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2,23,24 3일동안 인터라켄에 묶었습니다. 가는 첫날은 그런대로 날씨가 좋았는데
둘째날부터 비가 오더니 떠나는 날인 25일부터 햇볕이 나더구만요. 가기어려운 스위스가
저를 반기지 않은 것 같습니다.
22일.
영국 루튼공항에서의 아픔을 뒤로하고 쮜리히에 내려(easyjet) 기차타고 인터라켄에 올때까지는 감탄에 감탄의 연속이었습니다.
날씨도 화창하고 하니 융프라우 볼 수 있겠다는 기대와 알프스에서의 패러글라이딩!!!
잔뜩 기대를 품었건만.....
패글라이딩이라는게 날씨와 바람이 맞아야 하는 레포츠인만큼 이벤트 회사와 숙소가 가까워야 정보를 교환하기 쉬울거라 생각하고 가장 가까운 발머스에 여정을 풀었습니다.
8인이 자는 도미토리 1박당 24 스위스 프랑.(CHF)
짧은 영어에 통하지 않는 대화가 싫고 귀찮기도 하여 coop에서 사온 빵조각으로 저녁을 먹고 8시부터 누워 잠을 청합니다,. 잠은 잘 오더만요.
23일.
부푼 기대를 안고 잠을 깨었습니다.
아침을 먹으려 나가는데 비가 많이 내립니다.
우리나라 봄비같습니다. 여하튼 아침은 먹어야겠기에 아침주는데에 갔는데 실망입니다.
보리식빵 한조각과 호빵을 부풀려 놓은 듯한 바게뜨빵 하나,버터 하나 그리고 탁자마다 놓아져 있는 딸기쨈이 아침입니다. 참, 커피는 공짜입니다. 이거 먹으면 11시만 되면 어김없이 뭔가를 먹어야 합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동역 강건너 코리아 호프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곳이고 식당도 합니다. 1박에 19 스위스프랑,그리고 숙박자에 한하여 식사는 15CHF. 숙박 안하면
29CHF으로 인터라켄의 물가는 상당합니다. 15분거리를 버스탄다면 3.2CHF 한화로 약 3,200원 한다는 얘기죠. 애플파이도 국내에서는 1000원 안팎인데 인타라켄은 6,500원 정도 합니다. 카스테라 빵하나 그리고 양상치샐러드 한접시에 9,600원입니다.
다른 나라에서 스위스에 들어오시는 경우 먹을 것을 미리 사오시라고 강력 추천합니다.
여하튼 아침을 먹고 산에 올라가봤자 시야가 안나올테니 뭐하나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참, 발머스 도미토리는 아침 09:30부터 04:30까지 들낙거릴 수 없습니다. 그러니 비가오거나
눈이 오더라도 뭔가를 해야 합니다. 참 난감하죠. 할 수 없이 지도책을 펴놓고 고민하다가
루체른까지 기차여행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왕복 4시간정도 40CHF. 이구간엔 호수도 많아
경치가 그만입니다. 특히 Giswil과 sarnen사이는 정말 살고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순전히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호수들이 얼마나 크던지 왜 금강산 왕복하는 풰리크기만한 배들이 떠 있습니다. 스위스 산골짜기까지 어떻게 그런 배들을 들여왔는지....
루체른은 그야말로 호반도시입니다. 유레일 지도에도 표시될 만큼 큰 호수인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비가 오고 춥기도 하여 돌아다니는 것을 포기하고 역시 빵으로 점심을 해결합니다. 그리고 역시 때가 되었으니 화징실에도 가야겠죠. 유료화장실입니다.
소변은 1CHF, 대변이나 샤워할 수 있는 부스는 2CHF. 정말 샤워할 수 있는 부스라네요,화장실에. 재미있는 나라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이래서 첫날은 기차만 타고 말았습니다.
역시 잠자리에 일찍 들었죠.
24일.
역시나 비가 내립니다.
부실한 아침을 먹고 뭐할까 고민하다가 언제 다시 스위스에 올까나 생각하고 온김에 융프라우에는 올라가봐야 하지 않겠나 하여 표를 끊고(할인하여120CHF) 기차에 오릅니다.
얼마동안은 그런대로 웅장한 경치가 보입니다. 구 유명한 톱니바퀴 기차로 중간에서 갈아탔눈데 생각보다 소음이 적습니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곳이 로마인데 이곳 평지 달리는 기차보다 소음 이 적습니다. 대단한 기술력입니다. 하물며 평지에 다니는 기차는 잠깐 비행기로 착각을 했다니까요.클라이네 샤이덱부터 산에 터널을 뚤어 레일을 깔고 전기를 놓아 기을 만들었습니다. 스위스 기차는 거의가 전기로 움직이는 것 같습니다. 눈녹은 물이 많으니 수력발전만 하여도 충분하겠다 생각이 듭니다. 천연의 자원을 가지고 관광객을 유치하는 스위스 사람들의 저력, 융프라우에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것도 비탈진 산을 오르는 기차가 없었으면 힘들것이리라 생각합니다. 역시 두 번의 세계대전을 치르면서도 중립국으로 견딜 수 있었던 이유를 어렴풋이나마 이해가 가는 듯 합니다. 아직도 스위스는 유로연합이 아니라죠.
3434m 드뎌 정상에 다 왔습니다. 기차는 아직 터널에 있구요.
기가막힌 위치에 역시 기가막히게 지어놓은 전망대. 하지만 눈덮힌 산이 하얗고, 내리는 눈이 하얗고, 하늘은 뒤덮은 구름이 하얘서 어느것이 산이고 어느것이 하늘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무엇보다 다채로운것이 바닥에 누워있는 사람들입니다. 어렵사리 아래층에 있는 화장실을 갔다오고 나서야 그 이유를 알았습니다. 고산증에 시달리는 겁니다. 산소가 부족하니 다리를 뗴놓는 것이 힘이 듭니다. 움직이는 만큼 호흡을 해야하는데 심호흡을 하여도 쉽게 울러거림과 답답함이 가시지 않습니다.느릿느릿 걸어서 스핑크스 전망대에 갔다가 역시나 새하얀 세상을 확인하고 영하 18도라는 바깥에는 나갈 생각조차 하지 않고 좀 더 낮은 곳인 열차 승강장으로 내려와 의자에 앉아 호흡고르기를 합니다. 만사가 귀찮습니다. 내려가는 열차 도착 30분을 남기고 얼핏 잠이 들었습니다. 몸이 힘이 드니까 잠이 잘 오나 봅니다. 깜짝깨어나 시간을 보니
열차 출발 후 10분이 지났습니다. 내려가는 기차는 오후 4시까지 매시 정각에 있습니다. 다시 50분을 기다려야 합니다. 역시 의자에 앉아 붕어처럼 심호흡을 하며 시간죽이기를 합니다.
불쌍하다는 생각도 합니다.10분만 일찍 깨었어도...
동역에 다 내려와도 여전히 울렁거림은 남아있습니다. 그렇지 않은 사람도 많다는데....
이렇게 하루가 지났습니다. 그러나 스위스의 자랑 융프라우 철도를 이용해 보았고 고산증이 있으니 에베레스트 등정은 꿈에서라도 바라지 말자하는 다짐이 생기는 뜻 깊은 날이었습니다, 나름대로.
25일 인터라켄 아웃하는 날.
Out하는 기차가 19:39이라 시간이 많습니다.
짐을 꾸려 발머스에 놓고 간밤에 숙박한 한인과 08:30부터 10:30까지 시간보내기 탁구를 합니다. 일방적으로 제가 이겼죠. 그리고 그 사람은 번지점프 한다고 가고. 저는 우산을 가지고 시내관광을 합니다. 빵 한조각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이리저리 다닙니다만 워낙 조그만 동네라 거기가 거기입니다. 강가에 있는 벤치에 앉아 숭어잡는 것도 보고.. 그러다가 아미나이프를 두 개 샀습니다. 이름까지 샤겨주더군요. 영문으로
원산지라 그런지 싸긴 쌉니다.
저녁은 좀 실하게 먹어야겠다싶어 역근처 코리아호프에 갔습니다. 된장찌게르 시켰습니다.
29CHF. 이곳은 반찬이 좀 많은 편입니다. 멸치, 시금치, 무우채, 김치, 그리고 하나더.
서역 근방에 있는 강촌은 김치, 오이무침이 다입니다. 똑같은 된장찌개인데요. 25CHF.
처음에는 한국관광객을 상대로 바가지 상혼아니냐는 생각이 들었지만 스위스 물가가 워낙 비싸더구만요.
저녁을 먹다가 19:39분차를 놓쳤습니다. 할 수 없이 20:39차를 타기로 하였습니다.
이차는 다른차와 달리 쮜리히에 가려면 베른에서 갈아타야 합니다.
이것이 스위스의 아픔의 시작입니다.
베른에 도착하여 21:47에 쮜리히로 출발하는 기차(유레일시간표)가 6번 승강장에 있다는 걸 역에서 확인하고 서둘러 올라탑니다.
검표도 무사히 마치고 한참을 가다가 lausanne에서 약 10분간 정차하길래 지나가는 승무원에게 이러다가 쮜리히에서 갈아타는 열차를 놓치겠다고 하니까 쮜리히 가는 열차가 아니랍니다. 갑자기 앞이 깜깜해집니다. 이 열차는 geneve가는 열차랍니다. 분명 베른에서 21:47분 6번 승강장 세번 확인하였다 했더니만 똑같은 시간에 쮜리히 가는 것, geneve 가는 것이 있답니다. 흰색, 노란색 승강장으로 구분이 된다 하더구만요.서두른 바람에 시간과 승강장만 확인하였지 중간기착지나 목적지를 확인하지 못했던게 불찰이었습니다. 스위스 기차에서 단하나 불만인 점이 21:47에 양쪽으로 출발하는 기차입니다. 승강장도 같고. 밤에야 노란색, 흰색을 쉽게 구별할 수 없을텐데 말입니다. 하는 수 없이 geneve에 내려 다음날 일찍 기차를 타기로 하고 다른 숙박지를 알아보기도 뭐하여(이미 저녁 11시가 훨씬 넘은 시각)역 바 로 앞에 있는 호텔로 가서 방을 잡는데 196CHF. 생각지도 않은 지출이 일어났습니다. 카드를 써야만 했죠. 이번 여행에서 두번째 아픔입니다.
다음날 이전에 예약해 놓은 베네치아행 쿠셋영수증을 제출하고 아침시간으로 예약을 하니까
10CHF내주데요. 베네치아행 예약비 44CHF. geneve에서 밀라노까지예약 12CHF.
(32 -10) + 196 = 218 CHF 손해가 발생하였습니다. 그리고 또한 쿠셋을 이용할 수 있는 기회도 상실하게 되었구요.
혹시라도 인터라켄에서 쮜리히로 가는 마지막 기차를 이용하시는 분은 저처럼 실수가 없으시길...
제가 geneve 에서 묶은 호텔에 정보입니다.
역에서 나와 정면말고 약간 왼쪽호텔(이름이W....)을 이용하실 때 비 흡연자는 고려를 해야 합니다. 처음에는 몰랐는데 감각이 좋아지는 새벽4시에 퍼뜩 잠을 깨었습니다. 기차시간을 염두에 둔 잠재력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무엇보다도 시트에 베긴 담배냄새때문이었습니다.
다시 잠을 이루려 해도 결코 잠이 들지가 않더군요. 하는 수 없이 두시간이나 빨리 샤워를 하고 짐을 꾸려야만 했습니다.
이렇게 아픈 스위스 기억(비맞은 3일과 과다한 지출)을 가지고 스위스를 떠나며 몇가지 궁금한 것이 생기더군요.
인터라켄에서 지렁이는 왜 도로에 나와 자살하는 걸까요?
스위스 사람들은 뭘하며 의식주를 해결하나요? 루체른을 다녀올때나 geneve에서 밀라노를 갈때나 수많은 초지가 있어도 경작을 하지 않습니다. 다만 sion(이 지역이 이태리인지는 몰라도) 지역에만 앞마당, 뒷마당, 비탈진 언덕, 철길옆, 도로 옆 할것 없이 거의 모든 땅에 묘목을 심었더군요. 여기말고는 농사를 짓기위해 밭을 갈았다거나 한 지역을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모두가 그냥 잔디같은 풀이었어요. 그렇다고 소나 양이 풀 뜯는 것을 보지도 못하였구요(참! 인터라켄 시내에 양 대여섯마리가 정원에서 풀 뜯는 것 제외)
어렵사리 스위스 여행을 끝내고 지금은 로마에서 내일을 생각합니다.
기회가 된다면 융프라우에서 하늘을 날고 싶어요. 제발 그 때는 하늘이 도와 주기를...
첫댓글 푸르뎅뎅님~저런 날씨가 안좋날 인터라켄에......저희집이 발머스 근처라고..이야기 나눠요 1번글 안읽어보셨나부다.. 사라엄마가 공짜밥 지어주었을텐데..비싼 강촌식당에서 식사를~..안타까우심~ 담에 오면 연락하셔요...암튼 지나고 보면 모든게 아름다운 추억거리..
아니..저 같은 사람이 여기 또 있었네요. 저도 스위스 일정 내내 우산만 들고 다니고, 비싼 돈 들여 융프라우 올라가서 아무 것도 볼 수 없었던...게다가 기차도 거꾸로 타구... sara님의 말씀처럼 그 또한 나름대로 아름다운 추억거리인 거 같아여. 담에 더 좋은 추억거리를 만들자구여~~^^
비가와서 고생은 좀 하셔도 좋은 추억거리 되었겟네요...... 너무 잘쓰셔서 다녀온 느낌이네요 잘 읽고 갑니다
코리아호프에 주방시설도 있다면서요? 저렴한 민박 + 저렴한식사 danke danke.....아레강을 바라보며 sara엄마와 꼭 코리아호프에서 된장찌게 먹고싶어요. 5월 중순쯤 꼭 스위스 갈께요.
꿀벌님 어찌 아셨나요? 코리아호프에서 바라보이는 강이름이 <아레>라는걸...암튼 스위스 공부 많이 하고 오셔서 언젠가 뵐 수 있기를...
인터라켄 한인식당 푸르뎅뎅님의 요약정리...역근처 <코리아호프> 된장찌게 29CHF. 이곳은 반찬이 좀 많은 편입니다. 멸치, 시금치, 무우채, 김치, 그리고 하나더. 서역 근방에 있는 <강촌> 김치, 오이무침이 다입니다. 똑같은 된장찌개인데요. 25CHF. **푸르뎅뎅님의한국식당 소감과 느낌**
<루체른역>소변은 1CHF, 대변이나 샤워할 수 있는 부스는 2CHF**푸르뎅뎅님의화장실사용 소감과 느낌**베른도 마찬가지입니다..여러분..유일하게 <인터라켄역>만이 공짜...여러분들~역에 내리기전에 기차안에서 미리미리 해결들 하세용~ㅋㅋㅋㅋㅋ
저두 몰랐네요...코리아호프 숙박자에 한해서는 식사가 15프랑??
스위스는 너무 물가가 비싸서...저희는 햇반이랑 라면 준비해 간걸로 잘 먹었어요...ㅋㅋ 가져갈 땐 짐 되지만 돌아올 땐 가볍죠! 저도 루체른 역에서 2프랑 내고 볼 일 본 기억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