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K 학교 세우기를 위한 대략의 그림입니다. 매우 엉성하고 보시기에 따라 근본 바탕부터 틀렸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말을 꺼내야 하기에 감히 제가 먼저 이런 밑그림을 그려보았습니다. 함께 마음을 모아간다면 꿈이 이루어지지 않을까 조심스레 첫 발을 떼려고 합니다. 읽어보시고 함께 논의해나가면 어떨까 싶습니다.
크리슈나무르티 까페 KrishnaKorea 운영자 우듬지 김지형 작성
1. 왜 K 학교인가?
현재 우리 주변에는 간디학교나 이우학교를 비롯 영산성지학교나 실상사 작은학교 등의 대안학교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습니다. 모두 현재의 공교육체제에 대한 비판을 두고, 새로운 인간상을 형성할 목적으로 세워졌고 운영 중에 있습니다. 특히 앞의 대안학교들은 다른 대안학교들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 세인의 관심 속에서 대안학교의 가능성을 실험하면서 어느 정도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게다가 대안학교에 대한 세인의 증대되는 관심과 기대에 따라 대안학교는 앞으로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왜 K 학교가 필요한가라는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이는 K 학교의 존립 의의와 직결되는 문제로 생각됩니다. 단지 앞서의 대안학교들과 '같은' 형태의 대안학교라면 굳이 K 학교가 필요한가라는 질문은 피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왜 K 학교이어야 하는가? K 학교는 기존의 공교육체제를 포함하여, 다른 대안학교들과 어떻게 '다른'가?
K 학교를 세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이 물음에 관한 확고하며 설득력 있는 답변이 충분하게 준비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따라서 K 학교를 세우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K에 관한 이해가 우선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2. K와 K 학교
K는 교육에 관해 충분한 말씀을 남겨 놓았습니다만, 제 생각에 K의 말씀은 교육에 앞서 보다 근본적으로는 인간에 있다고 여겨집니다. 즉 자유인으로서의 인간. 모든 굴레에서 벗어난 사랑으로 충만한 지성으로서의 인간에 관해 K는 말씀하시지 않았나 싶습니다. 교육은 바로 그러한 인간을 키워내는 가장 중요한 제도로서 중시하지 않으셨나 싶습니다.
그렇다면, K 학교를 세우기 위해서는 K 말씀과 대한 이해와 함께 교육에 관해 보다 직접적으로 언급한 K의 말씀을 보다 구체적으로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보입니다. K의 말씀을 개인이 혼자 이해하는 것과 교육이라는 제도 속에서 그것을 실현하는 것은 분명한 차이를 지니기 때문입니다.
현 체제의 교육만 보더라도, 교육이라는 제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교육과정, 교사, 그리고 물질적 기반 등이 요구됩니다. 이러한 것들에 관한 이해는 개인이 혼자 K의 말씀을 이해하는 것과는 분명한 차이를 갖게 됩니다.
따라서 K 학교 세우기 위한 K의 이해는 K의 말씀에 관한 이해와 함께, 교육에 대한 K의 말씀의 이해가 병행되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3. 교사
K는 학생을 기르는 것보다 교사를 기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 바 있는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K 학교의 교사는 무엇보다 K의 말씀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하겠지만, 또한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보입니다.
가령, K는 학교에서 장차 아이들이 그의 열정을 온통 쏟아 넣을 수 있는 바로 그 일을 찾아야 하고, 교사는 이 일을 도와야 한다고 했습니다. 따라서 K의 말씀을 이해하는 것과 어떤 학생에게 그에게 맞는 일을 찾도록 도와주는 일을 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요점은 K의 말씀을 이해하는 것만으로 K 학교의 교사로서 충분한가 하는 점입니다. 학생들에게 세심한 관심을 갖는 것만으로 과연 충분한가 하는 점입니다.
학교는 교육과정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교육과정은 현 공교육 체제의 교과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또한 어떤 고정된 절차나 형식적 단계를 의미하는 것도 아닙니다. 교사와 학생의 관계를 매개하고, 또 학생의 진화를 이끌어줄 사다리와 같은 것들로서의 교육과정입니다.
이 교육과정 또한 앞서의 K의 말씀을 바탕으로 교사에 의해 세워져야 할 것입니다. K의 말씀을 이해하는 것만큼, 교사를 세우는 것(즉, 교육과정을 세우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힘든 일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4. 물질적 조건
또한 K 학교를 세우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물질적 조건이 필요하겠습니다.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는 다른 모든 물질적 조건들을 '돈'으로 환원시킬 수 있지만, 세분화하면 대지, 건물, 시설, 재정과 기타 법적, 행정적 조건들일 것입니다.
이 부분은 아예 방도가 없을 수도 있지만, 반면에 마음이 모이면 마치 준비된 것처럼 해결될 수 있다고도 생각됩니다. 너무 안일한 생각일지 모르나, 마음이 간절하면 또한 이루어질 것이고, 이루어지지 못한다해도 너무 낙심할 일도 아닌 것 같습니다. 필요하면 수익사업이라도 해야 하겠지요. 하지만, 근래 대안학교들의 설립을 보면 가능성이 있다고 보입니다. K는 학교는 학부모들이 부담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것이 이 땅에서는 어떻게 실현될지는 결국 K 학교를 세우기로 마음 모은 사람들의 몫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보다 더 중요한 문제로는 학교를 세울 때 과연 어디(도시나 농촌, 혹은 그 접경)에 세울 것이며, 그 구조와 시설 등은 어떻게 할 것인지에 관한 면밀한 검토 등이 아닐까 싶습니다. 모든 것이 조화롭게 어우러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때가 되면 해외의 다른 K 학교에 방문해서 기거하면서 그곳의 학교에 관한 세심한 관찰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5. 부모
K는 부모가 자식을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세상이 이 지경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부모가 자식을 사랑한다면 그가 올바른 교육을 받을 수 있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현재의 대안학교에 보내는 학부모 중에서 과연 K의 말씀대로 행하는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 역시 다른 선택을 아이에게 주는 것은 아닌가 여겨집니다. 선택의 기회를 주었다는 생각이 마음 한 켠에 자리잡고 있으면서, 보상받길 기대한다면 대안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 과연 온전히 새로운 인간으로 자랄 수 있을런지요?
K 학교는 또한 부모들의 교육도 병행해야 할 것입니다. 그것 역시 K 학교 세우기를 준비하는 마음들이 해야 할 일들이라고 생각됩니다.
6. 10년
그렇다면, 이제 무엇을 준비해야 할 것인지 좀더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① K의 말씀 이해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됩니다. 여러 가지 방안이 있겠지만, 우선 가능한 지역부터 지역 모임을 정례화시키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매주 혹은 격주나 한 달에 한 번, 혹은 분기별 한 번 등의 off-line 모임을 정례화하고, 지역별 모임이 생기는 대로 전국모임을 일년에 한 두 차례 갖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또한 on-line 모임과 병행함으로써 K의 말씀에 관해 충분히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입니다.
우선 K의 말씀(책)에 관한 일반적인 순서에 따라 함께 읽어가면서 서로 이해를 공유하고, 또한 그 결과를 소식지(인터넷이나 소책자)를 통해 널리 알려가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이 과정에서 K의 말씀에 관한 주석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가령, 현재 교육은 전쟁과 산업화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고 한 K의 말씀에 관한 주석달기로서의 조사와 관련 연구 들이 병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로써 더 많은 사람들이 K의 말씀을 쉽게 이해할 수 있으리라고 보입니다.
시간이 흐르면 K의 말씀의 번역뿐만 아니라, 주석을 포함한 K의 책을 다시 출판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K를 이해하게 되면 그만큼 학교 세우기도 보다 폭넓게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② 교사 / 교육과정
우선 K 학교 세우기에 동참하는 분들을 충분히 모아 가는 가운데, 교사로서의 뜻을 지니고 계신 분들은 교육과정에 관한 고민을 함께 진척시켜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역시 앞의 K의 말씀 이해와 더불어서 진행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 역시 쉽게 이루어지지는 않겠지만, 마치 한 순간에 돈이 마련되는 것처럼 어느 한 순간에 만들어질 있는 것이 아니기에 오랜 과정 속에서 논의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어느 정도 우리 안에서 교사와 교육과정에 관한 논의가 이루어지면 해외의 다른 K 학교 탐방도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③ K 널리 알리기
현재의 인터넷 카페 뿐만 아니라, 앞서도 말씀 드렸듯이 소식지나 책 출판 등의 방법을 통해서 K를 조금씩 다시 알리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대지가 마련되는 대로 주말농장이나 방학 캠프를 이용한 K 쉼터 활용 등을 통해 장차의 학생과 부모들을 대상으로 한 K 알리기가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④ 물질적 조건
우선 K 학교는 소규모로 세워질 수밖에 없음을 확인하는 수준에서 일단 접을 수밖에 없을 듯합니다. 필요하면 수익사업도 생각해 볼 수 있을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