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어제 조조로 보고왔는데 어제는 동생들이 컴퓨터를 쥐고
자리를 안 비켜줘서 제때 글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이런.
토요일 오전 그것도 조조로 보러가는 거라서 사람들이 별로 없으려니 했어요.
예전에 하울도 개봉 첫날 조조로 보러갔는데 그 때는 사람들이 별로 없어서
정말 안락한 환경에서 보고 왔거든요.
...그런데 완전 제 계산착오였습니다.
초등학생들은 학교가고 초등학생 이하의 그야말로 유아들. OTL
정말 많았습니다.
대전 CGV에서 제법 큰 상영관에서 했음에도 불구하고
가운뎃줄은 그럭저럭 다 찼거든요.
주변을 둘러보니 제 나이대는 같이 간 제 친구와 제 옆쪽의 남자 한 분;
덕분에 정말 아주 안락하게, 아주 안.락.하.게.(반어적 표현입니다;)
하울때랑은 비교도 안 될 정도로-_-; 안.락.하.게. 보고왔습니다.
뭐 어쨌든 환경에 대한 불평은 이 정도로 접어두고
본론으로 들어가죠.
애시당초에 유희왕은 성우분들 때문에 보러 간 것이었으니까요.
유희역의 자형님. 사실 제가 자형님 버닝모드에 들어간 결정적 계기가
어둠의 유희 목소리 때문이었습니다.
그 전에는 그저 '연기 잘 하시는 성우분, 아주 다양한 목소리를 내눈 성우분'
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극장판에서도 역시 제 기대에 부응하는 연기를 해 주셨어요^-^
특히 보통 유희와 어둠의 유희가 서로 대사하는 장면에서는 정말 찡했답니다.
서로 목소리톤이 다르잖아요. 그런데도 너무 멋있게 소화하셔서요. -_ㅠ
조이역의 수진님. 평상시에도 수진님의 목소리는 조이한테 너무 어울린다고 생각했는데
극장판에서도 여지없이 잘 어울렸습니다.
거기다 극장판에서 조이가 좀 많이 망가졌거든요^-^; 우혁이와 같이요.
(듀얼리스트들한테 밟히고, 주사천사 릴리한테 주사맞고,
정말 많이 망가졌죠;)
우혁이역의 원형님. 이 분도 제가 좋아하는 성우분 중 한 분입니다.♡
중간에 유희가 고대 이집트 유물전에 갔다가 뭔가가 카이바를 위협하는 영상을 보고
카이바를 찾는데 마침 카이바도 유희를 찾아서 카이바의 리무진을 타고 가는 장면이 있거든요.
그것을 조이와 우혁이가 보고 조이가 "뭔가 구린내가 나지 않냐?"
라고 하니까 우혁이가 "미안해, 사실은 내가 뀌었어."라고 하거든요.
그걸 보고 어찌나 웃었던지요. 목소리는 정말 심각한데 저런 대사를...!!!
그런데 어찌나 능청스럽고 잘 어울리던지요. 또 아까 언급했듯이
우혁이도 엄청 망가졌었는데 잘 소화해주셨어요.
수진이역의 도영님. 솔직히 저는 유희왕 티비판을 볼 때 도영님의 목소리가
뭔가 불안정해서 별로 좋아하지 않았어요. 붕 뜬것 같다고 해야할까요.
그런데 극장판에서는 정말 안정된 목소리였어요.
수진이의 성격을 좀 더 잘 드러내는 톤이라서 좋았답니다.
지금껏 유희왕에서 들었던 도영님 목소리중 가장 좋았던 톤입니다.
카이바역의 지훈님. 카이바가 티비판에서는 별로 안 그랬던걸로 기억하는데,
극장판에서는 카이바가 초반에 좀 비열하게 나옵니다. -_-;
유희한테 매일 져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유희를 이기려고 하죠.
카이바 특유의 비열함과 오만함을 잘 연기해주셨답니다.
아누비스역의 김준님. 사실 저는 이 분에 대해서는 잘 몰라요;;;
하지만 정말 악역에 딱이더군요.
파라오에 대한 증오심과 어떻게든 파라오를 쓰러트리려는 집착, 그리고 비열함.
그런데 의외로 아누비스가 많이 안 나왔습니다; 좀 아쉽더군요.
페가수스역의 시호님. 여전히 페가수스는 도도하고 아름(!)답더군요.
시호님의 목소리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카이바, 내 비열한 친구."라고 하는데 참... 시호님의 내공이 막 느껴졌습니다.
(이러다가 시호님이 어둡고 비열한역 전문으로 가실까봐 걱정입니다;;;
시호님의 강백호같은 목소리도 좋은데... ㅠ_ㅠ)
그리고 상현님께서 교수를 하셨다고 해서 귀를 쫑긋 세우고 들었는데
앞쪽의 정말 단역이더군요. -_ㅠ 대사가 한 다섯마디였나?
개인적으로 상현님도 무지 좋아해서 기대를 많이 했는데... 흑.
이거 쓰다보니 완전 칭찬 일변도군요. -_-;
어쩔 수 없어요. 성우분들 목소리가 너무 좋았는걸요.
제 귀에 뭔가가 쓰여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90분 내내 성우분들의 연기에서 흠을 찾아낼 수 없었어요.
그 시끄러운 상황에서도 성우분들 목소리에 푹 빠질수 밖에 없을 정도로요.
이것은 여담입니다만, 예전에 유희왕 듀얼몬스터즈 1화를 일본판으로 받아서 본 적이 있어요.
그리고 전 두번다시 유희왕 일본판 받아볼 생각 안했습니다. -_-;
유희 목소리는 인격구분 없이 그냥 한 톤으로 계속 나가지,
(나중에 알고보니 듀얼몬스터즈의 유희 성우는 전문 성우가 아닌
자니스 주니어 애 한명이더군요. -_-;)
조이 목소리는 아저씨같지,
카이바 목소리는 비열하지 않지.
유희왕도 더빙이 훨씬 좋아요. 더빙 만세!
거의 말도 안되게 횡설수설한 제 감상문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더빙의 무궁한 발전을 바라며.
첫댓글 정말 보고 싶군요..근데 어린이 친구들의 압박 때문에 도저히.. 진지하게 감상할 수가 없으니...ㅜㅠ
하하 원래...저도 말은 감상이지..성우분들의 연기 하나 하나 칭찬하기 바쁘다는..^^
저도 봤었는데,, 역시 어린아이들의 압박은 셌습니다.(<혼자 중학생,,..)
저는 시사회에 당첨 됐었는데.. 못갔다죠.. (젠장할.._)
하하.....이번주 일요일 보러 갈 생각인데, 특히나, 시호님 연기를 듣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