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진은 경동시장의 안동국시집의 풍경입니다.
"색시도 메밀묵 맛보고 찍어유~ " 권하시던 할아버지
<할머니네 국숫집 >
오늘은 모처럼 따사로운 햇살이 담뿍하구나.
나는 이런 날에는 국수를 해 먹게 되더라. 너도 국수 좋아하니?^^
봄 아지랑이 같이 긴 국수를 삶다보니 얼마 전 들은 얘기를 네게도 들려주고 싶어
도시락편지에 부친다.
서울 용산 삼각지 뒷골목에 ‘옛집’이란 허름한 국숫집이 있단다.
주인할머니는 25년을 한결같이 연탄불에 우려낸 멸치국물에 국수를 말아내신다지.
10년 넘도록 국수 한 그릇 값은 2000원.
면은 달라는 대로 얼마든지 더 준다는 이 집이 텔레비전 방송에 나간 뒤로
한 아저씨가 담당 PD에게 전화를 걸어와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를 연달아 말하더란다.
이 아저씨는 십오 년 전 사기를 당한 후 재산까지 다 날리고 가족들도 뿔뿔이 흩어지게 되었다네.
밥을 굶게 되어 용산 역 부근의 식당마다 찾아다니며 구걸을 했지만 번번이 거절당하자 세상에 대한 분노로 막 가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단다.
그러다 할머니네 국숫집까지 가게 되어 자리부터 차지하고 앉았다네.
나온 국수를 허겁지겁 먹자, 할머니는 그릇을 빼앗아가더니 다시 한가득 국수를 내어오셨다지.
두 그릇을 퍼 넣다시피 먹은 그는 냅다 줄행랑쳤단다.
그런데 할머니께서 도망치는 그의 등 뒤에다 큰 소리를 치셨다네.
“ 뛰지 말고 그냥 걸어 가. 그러다 다쳐~. ”
할머니의 그 한마디에 아저씨는 세상에 품었던 증오를 버리게 되었다는 얘기지.
요즈음 모두가 힘들다고 하지만
할머니처럼 아낌없이 주는 사랑이 곳곳에 있다는 사실이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구나.
할머니만큼의 맛은 아니지만 내가 지금 멸치국물에 말은 국수를 네게도 맛보여 주고 싶은데... .
곧 아지랑이 피어오를 봄이 온다.
네게도 푸른 새싹의 희망으로 봄이 다가올 것이야.
늘 건강하고 환하게 웃기를 바란다.
2009년 2월
네게 국수 한 그릇 보내는 아인 아줌마
첫댓글 여보세요. 도시락편지 쓰시는 분들. 다~ 어디 가셨남유?
예, 여기 있습니다. 내가 류고문님 때문에 못살아요. 좀 쉴까 했더니 이렇게 덥썩 올려놓고 부르니 사람 환장하지요. 꼭 한번 가보고 싶은데 할머니가 너무 힘들 것 같아요. 나도 국수 두 그릇 먹을지도 모르니... .
삼각지 그 국수집 이야기가 우리 동창 홈피에 올랐는데 극성맞은 아래 기수 후배들은 모두 그 국수집까지 댕겨왔다는군요. 우리도 언제 한 번 다녀올까요?
그 국수집 저도 인터넷에서 보고 다녀왔습니다. 테이블이 세개던가 아주 조그마한 가게입니다. 점심시간에는 줄이 100미터를 늘어선다고 이웃이 말했습니다. 지금은 가격이 2500원 입니다. 물가때문에 하는 수없이 올렸다는 안내문이 붙었어요. 가시려면 점심시간 살짝 지나서 가시는게 좋을 듯해요.
굿은 비가 부슬부슬 내리면 호박전에 국수를 끓이는데요. 따근한 국수 먹는 재미로 비오는 것도 잘 보내지요. 사진속의 영감님 참으로 정겨운 모습이네요. 김이 모락모락 나는 국수 가닥이 훈훈하게 느껴 지네요. 사진 재미있습니다. 메밀묵에 머릿고기 그리고 소주병 ㅋ~ 한잔 때리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