니메이션에서 계속해서 공이 나온 것은 결국 이건 축구와 관련된 이야기라는 겁니다.
원작에 비해 '축구'가 가지는 의미는 굉장히 축소되어있기에 일부러 이렇게 공을 강조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메이가 스노하라에게 가지는 '축구'라는 얽매임을 벗어나는 소재라고 생각합니다.
공은 계속해서 인물들과 동떨어져 있습니다. 뒤를 보면 아시겠지만요.
결국 비 속에서 버려진, 인물들과 동떨어져 있는 공은,
더 이상 축구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상징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아, 많은 작품에서 본 구도지만-
그래도 이 구도는 그런 가치가 있는 구도지요.
좋으니까 자주 쓰인 것 아니겠습니까.
글로 표현할 수 있지만 화면으로 안 되는 것을 이렇게 표현하는 거지요.
토모야 : 패배는 아니겠지, 아마도...
솔직히 어느쪽인지 몰랐다.
축구부원에게 달려들었을 때 그 때부터 기억은 두절되었다.
그 뒤는 어슴푸레한 광경을 기억하고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주먹이 이렇게 아픈 것은 그만큼 때렸기 때문일것이다.
입속의 피가 목으로 넘어가는 것은 그만큼 때렸기 때문일것이다.
어떤 식으로 붙었는지 그건 모른다.
'너희들 두고보자'라는 대사를 토하면서 뒤로 물러나는 부원들의 모습.
그들을 뒤쫓으려고 해도 우리들의 다리는 움직이지 않았다.
휘청거리는 발걸음으로 떠나가는 그 등을 계속 노려보고 있던 것만은 기억하고 있었다.
약지가 벌벌 떨리는 모습까지 신경썼더군요.
골대와 공.
바보 자식, 어째서라고?
당연한 거 아니야?
글러먹어?
네가 뭔데 나한테 시비야. 잘못한 건 너야.
공이 완전히 떨어져 있는 위치에 있지요.
마치, 공이 그들을 보는 듯한 모습이기도 합니다.
또 다시 일어서서 싸우려는 두 사람.
그만두라고 해서 그만둘리가 없지요.
그만 둘 수 없어.
오카자키...
마주본 두 사람.
이 자식...!
제대로 못한 건 네놈이잖아!?
그러고도 오빠란 말이야?!
제대로 생각했어! 너야말로 제대로-
거짓말! 나보다도 생각 안했-
나 같은 남자? 오카자키, 넌 그렇게 형편없는 놈이냐?
토모야는 스스로를 형편없는 놈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결국 그는 스스로를 불량으로 몰아갔고, 사실살 불량학생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스스로를 믿고 있습니다.
일종의 패배주의라면 패배주의인 셈이죠.
걱정했다는 놈이 고작 이거냐! 이 정도냐!?
아직도 모르겠냐? 이 바보 자식이! 당연하잖아!
너라면 괜찮다고 생각한 거야!
뭐?
멍청한 놈!
도대체 왜 그것 밖에 못한 거야? 왜!?
뭐야, 이 자식! 모르겠냐! 왜 이렇게 둔한거냐!
메이의 오빠라는 녀석이, 그것도 아직 눈치 못챘냐!
스노하라의 말은 여러 의미로 토모야에게 크게 다가왔을 겁니다.
원작에서는 단지 스노하라가 그를 진심으로 믿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지만-
애니에서는 분노를 일으킨 면도 있을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애니의 토모야는 나기사 일직선이거든요.
그가 그것도 눈치 못채고 그런 어설픈 거짓말에 넘어가는 꼴은 오히려 열받는 일이지요.
그게 네 의무라고!
메이를 지켜!
어디까지 그런 바보 같은 착각을!
결국 이겁니다.
스노하라는 진정으로 토모야가 메이를 좋아하고 있다고 믿은 겁니다.
스노하라는 나기사와 토모야가 같이 살고 있는 걸 모르지요.
그러니-
헤어지고 메이랑 사귄다는 말을 믿은 겁니다.
그리고 정말로 토모야를 믿고 있었기에 그렇게 사이좋던 나기사와 헤어진다는 말을 믿고,
그렇게나 좋아하던 나기사와 헤어질 정도로 메이를 좋아한다고 생각했던거죠.
나기사가 있었던 것도 눈치 못챘을 정도입니다.
메이가 우는 것을 보자마자 눈에 뵈는게 없었다는 이야기지요.
그녀를 보자마자 스노하라는 자신이 뭔가 잘못 알았다는 것을 알았을 겁니다.
여지껏 눈치못챈 바보녀석!
...뭐, 아무래도 됐나.
메이가 울고있네.
울지 말라고...
마지막에도 축구공은... 그들과 떨어진 곳에서 비에 젖고 있습니다.
다음날 만난 두 사람을 보고 나기사는 걱정합니다만...
두 사람은 폭소합니다.
뺨은 붓고 파스를 붙이고 있는 남자가 서 있었다.
금발의 이상한 놈이었다.
그것은 말할것도 없이 스노하라였다.
교실의 분위기에 조금 멈칫했지만 곧바로 걸어온다.
눈을 맞춘다.
딱, 스노하라는 발을 멈춘다.
가만히 서로 노려본다.
서로의 주먹으로 서로 다치게한 얼굴을 바라보고는...
나는 웃었다.
배를 움켜쥐고 폭소했다.
완전히 바뀌어버린 인상이 웬지 이상했다.
복받쳐 오는 웃음을 억제하려고도 하지 않고 나는 계속 소리를 높여 웃었다.
스노하라는 한순간 멍청히 있다가...
그리고 똑같이 웃었다.
이 장면은 나중에 돌아보면, 둘이 원래대로 돌아왔음을 의미하는 반복입니다.
왜냐하면 이들의 만남도 서로의 얼굴을 보고 웃으면서 시작됐기 때문이지요.
코토미와 쿄&료의 등장은 두 그룹(?)의 등장방향을 다르게 설정한 데서 나름대로 신경쓴 모습입니다.
게다가 코토미의 '왠지 즐거워 보여'라는 대사는 그야말로 아무것도 아니지만 적당하기도 한 대사입니다.
그래도 솔직히 너무 굿 타이밍이라는 느낌이 있습니다.
히로인 증발을 막으려는 노력이 너무 과다해졌다는 느낌이 자꾸 드는군요.
...뭐, 그래도 코토미 많이 나오니까 전 좋아요,
나기사도 미소짓습니다.
애니에서는 생략되었습니다만,
원래 이런 싸움은 학교에서 문제가 될 가능성이 크지요.
어떻게 해결된 걸까요?
답은 원작에 있습니다.
스노하라 : 좋아, 오카자키. 빨리 가버려.
토모야 : 저런 말투하고는.
토모야 : 그것보다 분명히 알아듣게 말했지?
스노하라 : 어쨌든, 맡겨둬.
스노하라 : 우리들 선량한 피해자라구.
메이 : 저기... 어떻게 된 일이에요?
토모야 : 상처말이야. 공업 고등학교 놈들이 나쁜 측이 되어 줬지.
토모야 : 만나서 일방적으로 맞은 걸로 됐어.
메이 : 그럼, 문제가 되지 않아요?
토모야 : 뭐, 그런 거야.
축구부 놈들의 고자질이 두려웠지만 그것도 괜찮을 것이다.
점심시간에 부장과 복도에서 엇갈렸지만...
눈을 맞춘 것만으로도 고개숙이고 도망치듯 더나갔다.
그 모습을 보면 이제 더이상 반항해오지는 않을 것이다.
게다가 그 애들은 대회를 앞두고 있는 몸이다.
섣불리 큰일을 벌이지 않을 거라는 계산도 있었다.
메이가 여기에 온 '진짜' 목적은 원판과 애니에서 다소 다릅니다.
애니에서는 와서 보니 안되겠다 싶어 계속 머문 것에 가깝지만, 원판에서는 나름의 목적이 있었습니다.
메이 : ...사실은.
메이 : 여기에 올 때까지는 그렇지 않았어.
메이 : 학교따위 그만둬버리면 좋다고 생각했어.
메이 : 돌아오기를 원한다고 생각했어.
메이 : 허세나 부리고...
메이 : 그런 오빠가 싫었어.
스노하라 : ........
메이 : 아저씨가..., 아, 미타니의 아저씨. 알고 있지?
메이 : 자동차 정비공장을 차린다고 해서, 스노하라 군은 어떨지...
메이 : 현지의 친구도 들어올지도 모르기 대문에...
메이 : 돌아오면 좋을텐데 그렇게 생각했어.
메이 : 또 예전처럼 살 수 있으면...
스노하라 : 하지만, 그건...
메이 : 응, 알고 있어.
메이 : 하지만... 다르겠지.
메이 : 여기에 있는 것은 이유가 있기 때문이야.
메이 : 그렇겠..지?
메이의 말.
스노하라는 그것을 듣고는 조금 고개를 숙인다.
잠시 입을 다물고...
이윽고, 천천히 수긍했다.
스노하라 : ...그래.
스노하라 : 나는 여기에 있을거야.
스노하라 : 앞으로 1년, 끝까지 여기 있을거야.
메이 : 공부를 따라갈 수 없어도...겠지.
스노하라 : 아아.
스노하라 : 왜냐면, 나는 지금...
스노하라 : 일생 중에서 가장 중요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지도 모르잖아?
메이 : 중요한 시간...
스노하라 : 바보짓할 시간이야.
스노하라 : 이런 바보짓할 수 있는 시간 이젠 두 번 다시 없을걸.
스노하라 : 거기에 이런 시간을 함께 바보짓해주는 친구는...
스노하라 : 지금밖에 없을거야.
학창시절의 친구, 이런 바보짓을 같이해줄 친구가...
여기 있지요.
그런데...
어, 어이! 이건 뭔가! 하는건가!
원작에서는 회상이 먼저고 이게 마지막이지만, 애니에서는 바뀌었습니다.
어이어이, 토모야.
단 한 명만 모른 진실.
끝.났.다.
이렇게 넘어가는 것도 괜찮더군요 :)
저번에도 말했다시피, 너무 아쉬운 장면이었습니다.
코우무라 선생의 역할이....ㅠㅠ
싸운 다음 날 둘이 서로의 얼굴을 보고 웃었지요.
아아, 이것들은;;;
이 장면은 토모야의 얼굴에 밴드가 붙은 걸 빼면 원작 CG를 그대로 옮긴 겁니다.
과연 16:9에서는 어떻게 나올런지요.
어쨌든 이것으로 메이 루트는 끝이군요.
길고, 오늘따라 더 어설픈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는 웃고 있다.
우리는 웃고 있다.
첫댓글 이걸로 스노하라 남매 루트가 끝이군요. 그러고 보니 마지막 장면 원래는 토모야 밴드 없었군요..; 대단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