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이어 이어진 고강도 비용절감 효과
반도체. LCD 실적 턴어라운드도 한 몫
불황기 초격차 전략 예상보다 큰 성과
삼성전자가 6일 오전 공시를 통해 2분기 영업이익이 2조원을 훌쩍 넘었다는 뉴스를 공개하자 여기저기서 "역시 삼성"이라는 감탄사가 흘러나왔다. 삼성전자가 불황 탈출을 위해 내세웠던 '초격차(超格差)전략'이 예상보다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방증이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불황기에 더 강해졌다는 평가다. 경쟁업체들이 뜻밖의 글로벌 불황을 맞아 허둥거릴 때 삼성전자는 위기에 버틸 수 있는 방업을 제대로 찾아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 올 하반기에 글로벌 경기가 다시 악화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어 삼성전자의 초격차 전략은 아직 진행형으로 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 5개 퀴워드에 담긴 성공 비결
위기 극복을 위한 첫 단계는 과감한 조직개편이었다.
지난 1월 삼성전자는 휴대폰. TV. 반도체. LCD 등 4개 사업부 체제를 완제품(DMC)와 부품(DS) 등 2개 부문으로 이원화한다고 깜작 발표했다. 지난해 4분기 7400억원(연결기준)이라는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며 단행한 '불황기형' 조직개편이었다. 구조조정의 배경은 단순했다. 몸집을 가볍게 하고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겠다는 것이었다. 본사 인력 1400명 가운데 200여명만 남기고 현장으로 전진 배치하는 파격적인 인사도 뒤따랐다.
또다른 성공 비결로는 시장을 스스로 창출하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전략이 꼽힌다. 글로벌 TV시장 1위인 삼성은 지난 3월 발광다이오드(LED)TV를 출시하고 대대적인마케팅 활동을 펼쳤다.
경쟁업체를 영리하게 견제한 점도 주효했다. 반도체 분야를 놓고 보면 삼성전자는 믈래시메모리, DDR3등 고급제품군에선 기술 우위를 토대로 높은 가격을 받고 , 이미 대중화된 D램 제품군은 경쟁업체와 비슷한 가격으로 밀어붙이는 전략을 썼다. 다른 업체보다 늦게 감산에 나선 것도 후발업체 견제를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다. 고강도 비용 절감도 깜짝 실적의 비결이었다. 삼성은 지난 1분기에 판매관리비를 전분기보다 36%(1조6000억원)나 줄였고 2분기에도 이 같은 비용절감 노력은 이어졌다.
◆ 모든 사업영역 흑자 달성
삼성전자가 내놓은 실적 '가이드라인'에는 지난해 4분기부터 2분기 연속으로 대규모 적자를 냈던 반도체와 LCD 부문이 흑자로 돌아섰다는 강한 암시가 담겨 있다. 반도체와 LCD가 각각 지난 1분기에 연결기준으로 6700억원, 31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깜짝 실적의 일등 공신은 부품(DS)부뭄의 턴어라운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LCD부문은 제품 가격이 전반적으로 회복된 덕을 크게 돴다. 32인치 LCD패널의 경우 연초보다 제품 가격이 20%가량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부문도 플래시메모리 가격 강세가 이어졌고, D램 가격도 꾸준히 회복돼 손익분기점을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휴대폰 부문 역시 2분기 연속 1조원을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하나의 놀라은 점은 TV사업에서 영업이익이 1분기 보다 2배 이상 증가했을 것이란 점이다. 애초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2분기에 휴대폰과 TV부문의 마케팅 비용이 증가하면서 1분기보다 오히려 수익성이 소폭 약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스마트폰 등 프리미엄 휴대폰과 LED TV 등 마진이 높은 제품군에서 이익률을 높이는 한편 선택적 마케팅을 통해 비용 증가는 최소화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