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주까지 조카의 결혼식을 다녀왔어요.
제 결혼식 날은 여행갈 생각에 들떠서
아버지의 뒷모습을 보지 못했네요.
이제 타인의 결혼식장에서
딸을 보내는 아버지의 심정이 헤아려져서
눈물이 핑 돌았답니다.
가족 결혼식이 아니면 식장 가서 밥부터 먹으러가니 주례사도 찬찬히 들어본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어요.
주례사님이 신랑신부에게 물었습니다.
서로의 단점을 얼마나 보여주었습니까?
신랑은 20프로, 신부는 50프로라고 답했어요.
그럼 앞으로 신랑의 어마어마한 80프로의 약점을 보게 될 것이고, 신부의 50프로의 약점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건 변한 게 아니라 원래 있던 자신의 모습인데, 감추어둔 것일 뿐이다. 그것까지도 사랑으로 감싸주어야 한다.
참 좋은 말씀이네요.
돌아오는 길에 안동신시장도 들르고 다슬기가 많기로 유명한 길안강가에서 다슬기도 잡았어요. 물풀 사이에 끼인 게 다 다슬기랍니다.
첫댓글 주례사 말씀 너무 감동이네요.
저도 어느 예식장이든 참석하면
신부가 친정부모에게 절을 하는 부분에서는 꼭 눈물을 흘리곤 하지요.
그 신부 앞에는 먼먼 지난 날 막내딸 시집보내던 날의
친정부모님 모습이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슬픔 가득 안은 초라한 부모님이 떠올라 남의 잔친에 제가 울고 옵니다. ㅎㅎㅎㅎ
이야기만 들어도 슬프네요. 저도 예전엔 냉정한 편이었는데, 요즘은 어머니를 보내는 5일 동안의 이야기를 쓴 김태석 감독의 (야야,예어무이)연극을 보고도 얼마나 울었는지. 마스카라 꺼멓게 번진 채로 인터뷰를 했더라구요. 집에 와서 거울 보고서야 알았어요. 감정이 나이들수록 더 풍부해지는 것인지. 제가 더 착해지는 것인지 알 수가 없네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