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춥지 않은 청량리역 1월 30일, 저녁 11시 38분 !!
미리서 예매하여둔 환상의 눈꽃열차를 타고 정동진에서 해뜨는것 보고 눈꽃축제하는거 보러갔다..
1인 59,000원이면 기차와 연계버스 입장료가 제공된다
이름이 환상 열차이지 낡은 무궁화이다. 그래도 몇군데 정차하고 논스톱이다.
1량에 72명이 타는데 8량을 달고 덜컹거리며 천천히 어둠속을 향하여 달리는 열차안은 어린아이마냥 설레이는지 다른 여행객들은 타자마자 맛있는것들을 꺼내어 먹기시작한다.
난 너무 피곤해 먹으면서 잠이 들었나보다
5시 30분!! 어둡고 새벽공기가 차가운 정동진!
이 조그마한 어촌마을이 관광도시로 탈바꿈되어있다.
서울부터 따라온 가이드가 아침식사하고 일출을 보고 8시까지 관광버스에 탑승하라고 한다.
황태해장국이 제일 유명하나보다. 이곳저곳이 다 황태해장국이다.
1인에 6000원이고 맛있은걸로 보면 바가지는 절대 아니나보다.
어둠을 가르며 껌껌한 모래사장으로 나갔다. 낭만을 느끼기엔 너무 춥다.
10분가량을 걷자 소나무가 가득한 모래시계공원이 나왔다. .
모래시계의 주제곡인 "crane'가 잔잔하게 울리며 모래시계의 모래는 흐르는 시간처럼 흐르고 있다.
구름에 가린 동녘은 끝내 붉은빛으로 물들이지 못하고 아쉬움만 남기게 됐다.
햐얀 파도만이 간간히 밀려든다.
멀리 배모양의 호텔들이 보인다. 그곳에선 동해의 일출을 창밖에서 볼 수있을것 같다.
태백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태백 당골광장에 마련된 태백산 눈축제장으로 향하였다.
흐리던 날씨는 태백으로 들어서자 진눈깨비가 내리고 산야는 하얗게 덮여있다.
관광비수기인 요즘 관광버스가 이곳에 다 모인듯하다.
1월 30일부터 2월 8일까지 "눈을 따라 추억을 담아 雪왕雪래 태백산 눈축제"이다.
얼음조각공원, 얼음 미끄럼틀등을 지나 눈조각들이 눈을 황홀하게 한다.
하얀 커다란 작품들이 뽑내고 있다. 숭례문,꼬마신랑신부, 도깨비, 돼지, 소,..
위로는 대학생들의 작품들이 자리잡고 있다. tv로 봤던것보다 훨 멋있고 정교한듯 하다.
어떻게 작품을 만드는지...
불안했지만 비닐포대로 볼슬레이를 타는 재미도 맛 봤다. 아이들이 있으면 함께 타면 재미가 더 있을건데..
위쪽으로는 눈썰매장이 있다. 다음에 손자 손녀가 생기면 눈썰매 타러와서 내가 더 많이 타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태백산 등산하는사람들도 많이 눈에 띈다.
옆에 위치한 석탄박물관에 들렸다.
세계에서 산출된 진기한 암석들이 다 모여있는듯했다. 화려한 자수정등...
지하에는 우리나라에서 석탄이 채굴되기 시작하여 현재에 이르기까지 과정이 생생하게 담겨져있었다.
점심을 먹고 2시10분까지 버스로 오라고 한다.
거리의 피에로는 3명의 장단에 맞추어 노래를 하고 있었다. 눈이 날리고 차가운 바람이지만 여장한 가수는 맨살을 드러내고 정말 멋드러지고 구성지게 노래한다. 만원짜리 한장씩을 받아가며 슬픈 인생인지 행복한 인생인지 얼굴에 그려진 분장만큼 모를 모습으로 만담과 욕을 섞어가며 노래도 하고 테이프도 판매한다.
태백역으로 오는길에 황지도 보이고 황지성당도 보인다. 한창 열심히 보는 '에덴의 동쪽'에 나오는 곳이라서 어쩐지 친근하다. 황지못과 황지 성당에 들려보고 싶었지만 3시 20분 출발하는 눈꽃열차를 타기위해서는 부족한 시간이다. 한때는 우리나라의 동력의 한축을 담당하던 카만 석탄이 이곳 주민들을 먹여살렸겠지만 지금은 관광객으로 대체된것 같다. 하얀눈에 덮인 산야에 검은 연기를 날리며 석탄을 실어나르던 기관차가 오늘 눈꽃열차가 대신했으리.
태백을 벗어나자 눈이 안보인다.
피곤하지만 모처럼의 열차여행이 주는 정겨움에 취해 8시쯤 서울에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