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아쇼핑 갤러리에서 이강명 사진전 '뜰,역의 이야기'를 관람하고서...
사진작품은 자기 고백적이고 작가의 내면세계가 투영 되어 있을 때 가장 울림이 있다.사진은 사물과 세상 그리고 작가 자신에 대한 느낌과 사고를 일기처럼 자연스럽고 자유롭게 표현하기 위한 수단이다.
한국사진계에서 풀이나 잡초를 표현대상으로 삼은 사진가는 무수히 많치만 필자의 기억에 남아 있는 사람은 1987년에 대구 장기신용은행에서 작품을 발표한 안승애와 서울의 이완교 그리고 민병헌등 이다.
풀이나 잡초는 너무나도 흔하여 특별한 느낌을 관람객들에게 주지 못할수도 있지만 극단적으로 사실적이거나 빛을 이용하여 낮설게 보이기를 하면 또 다른 느낌을 준다.
대구에서 풀을 표현대상으로 삼은 전시회가 있다기에 작가가 어떠한 사람인가? 궁금증이 더하여 전시장을 찾아 갔는데 예상외로 연세가 70세가 넘으신 연로하신 분이었다.
그분의 풀 사진은 극단적인 로우키톤으로 대상의 형태만 살리고 나머지 부분은 블랙으로 떨어지게 하이라이트 부분을 중심으로 노출을 측정하여 촬영 하였다.얼핏 보기에는 주명덕선생의 산 사진을 연상시키는 톤 이다.
수묵화와 같은 느낌도 들고 뛰어난 조형감각과 프레임으로 정확하게 카메라워크를 구사하였다.대부분의 아마추어 사진가들은 엉성한 프레임과 카메라워크로 인하여 트리밍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분은 잘 훈련된 카메라워크로 인하여 한치의 오차도 없는 정확한 화면 구성 이었다.
너무나도 정확하여 숨이 막힐 지경이지만 미국의 형식주의 사진을 능가하는 한국인의 정서를 대변하는 한국적인 사진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한국사진에서 형식주의 사진은 현일영선생에 의해서 개척되어 한정식 선생 의해서 계승되고 민병헌 선생이 완성 시켜다는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하지만 이렇게 무명의 사진가에 의해서 또 다른 전통이 이어 지고 있다는게 한국사진계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듯하여 기쁘다.
사진이 서양에서 들어온 표현매체이지만 우리의 정서와 결합하여 한국적인 사진의 맥이 이어 지고 있다는것은 긍정적인 일이다.
작가는 다른 동료작가들이 공모전 사진에 몰두하고 있을때 독자적으로 일관되게 자신의 사진세계를 가꾸어 왔는데 그 결과가 이번 전시회이다.
다른 젊은사진가들에게도 많은것을 느끼고 깨닫게 하는 전시회였다.
카페 게시글
김영태의 전시회 읽기
대구 동아쇼핑 갤러리에서 이강명 사진전 '뜰,역의 이야기'를 관람하고서...
김영태
추천 0
조회 71
05.10.02 19:55
댓글 2
다음검색
첫댓글 꾸준하게 자기 색깔을 유지하는게 중요하다는것을 새삼스럽게 일깨워준 전시회 였습니다.
한가지 아쉬움점이 있다면 이렇게 무게 있는 전시회가 홍보가 미비 했다는 점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