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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 스펙트럼 장애(ASD)와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1. 연구의 배경과 새로운 관점
자폐 스펙트럼 장애(ASD)는 오랫동안 유전 요인에 의한 뇌의 발달 장애로만 인식되어 왔다.
사회적 상호작용의 어려움이나 반복 행동 같은 증상을 규명하기 위해 유전자와 신경회로 연구가 집중되었으나, 동일한 유전자 변이를 가졌음에도 증상의 정도가 다른 이유를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포항공과대학교(POSTECH) 임신혁 교수 연구팀은 이러한 의문에 대한 해답을 뇌가 아닌 장내 미생물(마이크로바이옴)에서 찾았다.
2. 실험을 통한 유전적 결정론의 한계 입증
연구팀은 자폐 특성을 갖도록 설계된 실험쥐를 대상으로 무균 상태에서 사육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결과, 자폐 관련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장내 미생물이 없는 쥐에서는 사회성 결핍이나 반복 행동이 거의 관찰되지 않았다. 이는 자폐 증상이 유전자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장내 미생물이라는 환경 요인이 개입될 때 비로소 발현된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3. '장-면역-뇌 축'의 메커니즘
연구를 통해 밝혀진 핵심 경로는 '장-면역-뇌 축(gut-immune-brain axis)'이다. 특정 장내 미생물이 과도한 면역 반응을 일으키면 염증 신호가 뇌로 전달되고, 이로 인해 뇌 안의 면역세포가 활성화되면서 신경 염증이 발생한다. 이러한 과정은 결국 뇌 신경 회로의 균형을 무너뜨린다.
특히 연구팀은 뇌의 흥분성 신경전달물질(글루타메이트)과 억제성 신경전달물질(GABA) 사이의 불균형에 주목했다. 자폐에서 나타나는 행동 이상은 뇌 자체의 구조적 문제라기보다, 장내 미생물로 인해 촉발된 신경 신호의 불균형일 가능성이 크다는 해석이다.
4. 치료적 대안으로서의 유익균 활용
연구팀은 AI 기반 분석을 통해 락토바실러스 루테리(Lactobacillus reuteri) 균주를 선별하여 자폐 모델 쥐에게 투여했다.
그 결과, 쥐의 뇌 염증이 줄어들고 사회적 행동이 유의미하게 개선되는 변화가 확인됐다. 이는 자폐가 고정된 불치의 유전 질환이 아니라, 생물학적 경로를 조절함으로써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 질환임을 보여주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
5. 결론 및 시사점
임신혁 교수의 연구는 자폐를 바라보는 시각의 근본적인 전환을 요구한다. 자폐를 국소적인 뇌의 문제로 국한하지 않고, 장내 미생물과 면역계, 신경계가 긴밀히 연결된 전신 질환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의 변화는 향후 자폐의 조기 진단뿐만 아니라 새로운 예방 및 치료 전략을 수립하는 데 있어 획기적인 가능성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 해설
락토바실러스 루테리(Lactobacillus reuteri)는 인간과 동물의 체내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유익균으로, 다양한 경로를 통해 얻을 수 있다. 이 균의 주요 급원과 섭취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자연 유래와 인체 내 존재
락토바실러스 루테리는 인간의 몸에 서식하는 대표적인 상주균 중 하나다.
모유(Breast Milk) : 가장 대표적인 천연 급원이다. 산모의 모유를 통해 영유아에게 전달되며, 이 때문에 흔히 ‘모유 유래 유산균’으로 불린다.
신체 부위: 건강한 사람의 위장관, 비뇨생식기, 피부, 모유 등에서 발견된다. 다만, 현대인의 식습관과 항생제 사용 등으로 인해 과거에 비해 현대인의 장내 루테리 점유율은 낮아진 상태다.
동물: 인간 외에도 돼지, 닭, 쥐 등 다양한 포유류와 조류의 장 내에도 존재한다.
2. 식품을 통한 섭취
천연 식품 중에서는 주로 발효 과정을 거친 음식에 포함되어 있으나, 모든 발효 식품에 들어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한국인이 먹는 된장, 청국장에는 없다.
사워도우(Sourdough) 빵: 사워도우 발효에 관여하는 주요 균주 중 하나다. 발효 과정에서 글루타메이트 생성을 도와 빵의 풍미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전통 발효 유제품: 일부 정통 방식의 요거트나 치즈(체다,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등)에 포함될 수 있다. 다만, 시판되는 일반 요거트에는 특정하게 첨가되지 않는 한 함량이 낮을 수 있다.
발효 육류: 유럽의 일부 전통 발효 소시지 등에서도 발견된다.
3. 상용화된 프로바이오틱스 제품
가장 쉽고 확실하게 얻는 방법은 정제된 형태의 건강기능식품을 통하는 것이다.
모유 유래 유산균 제품: 시중에서 ‘모유 유래’라는 타이틀을 달고 판매되는 제품의 상당수가 락토바실러스 루테리 균주를 포함하고 있다.
특허 균주: 스웨덴의 바이오가이아(BioGaia)사가 보유한 '루테리 DSM 17938' 등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상용 균주다. 영유아용 드롭 형태나 성인용 츄어블 정제로 많이 유통된다.
구강 유산균: 루테리균은 구강 내 유해균 억제 능력이 뛰어나 잇몸 건강이나 구취 제거용 구강 유산균 제품의 핵심 성분으로도 쓰인다.
* 연구용 균주와의 차이점(주의사항)
앞서 언급된 임신혁 교수 연구팀의 사례처럼 특정 질환(자폐 스펙트럼 등)에 효과를 보인 균주는 '락토바실러스 루테리 IMB015'**와 같은 특정 번호가 붙은 특수 균주다.
같은 '루테리' 종이라 하더라도 균주 번호(Strain 번호)에 따라 면역 조절 능력이나 뇌 신호 전달에 미치는 영향이 다를 수 있다.
연구에서 사용된 특정 균주는 현재 제품화를 준비 중인 단계일 수 있으므로, 일반적인 루테리 제품이 연구 결과와 동일한 효과를 낸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락토바실러스 루테리는 인체 내 항생물질인 루테린(Reuterin)을 생성하여 유해균을 억제하고 면역 균형을 잡는 데 탁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9550년 동안 살아 있는 나무가 있다.
씨앗에서 씨앗으로 살아온 것이 아니라, 자식에서 자식으로 이어져온 것이 아니라 줄기가 죽으면 또 뿌리에서 싹이 나고, 또 자라고, 그러다 또 줄기가 죽으면 싹이 나고, 그렇게 9550년 동안 살아 있다.
공식으로 세계에서 가장 나이 많은 나무다.
사진 속의 이 나무는 스웨덴에 있는 올드 티코(Old Tjikko)다. 소나무 같지만 정확한 종은 노르웨이 가문비나무(Norway Spruce)다.
이 나무가 9,500년이 넘는 세월을 버틸 수 있는 핵심은 클론(Clone) 방식의 재생에 있다.
즉 뿌리 나이가 9550살이다. 겉으로 드러난 저 줄기 나이가 아니라, 탄소 연대 측정을 통해 밝혀진 뿌리 시스템의 나이를 말한다.
지상으로 드러난 줄기는 약 600년 정도 살다 죽기를 반복한다. 줄기가 죽으면 똑같은 유전자를 가진 새로운 줄기가 뿌리에서 다시 돋아나는데, 이런 과정을 반복하면서 만 년에 가까운 시간을 생존해 왔다.
해발 910m의 고지대에서 매서운 바람과 추위를 견디며 자란다. 나무가 작고 볼품 없이 보이는 이유는 거름이 거의 없고 메마른 땅에서 에너지를 줄여 오로지 생존에만 집중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설악산, 한라산에도 이런 식으로 살아가는 나무들이 있지만 이렇게 오래 살지는 못한다. 물론 누가 뿌리 나이를 계산해 본 이가 있는지는 모르지만.
2004년 스웨덴 우메오 대학교의 지리과학 교수인 레이프 쿨만(Leif Kullman)가 이 나무를 발견했다고 한다. 쿨만 교수가 그의 반려견 이름인 '티코(Tjikko)를 이 가문비 나무 이름으로 붙여주었다.
이 나무는 마지막 빙하기가 끝나고 기온이 오르기 시작한 시기부터 자라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인류 역사로 치면 신석기 시대부터 지금까지 한 자리에서 지구의 변화를 지켜본 셈이다.
과거에는 추운 날씨 때문에 덤불 형태로 기어 다니듯 자랐으나(키가 더 작았으나), 최근 100년 사이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기온이 오르면서 지금처럼 수직으로 솟은 줄기 형태를 갖추게 되었다.
이처럼 가늘게 길게 사는 것도 삶이요, 쭉쭉 뻗어오르다가 눈이 내리면 즉시 죽는 것도 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