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월도 마지막이고 정월 대보름이다. 이 명절과는 무관하게 연휴가 시작돼서 민준이엄마와 민준이 셋이 전주로 향했다. 따스하고 청명한 날씨에 완주비봉사를 찾았다. 송광사들어가는 길에 유명한 벚꽃길 연상하며 구비구비 돌아서 위봉산성지나 위봉사 계단을 밟아보며 취졸산위봉사라는 절입구. 민준아 여기 계단 올라서면 커다란 무서운 사람들이 지키고 있다. 좌우에 철퇴도 들고 잡귀는 들어오지 못하게 눈 부릅뜨고 내려다 보고있다. 무섭지? 네에. 왕관 쓰고 있어요. 그렇구나. 인적없는 법당앞 계단에 원숭이 세마리가 앉아있다. 두손으로 입 가리고 눈 가리고 귀 막고 있는 석상이 속세를 벗어나 무념 무상하라는 것인지 혼자 생각 해본다. 종무소건물 양지바른 곳에 여스님이 앉아 핸드폰을 들여다 본다. 다가가서 손주에게 인사를 시켰다. 잠깐만요 하더니 방으로 들어가 과자를 두손가득 가지고 나와 주신다. 고맙습니다로 화답한다. 옆에는 강아지한마리가 동자승처럼 순진무구한 모습으로 스님닮아 순동이처럼 얌전하다. 청산이로 부르는 강아지를 쓰다듬어주며 교감을 느끼는 손주다. 전주할머니 만나 좋아라 하며 재잘거리고 이튿날 먼저 보내고 난 이틀 더 지내며 어머니도 뵙고 올라왔다. 오늘은 삼일절 국경일이다. 태극기를 게양해야 하는데 어디에 있는지 찾질 못해 걸 지 못했다. 백이년전 그날의 함성소리 들리는 듯 맘으로만 만세 만세 만만세 외쳤다. 날씨가 변하여 비가 주룩주룩 내린다. 이번주엔 건조한 탓에 전국 여러군데 산불이 났는데 강원산간은 오십센티이상 눈이 온다고 하니 산불방지는 되겠는데 나들이 나간 차량들이 고생이다. 지인이 준 교육용기자재로 손주와 같이 놀고 저녁밥도 다 먹였다. 아직까지 집에선 혼자 먹으려 하지않아 걱정이다. 숫자읽기 구구단도 읽어달라 한다. 이솝이야기, 용궁구슬, 빨간모자, 콩쥐팥쥐도 읽어주었다. 갑자기 아임 헝그리한다. 우유도 마시고 나더니요구르트도 달라한다. 마시고나니 한밤중이다. 이제 자자 소등하고 누웠다. 캄캄한 밤이야 너도 누워야지. 든든하게 배를 채웠으니 옆에 바로 누워 이내 가장 편안하게 잠에 취한다. 이제 어린이집은 끝나고 유치원에 가야한다. 적응 잘 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