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복구사업에 관한 국제학술회의
해묵은 추억을 떠올릴 때는 당시 강력했던 인상의 잔영이 어린다. 나의 이라크 방문도 그렇다. 이라크가 이란과의 전쟁을 끝내고 전후 복구 사업에 매진할 때였다. 한국의 외무부, 건설부, 주한 이라크 대사관과 다양한 관계 기관에서 나를 추천하여 주한 이라크 대사가 이란 정부의 심포지엄 초청장을 보내주었다. 심포지엄의 명칭은 “이라크 제1차 전후복구사업에 관한 국제학술회의”이었고, 나는 주제발표를 하였다. 나의 발표주제는 “전후 재건과 경제발전 전략: 한국의 경험에서 본 교훈” 이었다(Postwar reconstruction and economic development strategies: Lessons from Korean experiences, The First International Symposium on Reconstruction in Basra and Fao, Iraqi Government sponsored, Al-Rashed Hotel, Bagdad, Iraq, 1989.11.18; 이라크 제1차 전후 복구사업에 관한 국제학술회의 참석, 주제발표, 이라크 정부초청, 1989.11.15.~11.20.). 현지 이라크 담당관들의 빈틈없는 배려로 나의 심포지엄 참석은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었다.
심포지엄 참석자는 아랍 전역에서 42명(사우디 건설부 장관, 베트남 건설부 차관 등), 외국에서 8개국(한국, 일본, 영국, 동독, 서독, 베트남, 유고슬라비아, 소련), 국제기구 6명(UNDP, UN human Settlement Committee 등), 그리고 이라크 인사 129명이 참석하는 매머드 심포지엄이었다. 발표 내용은 주로 전후 복구 경험과 사례, 경제의 안정 추구, 전후 복구 사업에 대한 제안, 국별 전쟁 파괴 복구 사례, 성공과 실패의 공존 사례, 단기 복구 전략(경쟁과 감독, 팀스프리트 등), 복구 재원 조달 문제 등 이었다. 심포지엄 공식일정은 첫날 바스라, 바빌로니아 유적지, 파우(Fao) 격전지 방문 후에 전야제를 마치고(11월 18일), 다음날 개회식, 오전 회의와 초야 회의(11월 19일), 다음날 오전 회의, 초야 회의, 폐회식으로 이어졌다(11월 20일). 나는 첫날 오전 회의에서 맨 먼저 발표했다. 라쉬드 호텔 개회식장에서 이라크 사담 후세인 대통령과 인사를 나누었다. 당시에는 그냥 평범한 의례로 지나 갔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대단한 역사의 한 장면 속에 내가 있었던 것이다.(사진: 당시 사담 후세인 대통령)
나의 국제학술회의 데뷔
나의 이라크 방문은 처음이어서 모든 것이 설레는 과정이었다. 특히 초대형 국제 심포지엄에서의 기조논문 발표가 처음이어서 긴장과 실수의 연장으로 기록되었다. 예를 들면, 발표 요령 부족으로 많은 것을 읽어서 발표하려다 보니 시간에 쫓기어 발표 요지의 전달이 잘 안되었던 상황이었다. 긴장 속에서 읽어나가는데 갑자기 박수가 요란하다. 자세히 귀를 기울이니 통역이 “speak slowly”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하 참! 이걸 어쩌나 . . . 천천히 읽으니까 또 박수 소리가 들린다. 이건 무언가? 발표 시간이 다 되었으니 빨리 마무리하라는 것이다. 어쨋던지 참 좋은 경험이었다. 그다음부터는 발표 요지는 간략하고 명확하게 천천히 하는 것이 요령이었다. 자세한 것은 이미 배포한 논문 자료집에 있으니까 가름한다고 하면 되는 것이다. 그래야 중요한 질문을 받고 대답할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되는 것이었다.
내가 발표한 논문은 A4 사이즈 20쪽 분량이었고, 한국전쟁과 재건사업, 한국의 경제개발 전략, 한국경제의 기적적 성장 요인, 한국 재건 경험의 이라크 전수, 전후 복구 사업에 한국 기업의 참여 방안이었다. 영어로 작성되었고 아랍어로 번역본이 준비되어 있었다. 주로 아랍어 발표가 대부분이어서 전담 통역사가 나의 옆에서 도와주었다. 심포지엄에 다녀와서 참가 낙수와 업계 보고는 아래와 같이 소개되었다. 대체로 한국과 이라크는 지난 7월 중에 대사급 외교관계로 격상되었으므로 경제 이외의 분야에서도 협력의 확대 가능성이 점차 넓어지고 있었다. 단기적으로는 한국은 교역 확대에 더 비중을 두어야 할 것이며 건설 진출과 인력 진출은 새로운 비교우위를 확보하면서 장기적인 안목에서 꾸준히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바빌로니아와 이란/이라크 전쟁 격전지 파오반도 방문
탈환한 격전지 파우 반도의 현장 답사는 샤트 알 아랍의 건너편에 2 km 전방에 대치한 이란군의 벙커가 건너다 뵈는 지근까지 접근하였다. 아무리 휴전이라 하더라도 좀 무섭기도 하였다. 파우 격전지의 흙을 담은 기념품을 받아왔다(사진 참조). 바빌로니아 유적지의 방문은 정말 인상적이었다. 당시의 감동이 지금도 애잔하게 밀려오는 것 같다. 아래에서는 사담후세인 대통령과의 만남과 당시 이라크-이란 전쟁의 배경과 전개와 후속 사태와 상황을 복기하면서 사담 후세인 대통령의 인생 약전, 이라크-이란전쟁, 샤틀 알 아랍, 파우반도, 걸프전쟁을 차례로 정리해 보았다(자세한 것은 다음을 보세요).
<더보기> 이라크, 사담 후세인 대통령, 심의섭, 곰곰이 생각하는 수상록 8 아련한 회상,
얼결에 만난 정상들(전자책), 바로이책, 2024.7.1. : 54~74
https://youtu.be/tMqqxCuZGgE
https://youtu.be/tMqqxCuZGgE?t=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