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방산 산행 - 가뭄으로 산에 눈이 없어 . . .

[이웃사촌]

일 자 : 2019년 1월 12일 (토요일)

날 씨 : -3 ~5 ℃ 약간 흐림, 미세먼지 나쁨

장 소 : 강원 평창군 용평면 노동리

산 악 회: 성당 산악회

참가 인원 : 20명

이동 거리 : 8.9km

이동 시간 :6 시간 10분

인근에서 최고의 전망대로 손꼽히는 산 정상에서는 북쪽으로 설악산·점봉산, 동쪽으로 오대산

노인봉과 대관령, 서쪽으로 회기산, 태기산이 보인다. 오대산의 명성에 가리어, 한동안 대한동,

소한동, 을수골, 조항천, 속사천 등의 골짜기가 오대산에 속하는 것으로 잘못 알려지기도 하였다.

각종 약초와 야생화가 자생하는데, 특히 산삼이 유명하여 사시사철 심마니들이 모여들며 산죽,

주목, 철쭉 등이 군락을 이루어 일대가 생태계보호지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산중에 방아다리

약수와 신약수가 있고 인근의 평창군 용평면에 이승복기념관이 있다.

산행기점은 운두령이다. 운두령은 우리나라에서 차가 다니는 고개 중 높은 고개이고 정상

까지의 표고차는 488m로 비적설기에는 초보자도 2시간이면 정상에 오를 수 있다.

겨울에 계방산은 환상적인 설경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산행시간은 적설 유무에 따라 커다란

차이를 보이는 데다. 보통 때 4-5시간 거리가 눈이 올 경우 2배 이상 걸린다.

산행은 운두령에서 시작하여 정상에서 노동리 삼거리로 하산하거나, 정상에서 주목군락지

삼거리를 거쳐 노동계곡, 오토캠프장을 지나 노동리 삼거리로 하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적설기에는 정상에서 노동리 삼거리로 하산하는 코스를 많이 이용하나, 상고대와 눈꽃 등

설경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주목군락 삼거리를 통해 내려오는 것이 좋다.

산행은 운두령을 기점으로 정상에 오른 후 주목군락 삼거리로 하산하려 하였으나, 일행 중

등산 초보에다 관절이 매우 부실하고 연로한 여성 한 분이 계서서 그분을 케어하며 안전하게

내려오려고 노동리 삼거리로 하산하였다.

6시 30분 죽전 성당에서 출발하여 야탑성당에서 일행을 태우고 계방산으로 향하였다.

광주원주 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속사IC로 나와 진부쪽으로 방향을 바꾸었다.

속사삼거리에서 인제, 창촌방면으로 좌회전하여 8km 정도 이동하여 운두령에 도착.

(이동 거리 154km, 2시간 20분 소요)

오는 도중 횡성 휴게소에서 30여 분간 아침식사를 하고 오느라 예상 시간보다 다소

지체되어 9시 20분 운두령에 도착하였다. 지난 11월 24일 이후 눈다운 눈이 내린

적이 없는 극심한 겨울 가뭄으로 겨울 명산 계방산에도 눈은 찾아보기 힘든다.

그래도 혹시 눈이 있지 않을까 하는 실낱같은 희망도 허물어진다.

한동안 영하 10도를 오르내린 던 매서운 한파가 주말에 가까워지면서 누굴어 지더니

오늘은 영하 2도의 포근한 날씨로 산행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날씨다.

단체사진 촬영을 하고 9시 30분 산행을 시작하였다.

협소한 운두령 고개 주차장에는 빈자리가 없을 정도이다.

산행을 시작한지 5분도 체 되지 않았는데 일행과 처져 뒤에서 올라오는 여자분이 계셨다.

오늘 처음 오신 분인데 다리가 다소 불편한 듯 걸음걸이가 심상치 않다. 산악대장에게

연락하였더니 대장이 뒤에서 그분을 케어하여 올라가겠다 하여 뒤에 두고 올라갔다.

흐리던 날씨는 당장 눈이라도 내린 것 같이 잔뜩 찌푸려 있었는데, 산행을 시작한 지 30여분

후 가느다란 눈발이 날리기 시작하였다. 그치지 말고 함박눈이 되어 펑펑 쏟아지거라 ~~

눈 산행을 기대하며 물푸레나무 군락지를 지났다.

시간이 지날수록 눈발이 세어지며 눈송이도 굵어져 등로에 눈이 제법 쌓였다.

어쩌면 눈 산행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에 발걸음이 가벼웠다.

10시 30분 쉼터에 도착하여 간단한 간식과 생수를 마시며 잠시 쉬었다가

다시 산행을 이어갔다.

운두령 고개에서 쉼터까지는 완만한 경사 능선을 따라 올라오는 힘이 안 드는 코스였으나

지금부터 전망대까지는 다소 경사가 있는 깔딱고개길이다.

다소 경사는 있으나 바위구간이 없는 평범한 육산으로 다른산의 깔딱고개 보단

훨씬 힘이 덜 든다.

20여분 이동하여 깔딱고개를 지나니 다시 완만한 능선길이 이어진다.

산죽군락지를 지나니, 내리던 눈발이 점점 약해지더니 잠시 후 멈추어 버렸다.

함박눈이 펑펑 내리기를 바랐으나 하늘이 도와주질 않는다.

11시 10분 전망대에 도착하였는데 정상에는 약한 안개가 드리워져 있다.

전망대 (1,492m)

계방산에서 두번째 높은 봉우리로 백두대간의 등줄기를 볼 수 있는 최고의

전망대이나 운무에 가려 조망은 꽝이다.

계방산 정상도 운무에 가려져 조망은 좋지 않다.

눈만 있었으면 환상적인 풍광을 연출하는 주목군락지인데 . . .

전망대를 떠나 남동능선을 따라 계방산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계방산 상고대가 가장 멋진 철쭉 군락지인데 눈이 없으니 . . . .

그나마 조금 전에 내리던 눈이 쬐금 쌓여 나무가지가 희끗희끗하다.

눈이 없어 서운하기는 하지만 툭 터진 광활한 능선을 걷는 것만으로도 기분은 상쾌하다.

기온은 영상으로 올라가 장갑을 벗어도 손이 시리지 않을 정도로 포근한 날씨이다.

전망대에서 20여분을 이동하여 계방산 정상에 다다랐다.

정상에는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정상 인증샷을 위한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계방산 (1,577m)

계방산은 한라산, 지리산, 설악산, 덕유산에 이어 다섯 번째로 높은 산이나

산행 기점 운두령고개(1,089m)로 표고차가 488m밖에 나지 않아 높이에

비해 그리 힘들이지 않고 쉽게 올라왔다.

후미 일행을 기다렸으나 뒤처진 여자분의 발걸음이 워낙 느려 이제 전망대에

도착하였다는 산악 대장의 연락을 받고 단체 사진을 찍고 정상에서 점심을

먹기로 하기였다.

주목군락 삼거리로 가는 동북능선에는 희끗희끗 상고대가 조금 핀듯하다.

오늘 산행에서 제일 멋있는 장면이 아닐까 싶다. ㅎㅎ

점심 식사를 시작한 후 5분 정도 지나서 후미 산악대장과 일행이 도착하였다.

중도에 포기하고 운두령으로 내려갈 줄 알았는데 정상까지 올라왔다.

식사를 끝내고 계방산 정상에서 A, B조로 나누어 A조는 주목군락 삼거리에서 노동계곡으로,

B조는 계방산 정상에서 바로 노동리로 하산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상고대도 기대하기 어렵고 일행 중 다리가 불편한 분이 있어 전원 계방산 정상에서

바로 노동리삼거리로 하산하기로 하였다.

계방산 정상에서 노동리 삼거리까지는 4.8km로 2시간 정도 걸리나 오전에

뒤처졌던 분이 있어 시간이 많이 지체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상에서 1km쯤은 가파른 급경사 지역인데, 산악대장이 오전에 뒤처졌던

분을 케어하여 오느라 일행과 많이 떨어졌다.

오전에도 산악대장이 고생이 많았는데 오후까지 수고하는 게 안쓰러워

내가 그분을 케어하려고 기다렸다가 산악대장을 먼저 내려보냈다.

다리가 불편하신 여자분과 함께 내려오면서 산에 오게 된 경위를 물어보았다.

지인의 권유로 함께 산행하게 되었는데, 산행은 높은 곳에서 시작하여 얼마 안 올라

가도 정상에 이를 수 있어 트레킹 코스나 다름없다 하여 따라오게 되었다고 한다.

다리가 불편해 보이는데 어디가 안 좋으시냐고 물었더니 몇 년 전에 고관절 수술을 받아

인공관절이라 걷는 게 불편하다고 한다. 평소 산행이라고는 해 본 적이 없는 분이 더구나

인공관절로 다리까지 절룩거리며 산행을 하느라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하는 생각에

너무 안쓰러웠다.

동안이라 나이를 갓 육십 정도로 보았으나 실제 나이는 69세나 되셨다고 한다.

연로한 연세에 불편한 다리를 끌고 산행을 하면서, 일행과 뒤처지는 것이 미안하여

이를 악물고 따라오셨다고 하니 정신력으로 버티신 것 같았다.

이렇게 힘들 줄 알았으면 따라오지 않았을 것은 너무 몰라 오게 되었다고 한다.

다음부터는 산에는 가지 말고 둘레길이나 다니라고 당부를 하였다.

뒤에 따라오는 동안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이 위태위태하여 마음을 졸였으나

다행히 사고없이 안전하게 내려올 수 있었다.

계방산 정상에서 12시 50분에 출발하여 15시 20분에 하산을 마쳤으니 4.8km를

2시간 30분에 내려왔다. 시간이 더 많이 지체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는 시간이

많이 걸리지는 않았다. 느리지만 쉬지 않고 계속 내려와 빨리 내려온것 같다.

성한 사람도 내려오는 내내 신경을 쓰느라 양쪽 어깻죽지가 뻐근한데

그분은 얼마나 힘들었을지 . . .

다음 부터는 산행 초보자에 대해서는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아 오늘 같은

일이 생기지 않토록 각별히 주의하여야 하겠다.

[산악대장]

형님 잘 보고갑니다. 그리고 수고하셨어요

[이웃사촌]

감사합니다. 좋은 날 되세요 ^^

[노형일]

그날 수고 많으셨어요.

[이웃사촌]

형님 감사합니다. 좋은 날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