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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9월27일 목요일
26일 우리집에 뜻하지도 바라지도 않았건만
의사 소통이 잘못 전달 된 일이 있었다
27일 아침
어머님의 방문을 열어보는 순간
산바의 태풍보다 더 센바람이 내 온몸을 뒤흔들어 버린 아침이었다
주저 앉자서
아이들이 볼까봐서 청심환을 떨리는 두손으로 마셨다
누가 뭐라고 한것도 아니건만
왜그리 눈물만 흐르는지....
마음을 가다듬고 멍하니 있는데
선이야 계족산 가자 한 경자언니의 약속 조차도 잊어버리고
그제서야
언니는 비래사 입구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겠구나
언니 나 못가 혼자 조심해서 잘 갔다하고 문자를 보낸다
전화가 왔다
무슨 일이야
너가 약속을 다 안지키고 나 지금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어
미안해 언니
내가 좀 정신 없었네 미리 할것을..
알았다 한 언니가
잠시 뒤에 우리집 부엌으로 불쑥 들어섰다
왜 산에 안가고 여기로 와서
무슨일이야
너 목소리가 이상해서 어디 아파하는 것이다
그소리에 나도 모르게
부엌에 주저 앉자서 소리내어 울어버렸다
혼자라고 느끼고 감당을 못하고 있는 나에게
내편인 엄마같은 포근함이 느껴지는 순간 통곡하고 울어버린 날이기도 하다
무슨일이야
이런 나를 보고 있는 언니가
가자 나가자
집에 있음 더 답답해 무슨일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산에 가자
너가 좋아하는 산에
언니 가기 싫어 오늘은
너 이러고 있을 거야
고모하고 어머님은 안계셔
응
그럼 나가자
하면서 내 가방을 들고 먼저 나서는 언니의 뒷모습에서
내마음에 진정제 같은 따뜻함이 스며들었다
그렇게 다시 계족산으로 갔다
비래사 입구를 지나
언니 오늘은 다른 길로 가자
그래
너 가고 싶은 길로 가
돌탑을 지나면서
언니 정성드려야지
응
너도 하나 보태라
그래야 겠다 언니
나도 오늘은 돌탑을 쌓아야겠다
밤 바라
다람쥐 밤 주워 가면 안되는 것 아니여
그러긴 한데
토종밤 배고픈데 까먹어야 겠다
너 오늘은 달리기 안할 거야
뛰고 싶은 기분이 아니야 언니
그래 뛰지 마라
마음이 안 편할때는 다칠수도 있으니께
그럼 우리 오래간만에 산 꼭대기 한번 올라가볼까
그래 언니 산성으로 해서 절고개로 내려가자
야 금방이네
좋다 언니야 가슴이 후련하네
바라
잘 왔지
응 언니고마워
사는게 뭐 별거야
이렇게 바람 쏘이고 들어가면 한결 마음이 가벼워지는 거야
알아
그런데 잘 안될때가 더 많은데
언니가 나 생각을 해주니까
여기까지 온것이지
언니 내가 밥 사줄께ㅋㅋ
누가 밥사면 어때 너하고 웃으면서 같이 다니면 난 좋아
진짜
그럼 사모님이 밥싸
뭐해
승무춤 추려고 해
아니여 얼굴 햇볕 때문에
아니 이 좋은 가을빛을 왜 가려
안되
언니 말 또 안 들으면 나두고 나혼자 뛰어가 버린다
야 봐
안 온다고 한것을 나가 데리고 오니께 뭐라고
무습다 산성 밑으로 내려다보니
겁 많은 척 하지 말고 서라
기념해줄께
야 진짜 다리 떨린다니까
알았슴니더 사모님
수건 치워
안 된다니까
그려 이뿐 사람은 다르긴해
너도 서라
당근이제 난 생얼로
잘 찍어해더니
나 못 찍어
그럼 언니는 이뿌니께 이뿌게 당연히 나오고
난 안 이뻐서 못나와서 안된다는 것이여
그런것이 아니고
알았다 서라 찰칵 ㅋㅋ
저기 무슨꽃이고
몰라
들국화
모른다고
너가 모르는 것도 있어
나라고 별수 있어 모른다고
너 그러지 마라
뭐가
너 화나면 난 무습다
무서워 하지마소
알고 보면 지도요 연약한 여자거든요
가만히 보면 좀 괜찮은 아낙네요 ㅋㅋ
알지
그런 오늘은 심기가 좀 불편하니 이해하소
이꽃 들국화다 언니
언니 서라
왜
저 관문은 절대로 그냥 못가
왜
이 성문을 나서면 무엇이 있는지 모르지
무엇이 있는데
관심이 그렇게 없어 내가 전에 같이 왔을때도 말했는데
몰라 기억안나
어째 어디서 많이 들은 소리를 이 좋은 산에서도 듣네
기억해봐
안나
이번이 마지막이다
그래 뭐가 있어
대청호의 풍경 봐
그래 한눈에 다보이제
그러게
그리고 또 다른 세상에 풍경으로 이어지는 산길
사람과 사람이 함께 걸어가면서 나누는 이야기길
알았제
응
뭐해 언니 잠시만 쑥 조금만 뜯어갈래
뭐하려고
혹시 몰라
아가씨 찜질하게
갔다면서 아니야 잠시 볼일 있어서 간거야 당진
그래 그럼 뜯자
이 계족산 아침 이슬먹고 자란 가을쑥
얼마나 좋겠어
그래 조금만해도 한참해
봄에 쑥 뜯으려 여기 올까
그러세요 사모님 자연 보호에 걸린다
그래 진짜로
응
쑥도 그럼 언니
그럼 넌
나 그만 한다 걸리기 전에
얼른 내려갑시다요 ㅎㅎ
그래 너마음대로 해
언니 밤에 계족산 산성 한번도 안 와봐제
밤에 왜와
넌 야간산행때 왔제
응
언니 여름날인가 작년에 옥수수를 가져와서 먹었서니께
9시경 의순이하고 야간산행 왔는데
산성에서 바라본 여름 밤하늘
대전시내 야경
본 사람만이 느낄수 있는 기분 밤 풍경 환상이었거든
그래 아무나 볼수 없는 밤 하늘이었겠다
너무 좋더라
언제 한번 오자 야간산행 할때 언니
나는 못와 너처럼 산에 못다녀
야간 산행은 천천히 가
연습해서 한번 와 나가 보디가드 할테니께
알았어
언니 기분 너무 좋아졌다
이런 저런 이야기 하고 나니까
저기 비래사로 갈려면 어느 쪽으로 가야합니까
길을 물어보셨다 산성 입구에서
예하고 대답을 하고
일어섰다
그게 무엇입니까
쑥입니다
뭐하려고 뜯어시는지
좀 쓸때가 있어서요
계족산 산성의 입구 계단을 내려오니
코스모스 한들 한들 가을 바람에 흔들리는 길을 지나는디
같은 길을 동행하게 되었다
어디로 가시나요
저희들도 비래사로 내려갑니다
앞서 가시는 네분 산님들에 이야기가 들려왔다
계족산의 황톳길 어디에서 어디까지 이어지는 물어보셨다
어느길로 올라오셨는데요
장동 휴양림에서 출발해서 산성으로 올라오셨다고 했다
어디서 오셨는데요
서울요
아~~예
계족산에 대해서 궁금하신 것이 많으신 분들을 만난 것이다
30분 정도 능성길을 같이 동행하게 되었다
맨발로 걸을 수 있는 황톳길
계족산 산허리 황토를 깔아 놓은 임도길 13.5킬로
운동하기 좋은길
마라톤의 훈련코스라고 대전에서 살아가는 한사람으로써
자신있게 자랑을 했다
실례가 안된다면 저기 고향이 어디신지
저요
경남 창녕입니다
부곡 온천있는데요
예
말씨가 대전분이 아닌것 같아서요
말씨가 너무 이뿌게 들려서요
한분께서
창녕댁이네요 하시면서 웃으셨다
창녕에 창녕조씨들 많이 사는데
예
창녕댁
정겨움이 느껴졌다
고등학교 동창생으로
멋진 노후를 해맑게 당당하게 화려하게 살아가시는
서울에서 오신 네분 선생님과 새로운 인연이 여기서부터 시작되었다
계족산의 가을이 물들어 가는 산길에서
절고개 도착
계족산 황톳길 기념할 수 잇는 사진 한장을 찍어드리고 싶었다
좌측으로 네분을 소개합니다 ~기획부장님 대장님 총무님
가끔씩 왕따를 당하신다는 팀에 균형을 잡아주시고
팀원을 위해서 뒤에서 웃음꽃을 선물해주시는 분
어디로 갈까를 의논하고 계신것 같아서
제가 사진 한장 찍어드리고 싶습니다
그래요 고맙습니다
찰칵 ㅋㅋ
멋진 노후를 보내고
경자언니 물이라도 좀 먹고 가자
그래 언니 잠시 쉬었다가 가
무겁은 배냥을 내려 놓고
이렇게 길을 잘 가르쳐 주고
계족산의 설명까지 들었는데
각자 배냥속에 남아있는 것 있음 하나씩 내어보세나
창녕댁 언니하고 뭐라도 감사에 뜻을 전해야지하셨다
아닙니다
사양한들 무슨 소용있으라
그분들에 마음이니 감사히 받았다
우리는 인삼 사탕 밖에 없었다
여기 사탕이라도
아니요 나이가 들어서 당이 있어 사탕도 마음대로 못 먹어하셨다
여기 창녕댁 사과 하나 뿐이네
난 떡 하나
난 오미자 차
난 없는디
의자 밑에 등산화를 보시고
누가 신발을 벗어 놓고 갔구먼하셨다
설명을 해드렸다
계족산에 오시면 이런 풍경이 여기 저기 산 길목마다 볼수 있습니다
맨발로 걷고 싶을 때는 아무곳에서나 벗어두고 걸어갑니다
누가 안가지고 가나요
다시 돌아 온다는 것을 알고 있고
오래동안 그래와기에 여기에 오시는 분들은
아직 등산화의 주인이 걸어오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그냥 자연스럽게 지나칩니다
야~~
대전 계족산
대전에 인심
요즘 세상에서 볼수 없는 풍경이 있는 계족산 황톳길
정말 기억에 남을것 같다고 하셨다
마음이 너무 좋아진다
도심속에서 볼수 없는 풍경
음식점이나 신발을 벗는 곳에서
일어나는 매이커 있는 신발이 없어지는 일들이 종종 있는데 하시면서...
그렇게 비래사 목적지를 향해 내려가시는 네분의 뒷모습에서
누가 먼저 앞서지도 않고
나란히
선두와 후미가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계신분들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는 모습에서
이런 것이구나
오래 갈수 있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
비래사 도착
200백년의 세월 그자리에 서있는 비래사 향나무
비래사 마당에서
계족산의 시작과 끝자락을 놓고 다음을 기약하면서
목적지 서울을 향해서
마음으로
눈으로
가슴속에 새겨진 대전의 계족산
다시 한번 시간을 내어오겠다 하시면서
언제가 제일 좋은지 물어셨다
산은 언제가 좋다고 말을 할수 없음이요
전 개인적으로 겨울산을 좋아합니다
하지만 계족산을 다시 한번 오신다면 벗꽃이 피는 봄에 오시면
꽃눈이 날리는 임도길
대청호와 어우려진 풍경이 환상의 길입니다
그래요
예
미안하고 고맙운데
창녕댁
바쁜시간을 내어주어서요
아닙니다
오늘은 제가 더 좋은 시간이 되었습니다
오늘 제가 기분이 좀 안좋았어 산에 와거든요
다른때 같으면 달리기만하고 빨리 내려갑니다
혼자요
예
오늘은 그런날과 너무도 다른 느낌입니다
너무 좋은 말씀에 천천히 걸어야 볼것이 더 많은데
늘 바쁘게 스쳐지나간 길들이 새롭게 다가온 오늘인것 같아서요
그래요
그럼 점심을 먹어야하는데
어디가 좋은지
내려가시면 입구에 식당이 많습니다
보리밥 한그릇 같이 먹을수 있는 시간을 더 내어주면 안되는지
잠시 머뭇거리는 언니와 나에게
바쁜 두분을 잡는것 같지만
시간이 점심을 먹을 시간이라서 ..
고맙습니다 선생님
함께 한 자리에서
아름다운 노후를 생각해 본다
넘치는 것도
자랑하는 것도
많은 음식도 아니었다
배려와 겸손
감사와 고마움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하셨다
칠순을 넘어
고등학교 동창생 4인방
잘난 것도
못난 것도 없는 황혼이 아름다운 빛으로 물들어가는 젊은날의 그 마음 그친구들
동동주 한잔으로
오늘도 무사히 산을 오르고 내려옴에 감사하고
동동주 한잔에 친구에 건강을 빌고
오래도록 함께 걸어가기 기원하면서 잔을 내려놓셨다
몇시 기차예약 입니까 선생님
5시반
아직 시간이 3시간 정도 남았는데
조심스럽게
대청호를 보셨나요
아니요
저희집이 대청호 주변입니다
시간이 남아서니
저희집에 가셔서 차 한잔 대접할수 있도록 시간을 내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조금은 의아하게
그래도 되는지 집에 남편이 없는지
조금은 걱정이 되셨나보다
괜찮습니다
그렇게 해서
그럼 택시를 한대 잡아서 가야지요
그렇게 하시지 말고 조금 불편하시더라도
뒤좌석에 4명이 타면 되는데 ㅋㅋ
약 10분 정도 걸리는 거리라서 .......
느껴졌다
네분 선생님들의 삶이
살아오신 경험과 생활 철학이 담김 말씀에서
언니와 내가 귀를 귀우려 보았다
언니 어떻게
오늘같은 날이 있어
대화가 통한다는 것이 이런것이야
나이와 아무른 상관없이
같은 생각을 한다는것
공감할 수 있는 그런 부분들이 있다는것
보통사람과 대화보다 무엇인가 다르다는것
뭐 그런것이 있으신 분 같애
너 기분 너무 좋아진것 같애
언니 차 한번만 빌리자
우리집에 가셨어
차한잔 대접하고 싶어
그래
고마워 언니야
배냥을 같지고 타시면 언니는 택시를 타고 와야하는데
너 우낀다
대장님께서
차 주인이 누구신지
언니입니다
그런디 어찌 그런 법이 ..
대전에는 있습니다 선생님 ㅎㅎ
그럼
배냥은 트렁크에 ...ㅋㅋ
집으로 들어가기 전에
대청호가 보이는 추동으로 향했다
이나이에
이렇게 뜻하지도 않은 좋은날을 다 만나고 너무 좋구만
계족산 보다
대청호를 더 기억하겠구만
잠시 후 우리집 마당에 도착
이해가 좀 안가시는 분도 계신것 같았다
거실에서 차 한잔을 내려놓는 순간
남편은 자연스럽게 들어왔다
오늘 상황을 간단히 설명
멋지게 한마디하시는 대장님
서울에 대전 계족산 황톳길 산행길에서 창녕댁을 만나서
창녕댁 집까지 오게되었습니다
남편이 견적서 때문에 들어 왔다고 했다
그래서 다시
불편하시겠지만
내 공간으로 ....
죄송합니다
거실보다 이곳이 더 편하게 대화를 할수 있는 공간이 될것 같아서요
괜찮습니다
창녕댁
이렇게 살아가는 사람도 있구만
언니가 아까 동생은 재주가 너무 많다고 하더구만
무슨 말인가 알것 같구만 이제야
그런것 아닙니다
고맙네요
너무도 행복한 날을 만들어 주어서
나에게는 너무도 짧은 시간이었다
아쉬움이 남는 시간이었다
많은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사람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우연히 스친 인연이
우리집 마당까지
계족산 산자락에서 대청호 길목까지
대전에서 서울까지
귀한 금송이 아닌가
남편에게 좋은 득남 한마디를 남겨 주셨다
사람은 어디에서든지
다시 만난다
그 어떤 인연으로
다시 만나고 싶은 인연으로..
정말 좋은 오늘이었다고
남편에게 고맙다는말을 건네셨다
세상에서 최고의 복은 천복이라고 생각한다
하늘이 내려 주는 오늘같은 인연이 복이 아닐까
내가 행복하고 내가 좋다
길을 가다
또 언제가 만나고 싶은 분들
약속은 하지 않았지만
또 언제가 대전을 찾아오시면
이곳을 마음편히 차한잔 하려 들어오시기를 바래본다
오늘이 그런 날이었다
내마음이 작아지고 좁아져있는데
네분의 선생님의 만남에서
작아지려는 나를 다시 크게 만들어 주신 분들이다
더도 덜도 아닌
나를 보게 해주셨고
부모님을 돌아보게 해주셨다
나 중심의 마음을 내려놓게 해주신
네분 선생님 고맙습니다
멋진 모습에서 노후의 아름다운을 보았습니다
먼길을 가려면 좋은 사람과 함께 가야한다고 하셨죠
그런 날이었습니다
건강하세요 ^!^ 선생님
2012년 9월27일 목요일 맑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