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원망은 하지 말고/ 이종문
그동안 단 한 마리 죽은 적이 없었는데
어항 속 각시붕어가 자꾸만 줄어들어
이상타, 이상타 하며, 들다보고 있었지요
그 때 돌 밑에 있던군기반장 뿌구리가
느닷없이 솟구쳐서 아가리를 딱 벌리고
단숨에 각시붕어를 왈칵 삼켜 버리데요
네 놈이군, 현장범을 그 즉각 체포하여
화장실 양변기 속에 자가격리 시켜놓고
하룻밤 뉘우치면서 반성문을 쓰게 했죠
이튿날 아침에 보니 반성문은 커녕이고
뭔 잘못 했느냐고 볼멘 표정 지으면서
그 속에 어슬렁어슬렁 잘도 놀고 있더군요
어라? 일마 봐라., 화가 울컥 치밀어서
양변기 스위치를 확 눌러 버렸지요
잘 가라 이 깡패놈아, 내 원망은 하지 말고
- 『시조시학』 2021.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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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 감상
내 원망은 하지 말고/ 이종문
박한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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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4.19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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