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찍을 때 나는
가끔 영화 '터미네이터' 의 한 장면이 떠오르곤 한다.
평범햇던 그녀가 시련을 겪으며 전사의 어머니로 성장해가는 모습 그 첫 출발을 찍었던 주유소 앞에서의 포라로이드 사진 한장
그 한장의 사진을 들고 그녀를 구하기 위해 미래에서 찾아온 남자.......
그리고 아주 짧은 시간에 지나가버린 애틋한 사랑과 가녀린 생각이 담긴 사진 한장
아주 많은 시간이 흐른 후에 그 사진은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를 자꾸만 생각하게 되는 데 ...
어제 동창회 끝나고 사보이 호텔 앞에서
단체 사진을 찍을 때도 꼭 그런 느낌이었다
평상시처럼 공식적 1차 로 동창회를 끝내고 가뿐히 빠져 나가는 데,
애들이 단체 사진을 찍는다고 자세를 취하고 몰려 잇는 거야
천안 사는 선희는 벌써 가버린 뒤엿는 데 ......
그래서 그 순간을 놓칠새라 웰컴투 동막골에 나오는 멧돼지처럼 묵직하게 점프!해서
단체 사진 대열에 합류 ........
상윤이가 한장 찍고 상윤이 들여보내고 선우가 한장 더 찍으려고 했는 데 ...
플래쉬가 안 터져서 ....찍혔는 지 안 찍혔는 지 ...선우는 찍혔다고 하고 ...
요새 괜히 심사가 뒤틀려서 갈가 말까 고민했던 동창회 .....
'너 안오면 너 보러 온 친구가 섭해 ~'라고 시작되었던 동철이 문자에
마음이 흔들려 가기로 결심했던 건 다만 나뿐만이 아니었던 듯
동욱이도 동철이한테 받은 문자를 보여주었고...
이번엔 왠지 동창회를 하는 데 ,
자꾸 소외된 듯한 느낌이 많이 들었다.
세상은 알아서 제멋대로 굴러가고 ,
나는 세상으로 부터 멀리 떨어진 느낌 ....
사실 동창회처럼 사람이 많이 모인 곳엘 가면
한참 즐겁게 얘기를 나누다가도 어느 순간엔가
문득 혼자가 되어 뚝 떨어진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그리고 나같은 느낌으로 홀로 잇는 친구들 모습이 안타깝게 느껴지기도 하는 데...
대호를 기다리던 의정이 모습이 꼭 그러했던 거 같고,
반대로 진호와 상윤이 그리고 한서처럼 반갑게 포옹하고 인사하고 하는 모습은 참 정겹게 느껴진다.........
처음본 정원이는 ...별명이 호모라고 해서 재밌었다. 검순이는 자칭 일산 껌팔이라고 했고,
미혜는 자양동 이미했다 로 통한다고 해서 난 방학동 임마로 불러달라고 했었는 데....
기타가 도섭이 꺼였구나 도섭이가 못오고 기타만 대신 보냈구나
뮤직비디오 볼때 나와 똑 닮은 친구 이름이 생각이 나지 않아서 애 먹엇는 데,
이제 생각난다. 호림이 ...송호림 웃는 모습이 선하디 선한 친구
참 그러구 보니 .......호림이가 안 왔네 -.-:;
못 온 친구들이 참 많았지 .........
어린이집 행사 들렀다 6시쯤 온 순화는 너무 몸이 안 좋아서
일찍 갔는 데 그 모습이 넘 안스러워 보였다 .......
그놈의 책임감이 뭔지 ..........운영위원 맡아가지고 ........
몸살 걸려 고열에 시달리면서도 창용이 아버님 부친상에 오고...
계속 무리를 하더니 제대로 쉬지도 못하는 중에 동창회 왔다가 ..........
결국엔 단체 사진도 못찍고 일찍 갔는 데 일욜엔 좀 푹 쉬었는 지 .........
동철이는 전날 학교엘 갔엇구나 선생님들 축하 메세지가 그렇게 해서 탄생된 거엿구나...
떠들썩한 분위기에서 봐서 잘 몰랐었는 데 ,한기호 선생님이 그렇게 변하셨을 줄은 미처 몰랐다 ...
내 기억 속 한기호 선생님은 여전히 머리 숱이 많으신 모습이었는 데 ...
대호야 너 다리 낫거든 언능 서둘러서 한기호 선생님 모시는 모임 하나 만들어라
8월에 홍종호 선생님 만나뵐 때부터 뵈야겠다고 하더니 아직도 감감무소식이니...?
잊지 말고 꼭 ........자리 마련하도록 ....... ㅠ.ㅠ
다음부턴 효리를 섭외하라던 효섭이는 이효리 대신 직접 섹쉬 춤을 선보이기도 했는 데...
난 효리보다 효섭아~ 니가 백번 낫더라 .....전에 창동번개 할때 본 효섭이는 분위기가 되게
무서?웠는 데 ...표정이 많이 부드러워진 거 같아서 말걸기가 훨씬 쉬웠고 ...
8월 박영원 선생님 모임때 나왔다던 동욱이는
여전히 new face 처럼 신선했고,
신선했던 만큼 아마도 동창회 분위기엔 어색했을 수도 있겠다 싶어 맘이 쓰였고 ...
학부형과 아들의 스승 관계라던 임영숙 과 신선우
그 관계를 알게 된 순간 ...
절대로 어디 가서 나쁜 짓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아찔하게 했노라던 선우와 영숙이
그 ...묘한 인연이 넓으면서도 좁은 우리 인생사를 대변해주는 거 같아서 한동안 함께 즐거웠었다.
잠깐 얼굴만 본 정민이
멀리 천안서 온 선희 .......충북에서 3시간 달려와서 동창회 끝나면 바로 달려 가야 한다는,
다음날 아들래미가 성당 행사를 돕는 복사라 6시까지 데려다 줘야 한다던 명근이
아들 낳고 다시 처녀가 된 듯한 남연이, 원래 이쁜 주연이 , 찬심이
미락부페에서 처음 보고 4년만에 본 성의
일찍 부터 나와서 노래 연습하느라고 고생한 미혜 동희 은미 범식이
뭐 좀 도울일 없나 싶어 일찍 왔다는 용출이
노래 신청하느라 팝송 제목 들이대준 오십견이 왔다던 대환이
술이 좀 들어가면 볼때마다 악수하는 유찬이, 내가 좋아하는 파란 색 '아이다' 기념 핸드폰 줄을 가져와서 여친들에게 선사해준 재학이
저 짝 테이블에 앉아서 재밌게 담소를 즐기던 영숙이 선희 등등과
늦게 와서는 효섭이한테 붙잡혀서 원샷을 하던 진호 ...........ㅋㅋㅋ
그리고 나머지는 들락달락 화장실엘 갔는 지 ........
내가 나이를 먹는 지 애들 앉아있던 테이블이랑 이름을 일일이 다
기억을 할수가 없네
내년부턴 메모지와 필기도구를 준비해얄 듯 .
한번도 동창회 안 빠진 거 같은 김정희가 안 온건 참 궁금하다
특히 용출이가 궁금해 했다 ㅎㅎㅎ
나머지는 상윤이가 찍은 사진 보면서 다시금 그 순간을 음미해 봐얄텐데 ,
상윤이 사진 언제 올릴까? ... 기다려진다 *^^*
축제
감독 - 임권택
음악 - 김수철
40대의 유명작가 이준섭(안성기 분)은 시골에 있는 노모가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는다. 준섭의 도착에 따라 장례가 시작되고 시집와서 지금까지 시어머니를 모셔온 준섭의 형수는 그 시어머니의 죽음에 그동안 고생해온 자신의 설움이 은근히 복받친다. 5년이 넘게 노망을 앓아온 87세 할머니의 죽음은 상가에 온 사람들을 그리 슬프게는 하지 않는다. 더러는 노골적으로 호상이라는 것을 드러내는 사람들도 있다. 어머니의 죽음을 놓고 조금씩 생기던 가족간의 갈등은 13년전 집돈을 훔쳐 가출한 준섭의 이복조카 용순(오정해 분)이 나타나면서 깊어진다. 요란한 복장과 천연덕스런 행동... 용순은 자신을 좋게 생각하지 않는 이복언니 형자(홍원선 분)와 대판 싸우고 상가를 나간다. 모친상을 통해 준섭의 문학세계를 재조명하는 기사를 쓰러운 기자 장혜림(정경순 분)은 용순에게 따라붙어 이런저런 질문으로 은근히 용순의 부아를 돋구고 용순이 어릴 적 계모와 이복 형제들의 틈바구니에서 자신을 사랑해 준 할머니에게 깊은 애정을 갖고 있음을 알고 사회적으로 출세를 했으면서도 직접 어머니를 모시지 않은 삼촌 준섭에 대해 적의를 갖고 있다는 것도 알아낸다.
장례의 둘째날... 염습과 성복으로 시작된다. 가족들이 준비한 상복을 입는동안 용순은 자신이 직접 준비해온 어디에 서 있어도 눈에 띄는 호사스러운 상복을 입는다. 장혜림은 전날 마신 술이 깨지 않은 몸으로 취재하느라 분주하고 준섭의 친구들은 바다로 나가 낚시를 즐기고 산일을 맡은 우록 선생은 와서 어른들과 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본격적으로 문상객들이 밀려든다. 밤이 되면서 여기저기 노름판이 벌어지고 조의금을 슬쩍해서 노름을 계속하는 사람, 윷놀다 끝내 싸우는 사람들. 갖가지 해프닝들로 상가는 소란스러운데 그 와중에 소리하러 온 소리꾼은 만취해서 실려나가고 하는 수 없이 새말의 소리로 초경이 시작된다. 초경 이경 삼경을 지내는 것은 발인 전날밤을 보내는 이 지방의 풍습이다. 그러나 초경에서 삼경으로 가면서 사람들은 술에 취하고 점점 노골적인 놀이판으로 변한다. 만취한 용순은 앙칼진 목소리로 이 놀이판에 찬물을 끼얹는데. 발인날, 상여를 메기로 한 서울패들은 읍내 여관에서 늦는다. 그러면서도 준섭은 일을 진행시키는데 상여가 나가고 용순은 장혜림이 건네준 준섭의 동화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