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3화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먼저 그동안 옆에서 수고하신
우리 목사님과 사모님. 감사의 말씀을... ㅡㅡ 반응이 좋지않은것
같네요. 그럼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때는 유난히도 추웠던 올겨울.. 살을 에이는 겨울바람을 헤치며 전
군종실에 도착했습니다. 그곳엔 이미 나보다 먼저 바람을 피한 다른
한명의 군종이 있었습니다. 당시에 군종실에는 열풍기가 있었기에 매우
따뜻했습니다. 때문에 책상에 잠시만 앉아 있어도 곤한 몸은 ....
잠에 빠져들기 일쑤였죠. 아니나 다를까. 녀석은 책상에 엎드려 자고]
있었습니다. 코까지 골면서 말이죠. 그런데 녀석의 머리맡에는 아직
개봉하지않은 아주 싱싱해보이는 통조림이 있었습니다. 바로 그 유명
하다는 "황 도!" 흐윽....! 순간 2화에서 보여드렸던 저의 모습이
그대로 재현되고 있었습니다. 아밀라제를 포함한 분비물과 함께. 뇌는
열심히 돌기 시작했습니다. "이녀석은 지금 자고있다. 지금 이걸
먹고 배째라하면 되는거 아닌가! 아니다 이건 군인으로서의 명예에
먹칠을 하는 짓이다. 음.... 그래 이녀석이 이걸 나를 두고 혼자
먹을리가 없다! 지금은 기다렸다가 나중에 녀석이 깨어나면 그때
먹자! 그게 모두를 위해서 나라를 위해서 좋은 일인것같다."
여기까지 생각한 저는 흐르는 분비물을 추스리며 그동안 읽고 있던
책을 집어들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되도록이면 통조림에게서 시선을
때고 말이죠. 아... 통조림의 유혹은 대단했습니다. 책의 글자들이
돌고 돌아...통조림의 모양을 만들고.. 그 통조림은 저에게 속삭이는
듯했습니다. " 맛있는.. 화..아..앙..드..오.." "국물이 더 맛있어요."
정말 엄청난 유혹이더군요. 아담과 하와가 느꼈을 그 유혹을
조금이나마 동감할 수 있었습니다. 아무튼 전 이를 악물고 버텼고
잠시후엔 통조림의 유혹도 잠잠해졌습니다. 그런데 이젠 책이 최면요법
음 저에게 걸기 시작하더군요.. 라이타를 켜고 흔들며, "레드 썬!"
"레드 썬!" 저는 흐려져가는 의식의 끝트머리를 잡으려 애썼지만..
이길 수 없었습니다...결군 전 그대로 책상에 엎드리고 말았지요.
얼마나 지났을까. 전 나른함을 느끼며
잠에서 깨어났고, 잠시동안 그대로 앉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그토록 나를 유혹하던 통조림이 홀랑! 까진채로
빈 속을 드러내고 있는게 아닙니까! 저는 망연자실한채 그저 빈 깡통을
바라볼수 밖에 없었습니다. 정말 많은 생각이 교차하더군요. 설마
그녀석이 혼자 이걸 다 먹어치울줄이야.. 그때..통조림이 유혹할때!
그때 해치웠어야 하는건데.. 전 저의 뇌에 대한 실망감을 감출수 없
었습니다. 녀석의 쪼잔함을 계산에 넣었어야 하는건데... 크흑!
그러나 아무리 후회한들 이미 지난 일이었습니다. 전 허탈한 표정으로
계속 깡통을 바라보고 있었죠. "짜식.. 국물이라도 좀 남겨놓지..!"
그때 저의 눈에 무엇인가가 들어왔습니다. 그건 깡통의 옆에 타원의
모양으로 있던 통조림의 국물이었습니다.! 아마도 녀석이 급하게
먹느라고 흘린 모양이군.. 하는 생각을 하며 전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그 국물을 향해 집게손가락을 뻗었습니다...
(지금부터는 비위가 약하신 분이나 노약자 및 임산부는
열람을 자제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국물을 살짝 찍었죠.. 전 달콤한 통조림의 맛을 상상하며
천천히 손가락을 들었습니다. 당도가 높아서인지 국물이 쭈욱하고
손가락에 딸려오더군요. 흐흐흐... 이제 먹어주마... 전 국물이
묻어있는 손가락을 입에 넣고 맛을 음미하기 시작했습니다. 음....
그런데... 뭔가가 이상했습니다. 단맛이라곤 전혀 느낄수 없었던
것이었습니다. "이상하네.... 오래된건가?" 전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앉아있었죠. 그때였습니다. 나를 두고 혼자 통조림을 먹어치운 쪼잔한
녀석이 들어온건 말이죠... 녀석은 손에 휴지를 들고 있었습니다.
녀석은 말하더군요."이제 일어난거야? 너무 잘 자길래 그냥 뒀다.
황도는 덜어다가 놨으니까 먹어." 전 친구를 의심한 저 자신을 자책하며
녀석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려고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도저히
녀석에게 감사할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녀석은 저를 지나
서 자신이 자고 있던 자리로 가더군요. 그리고 통조림 국물을 닦더군요.
전 녀석에게 말했죠."야. 칠칠맞게 먹으면서 그런거나 흘리고 그러냐!"
녀석은 대답하더군요. "응? 이거? 이거 통조림 국물 아니야." 쑥스러운
듯 웃으면서 말이죠. 전 순간 저의 머리속에 떠오르는 것들을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저긴 저녀석이 자고있던 자리다. 내가 맛보았던 국물은
아무런 맛이 없었다. 그 국물은 통조림 국물이라고 하기엔 너무..걸쭉
했다.. 결정적으로.. 녀석은 저것이 통조림 국물이 아니란다..' 여기
까지 생각한 전 그 녀석을 바라보았죠. 두려운 눈빛으로... 녀석은
멎적은듯 웃으며 이렇게 말하더군요..............................
"꼭 엎드려서 자면 침이 흐르더라구." 하!하!하!.......
이번 비화가 상당히 duty한 점이 있었음을 늦게나마
사과드립니다. 아무쪼록 이 이야기는 다른 곳으로 유출
되지 않도록 여려분의 각별한 관심 부탁드립니다. 나중에
장가 못갈지도 모릅니다. 부탁드립니다. ㅡ.ㅡ
카페 게시글
믿음의 영상
원준이의 군생활 비화 " 제 3화"
미운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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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9
03.10.15 15:12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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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집에서도 쩝쩝그러등만 지버릇 넘주나 안타깝구먼 황도하나 사줘야 겠네...
원준아~ 질리로록 묵고 가그라~ 나 넘오 올라 구런다 ㅋ 암튼 역쉬 먹눈거에 목숨 거눈구나
음... 예상은 했지만 저의 이미지에 역시 큰 손상을 주는것 같네요. 아무튼 목사님 약속은 지키십쇼! 꼭 받아내겠습니다! 불끈~~~!
아~열라 더러~ㅡㅠㅡ;;우엑~나도 별더러운건 다보고 해봤지만..남의 침까지 먹을 필요는 없잖어~흥아야~-_-;;
인마! 나도 모르고 먹었어! 지금은 후회하고 있다구! ㅡㅜ 크흑~!
역시 군인이야....푸하하
목사님 황도는 다음 휴가때 꼭 받겠습니다.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