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오지자(五之煮)
본 장은 차를 끊이는 과정 및 제다기술을 기술하였다. 음력 2~4월의 맑고 구름없는날 차의 품질로서 으뜸인 자순(紫筍)과 녹아(綠芽)를 따서 수증기로 찐 후, 절구통에 넣고 찧는다. 그런후 틀에 넣고 압착하여 동그라미, 네모, 꽃 모양으로 박아내어 대발에 펼쳐 말린다.
말린 차의 한가운데 창으로 구멍을 뚫은 후 막대기로 꿰어 배로(焙爐)위에서 다시 불에 쬐어 말린 후, 대나무로 쪼개 만든 꿰미나 닥나무 껍질을 꼬인 꿰미에 차를 꿰어서 장육기(藏育器)에 보관 저장한다.
차를 달이고 마시고자 할 때는 장육기(藏育器)에서 떡차를 꺼내어 집게에 끼워서 불에 바싹대고, 여러 번 뒤쳐 가며 바르게 구워지도록 맞춘다. 떡차의 표면 껍질이 마치 두꺼비의 잔등처럼(합모배(蛤모背)) 우굴 쭈굴할 정도로 부풀어 오르게 굽는다.
차를 달이는 불은 숯을 쓰며, 그 다음으로는 굳은 섶나무를 쓴다. 차를 달일 물은 산수(山水)가 상등품이요, 강물이 중등품이고, 우물물이 하등품이다.
어슴푸레하게 물 끓는 소리에서 솥바닥에 물고기의 눈(魚目)과 같은 기포가 생겨나는 첫번째 끓음이 일비(一沸)일 때 찻물의 단맛을 내기위해 약간의 소금을 넣어 같을 맞춘다.
숯불에 의해 물위에 떠 있는 검은 수막(흑운모(黑雲母))가 있으면 이를 제거한다. 물기포가 샘물처럼 구슬이어진 것 같은 기포가 올라올 이비(二沸)일 때 표주박으로 끓은 찻물 한 바가지 정도 떠내어 물바리에 담아서 식혀 대기한다.
대젓가락으로 끓은 물의 복판을 휘저으면서 가루차를 헤아려 끓는 물의 중심에 넣어 끓인다. 물기포의 물결이 넘실거리고 북치는 소리가 나는 삼비(三沸)일 때 표주박으로 미리 떠내어 물바리에 식힌 물을 찻솥에 붓고 찻물의 온도를 급히 식힌다.
이것을 가리켜 구비(救沸) 혹은 육화(育華)라고 하는데 이는 찻물의 정기(精氣)를 기르기 위함에 있다. 이때 찻물 위에 뜨는 차가루의 거품을 가르켜 말발(沫발)이라고 하는데, 큰 꽃모양의 거품을 발(발)이라 하고, 작은 거품은 말(沫)이라 한다.
육우는 이 말발(말발)을 가르켜 찻물의 정화(精華)라고 한다. 이러한 말발(말발) 정화를 골고루 찻물과 함께 찻잔에 나누어 마시는데 통상적으로 한 찻솥의 차를 다섯잔 정도로 나누어 마신다.

(6) 육지음(六之飮)
본 장에서는 차 마시는 방법과 음미하는 자세를 설명하였다. 육우는 차를 음료를 삼은 것은 신농씨(神農氏)로 부터 시작되었으며 그 당시 도읍사이에 이미 차를 음료로 삼은 집들이 즐비했다고 한다.
차에는 추차(추茶), 산차(散茶), 말차(末茶), 병차(餠茶) 등이 있는데 파, 새양, 대추, 귤껍질, 수유(茱萸), 박하 등을 넣고 끓이기도 한다.
그는 차에는 아홉가지 어려운 점이 있다고 했다.
첫째는 차를 만드는 방법이고,
둘째는 차의 품질을 감별하는 법이고,
셋째는 다기를 다루는 법이고, 넷째는 불을 다루는 법이다.
다섯째는 물을 선별하는 법이고, 여섯째는 떡차를 굽는 기술이고,
일곱째는 떡차를 가루내는 법이고, 여덟째는 차를 달이는 법이고,
아홉째는 차를 마시는 방법 등을 예를 들어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