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디오 반의 김성배 작 이율구 작곡 이강선 연출의 뮤지컬 아버지
공연명 아버지
공연단체 스튜디오 반
작가 김성배
작곡 이율구
연출 이강선
공연기간 2014년 11월 1일~7일
공연장소 국립극장 별오름극장
관람일시 11월 7일 오후 8시
장충동 국립극장 별오름극장에서 스튜디오 반의 김성배 작, 이율구 작곡, 이강선 연출의 <뮤지컬 아버지>를 관람했다.
<뮤지컬 아버지>는 “목련을 기억하는 남자”라는 부제가 붙어있는 음악극이다.
김성배 작가는 스물여섯 살에 뒤늦게 숭실대에 입학해 불문학을 전공하고, 졸업 후 잡지사, 인터넷 매체 등에서 일하다가 해외축구 통신원이 되겠다는 생각으로 2003년 영국의 해안도시 이스트본에 갔다. 1년 4개 월 간의 영국 체류는 그러나 호구지책에 쫓겨 통신원 활동은커녕 "바다에 발 한 번 담가보지 못한 채" 이어지는 노동의 연속이었다.김성배는 어느 날 함께 호텔에서 일하던 스페인 여자에게서 이런 말을 들었다. "영국에 왔으면 '오페라의 유령'은 봐야 하지 않겠어요?" 20파운드, 당시 환율로 4만 원정도 되는 관람료가 부담스럽기는 했지만 그는 하루 날 잡아 런던의 극장에 갔고, 뮤지컬과의 첫 만남에서 단박에 그 매력에 빠져들었다. 얼마 뒤 뮤지컬 '캣츠'가 이스트본에 순회공연을 왔을 때 김성배는 친구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영국에 왔으면 '캣츠' 정도는 봐야 하지 않겠어?" 그렇게 그는 귀국하기 전까지 줄잡아 50편에 이르는 뮤지컬을 봤다.김성배는 뮤지컬을 본격적으로 공부하려 지난해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극창작과 예술전문사 과정에 입학했다. 대본 및 작사를 전공하면서 지난 가을에는 직접 대본을 쓴 뮤지컬을 교내에서 공연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희곡에 대한 관심을 자연스럽게 키워나갔다. 특히 교수 등 극작가들에게서 혹독한 글쓰기 훈련을 받으면서 그는 "뮤지컬과는 또 다른 연극의 매력을 느끼게 됐고, 두 장르를 접목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됐다"고 한다.<확률>이라는 2011년 김성배의 한국일보 신춘문예희곡부문당선작은 그가 지방 국도에서 자동차 사고를 목격하고 착상한 작품이다. "교통사고는 우연히 일어나서 삶과 죽음을 한순간에 뒤바꾸잖아요. 그 우연한 순간을 통해 인생 전체를 이야기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김성배는 이 작품에서 죽은 두 남녀의 관계와 그 배후를 치밀하게 복원하는데, "사람 사이의 관계, 특히 서로 잘 알지 못하면서도 안다고 생각하는 통에 쌓여가는 오해들을 희곡을 통해 깊이 파고들고 싶다"고 말하고, 이번 <뮤지컬 아버지>에서도 극중 교통사고로 어머니를 잃는 장면이 등장한다.
무대는 한 주택과 그 집 정원이다. 무대 하수 쪽에 잎이 떨어진 목련나무 한 그루가 서있다. 그 앞에 직사각의 긴 조형물이 있어 앉을 수 있게 되어있고, 무대 상수 쪽에는 긴 나무의자가 있다. 중앙에는 탁자와 의자가 놓여있고, 그 뒤 왼쪽에 이층으로 오르는 계단과 난간이 보이고, 오른쪽은 실내로 통한다. 배경 중앙에 연주석이 있어 기타와 건반악기를 연주자들이 앉아 연주한다.
이 극에서 아버지는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는 인물로 설정이 된다. 몇 십 년을 한 단독주택에서 살며 한 그루의 목련나무를 심고, 나무가 성장하고 꽃을 즐겼는데, 이 년 전부터 목련나무에 꽃이 피지를 않는다. 아내와 아들과 딸은 나무가 죽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아버지는 나무가 죽지 않은 것으로 생각을 한다. 부모의 결혼기념일에 집을 찾아온 아들과 딸, 자매는 부모에게 여행을 권한다. 그래서 여행사에 날짜까지 잡았는데도, 아버지는 여행을 가지 않겠노라 고집을 피운다. 남매가 장차 치매증상이 심해 대소변도 못 가리리 게 될 것을 예상하고, 단독 주택을 팔아 아파트로 이사하고, 아버지를 요양원에 입원시킬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애써 절약하고 저축해서 마련한 단독주택 팔기를 아버지는 적극 반대한다. 그리고 집을 판, 돈으로 아들이 연극에 투자를 하면 어쩌나 하고 걱정을 한다.
장면이 바뀌면 아들과 딸이 짐을 꾸린다. 아마 이사를 하게 된 모양이다. 아버지가 등장을 한다. 그리고 어머니를 찾는다. 남매는 어머니가 어디 있느냐는 대사를 한다. 아버지는 어머니를 계속 찾는다. 그리고 가족들의 과거 여행 장면으로 되돌아간다. 승용차에 아버지가 운전을 하는 모습이 보이고, 그 옆에 어머니가 앉아있고, 뒤쪽에 남매가 앉아있다. 그러다가 승용차가 덤프트럭과 부딪치고, 어머니가 죽게 되는 장면이 재현된다.
결국 아버지는 요양원에 입원을 한다. 자녀들이 자주 방문을 한다. 아버지의 기억 속에 어머니의 모습과 목련나무가 함께 떠오른다. 아버지는 치매병원에서 생을 마칠 때까지 아내와 목련나무를 영원히 기억하려 애쓰고, 아들은 연극 연출가로, 딸은 가족의 이야기로 후에 극작가로 이름을 날린다는 이야기다.
전홍선이 아버지, 지우림이 어머니, 조동현이 아들, 김민지가 딸, 박은영이 의사, 이상은이 작가로 출연해, 호연과 열창으로 관객을 도입부터 공연에 몰입시키고 갈채를 받는다.
음악감독 성 경, 기타연주 김민수, 건반악기연주 박은혜, 무대디자인 손지희, 조명디자인 임성빈, 음향디자인 전민배, 의상디자인 이현지, 분장디자인 박주현, 그래픽디자인 아트그램, 홍보 성지수 등 연주자와 제작진의 기량이 드러나, 스튜디오 반의 김성배 작, 이율구 작곡, 이강선 연출의 <아버지-목련을 기억하는 남자>를 기억에 길이 남을 음악극으로 창출시켰다.
11월 6일 박정기(朴精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