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장준-가오링 '악연' 끊었다
중요 대회마다 번번이 덜미 잡혀
세계선수권 맞대결서 '통쾌한 설욕'
지긋지긋한 악연을 끊는 쾌거였다. 수많은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김동문-라경민 커플이지만 이번 세계선수권대회 정상정복의 의미는 남달랐다.
7년동안 호흡을 맞춘 이들이 패한 경험은 단 3차례. 모두 이번대회 결승에서 만난 중국의 장 준-가오링조에게 당한 것이었다. 더구나 중요한 대회마다 무릎을 꿇은 것이라 그 아픔은 더 컸다.
96년 애틀랜타 올림픽부터 짝을 이룬 김-라조는 2000년초까지 국제대회 22연승을 일구며 무패가도를 달렸다. 하지만 모든 전문가들이 금메달을 의심하지 않던 2000년 시드니 올림픽 8강전서 이들은 당시 무명이나 다름없던 중국의 장 준-가오링조에게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그 여파로 한국배드민턴은 시드니올림픽 노메달의 수모를 겪기까지 했다.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1년 뒤 세계선수권 결승에서 김-라조는 이들에게 또다시 무릎을 꿇었고 한국은 다시 한번 노메달에 그쳤다. 설상가상으로 지난해는 라경민의 부상으로 변변한 설욕의 기회를 잡지도 못한 채 세계랭킹 7위까지 떨어지는 치욕을 맛봤다.
세계선수권 이전까지 올해 맞대결 전적은 1승1패(종합 3승3패). 지난해 세계혼합선수권대회서 김-라조는 완승을 거뒀지만 일본 요넥스오픈 4강에서 완패, 2001년 6월부터 2003년 4월까지 거둔 44연승에 종지부를 찍기도 했다.
세계선수권 결승전 완승으로 모든 수모를 일거에 날려버린 김동문-라경민조. 내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이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