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든 나이지만 배움의 열정 하나로 새벽 줄서기까지 마다 않는 노년들이 있어 배움의 열기를 실감케 하고 있다.
26일 오전 1시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에 위치한 전주시 양지노인복지관(관장 이영길) 앞에 약 250여명의 노인들이 모여 들어 줄을 서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인원은 점점 불어나 어느새 1천여명에 달했다.
이날 4시부터 줄을 서기 시작한 이수암씨(64)는 “댄스스포츠를 배우고 싶어 이 자리에 나왔다”며 “오늘 잠깐 고생을 하면 1년 동안 즐거운데 무슨 대수냐”며 추운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날 노인들이 모여든 것은 양지노인복지관이 전주시에 거주하는 만 60세 이상의 노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2010년 사회문화교육’의 수강신청을 하기 위해서다.
노인복지관은 노후의 건전한 여가문화 조성을 위해 총 49개 프로그램에 대한 접수를 이날 시작했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 배움의 열기 하나로 새벽부터 줄서기를 마다하지 않은 접수 희망자들을 위해 복지관 직원들도 새벽출근을 해 이날 오전 4시부터 접수증을 배부했다.
총 60명의 수강생을 모집하는 요가 수업의 경우 접수가 시작된 9시 이후 채 1시간도 지나지 않아 마감됐으며, 대부분의 수업들도 정원을 모두 채운 가운데 이날 수강신청은 오후 3시 30분께 모두 마무리됐다.
노년층의 이같은 학구 열풍은 양지노인복지관이 개관 이후 프로그램을 처음 실시한 지난해 역시 마찬가지였다.
지난해의 경우 오전 0시부터 약 300여명의 노인들이 복지관에서 줄을 서는 장사진을 이뤘으며, 약 1천300명 가량이 프로그램 수강 신청을 하기 위해 줄을 서기도 했다.
복지관 관계자는 “지난해의 경우 예상보다 많은 신청자들이 몰려 어르신들이 고생을 많이 겪었을 것으로 생각돼 올해는 리허설까지 실시해 불편을 최소화시킬 수 있도록 노력했다”며 “또 지난해 43개 프로그램 외 태권무와 그룹사운드, 디카반 등 6개 신규반을 증설, 선택의 폭이 넓어지도록 했다”고 전했다.
한편 복지관은 이날 지난해 800여명에 비해 약 40% 증가한 1천200여명에 대해 수강신청을 접수했다.
/박효익기자 whic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