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스포츠 : 김봉춘 ] MLB 네트워크는 지난 주부터 메이저리그 감독들이 선정하는 ‘포지션별 톱10(The Top 10 Right Now)’을 발표했다. 첫번째로 현역 최고의 선발투수 10명을 선정했다. 이 프로의 진행은 오랫동안 ESPN에서 앵커로 활동한 뒤 MLB 네트워크로 이적한 브라이언 케니와 전 메이저리그 좌완 알 라이터, 전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조 시한 야구기자가 패널로 출연했다. 현역 감독들 선정과 다소 차이는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톱10 선발투수에 일치했다.
감독들이 선정한 10명의 선발 투수 가운데 팀 린시컴(180cm)을 제외하고 대부분이 체격조건이 좋다. 기본이 190cm이상에 90kg가 넘는다. 실제 메이저리그 취재를 하면서 느끼는 점은 투수가 야수보다 체격조건이 훨씬 좋다는 점이다. 일본인 투수 다르빗슈 유가 마쓰자카 다이스케보다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 가운데 하나가 체격조건이다. 마쓰자카는 182.8cm이지만 다르빗슈는 195.6cm다. 체격조건으로 볼을 던지는 것은 아니지만 하드웨가 좋은 투수가 롱런하고 부상염려가 적은 게 사실이다. 물론 그렉 매덕스같은 투수가 없는 것은 아니다.
감독들이 선정한 톱10 선발 투수들은 대부분 아마추어 시절부터 실력을 인정받은 투수라는 게 공통점이다. 베네수엘라 출신으로 아마추어 프리에이전트 계약을 제외하고 1라운드 지명 선수가 아닌 경우는 필라델피아 필리스 클리프 리(4라운드),LA 에인절스 댄 하렌(2라운드)등이다. 7명이 1차지명 투수들이다. 1차지명은 차세대 에이스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MLB 네트워크이 선정한 현역 최고의 선발 10명을 살펴본다.
1∙로이 할러데이(1977년생 필라델피아 필리스 우완 196cm 103.5kg)
2011시즌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선발 저스틴 벌랜더는 투수 3관왕(다승, 평균차잭점, 탈삼진)을 차지하며 1986년 로저 클레멘스 이후 처음으로 사이영상 MVP 동시 수상자가 됐다. 팬들이나 전문가들은 현역 최고의 선발을 벌랜더로 꼽는다. 하지만 감독들은 할러데이를 현역 최고 선발로 인정했다. 월드시리즈 7차전에 주저없이 낙점할 수 있는 투수라는 것. 10명의 투수 가운데 가장 나이가 들었으나 향후 명예의 전당을 바라보는 레전더리급이다. 다양한 구종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특급 선발. 약점이 별로 없다.
할러데이는 1995년 토론토 블루제이스에 1라운드 전체 17번째로 지명됐다. 8차례 올스타게임 선정, 두차례 사이영상 수상(2003년, 2010년),퍼펙트게임을 포함한 두차례 노히트게임 작성등 화려하기 짝이 없다. 약체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두차례나 20승을 거두고 12년 통산 148승76패를 기록한 것만으로도 할러데이의 기량은 탁월하다. 아웃카운트, 볼카운트와 상관없이 자신의 볼을 뿌릴 수 있다. 현역 투수 가운데 가장 많은 66완투경기에 20차례 완봉승을 작성한 철완이다. 필라델피아로 이적해 첫해 21승, 지난해 19승을 작성하며 40승을 거뒀다. 300승에 도달할 수 있을지가 관심이다.
2∙저스틴 벌랜더(1983년생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우완 195.6cm 101kg)
2004년 아마추어 드래프트 전체 2번으로 지명됐다. 당시 샌디에이고 파드레스가 고졸출신 내야수 맷 부시를 1번으로 선택한 뒤 1년도 안돼 땅을 쳤다. 부시는 아직도 메이저리그에 올라오지 못하고 마이너리그 생활을 전전하고 있다. 벌랜더는 통산 107승57패를 평균차책점 3.54를 마크하고 있다. 나이를 감안한다면 할러데이보다 더 뻗어나갈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브루클린 다저스의 돈 뉴컴 이후 신인왕, 사이영상, MVP를 모두 수상했다. 지난 시즌에는 24승, 2.40, 250삼진으로 2006년 요한 산타나(미네소타 트윈스) 이후 아메리칸리그 투수 3관왕을 차지했다.
4차례 올스타게임에 선정됐고, 두차례 노히트게임을 작성했다. 전문가들은 놀란 라이언의 7차례 노히트게임 작성은 불가능하지만 샌디 쿠팩스의 4회 가능성에는 무게를 두고 있다. 벌랜더는 161km(100마일)의 강속구를 구사하는데다가 쿠팩스급의 커브와 커트패스트볼까지 무기로 갖고 있다. 특히 2009년 이후 체인지업 구사비율을 높이면서 성적이 눈부시게 향상되고 있다. 2008년 11승17패에 그쳤던 벌랜더는 2009년 9.9%, 2010년 14.4%, 2011년 16.3%씩 체인지업 구사비율을 높이면서 성적도 19승, 18승, 24승씩을 올리고 있다.
3∙클리프 리(1978년생 필라델피아 필리스 좌완 190.5cm 85.5kg)
리는 감독들이 선정한 베스트10 가운데 가장 늦은 드래프트로 프로에 데뷔했다. 2000년 몬트리올 엑스포스(현 워싱턴 내셔널스)가 4라운드에 지명했다. 2000년 클래스로는 애드리언 곤살레스(보스턴 레드삭스), 체이스 어틀리(필라델피아 필리스), 애덤 웨인라이트(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등이 있다. 2002년 몬트리올은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서 에이스 바톨로 콜론을 트레이드 마감시한 때 영입했다. 이 때 클리블랜드에 준 선수가 바로 클리프 리, 그래디 사이즈모어, 브랜던 필립스(신시내티 레즈)등이다.
리는 2008년 22승3패 평균차책점 2.54를 마크하며 생애 첫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이후 필라델피아 필리스-시애틀 매리너스-텍사스 레인저스-필라델피아 필리스로 옮겨다녔다. 감독이 선정한 10명의 선발로는 가장 제구력이 뛰어나다. 왼손 매덕스다. 지난 2010년 시애틀과 텍사스에서 212.1이닝을 던지는 동안 볼넷은 단 18개를 내줬다. 이 가운데 2개의 고의4구가 있었다. 지난해는 232.2이닝에 볼넷은 42개로 다소 늘었으나 6차례 완봉승으로 이부문 1위를 기록했다. 현재 통산 118승68패 3.67을 마크하고 있다. 6년 연속 200이닝 이상을 던지고 있다. 선발투수의 200이닝 피칭은 투수를 평가하는데 매우 중요한 잣대다.
4∙펠릭스 에르난데스(1986년생 시애틀 매리너스 우완 190.5cm 101kg)
10명의 선발 가운데 베네수엘라 출신으로 2005년에 데뷔한 ‘킹’ 에르난데스의 성적이 기량에 비해 저조한 편이다. 그 이유는 타격이 약한 시애틀 매리너스의 에이스이기 때문이다. 2010년 아메리칸리그 최다 34차례 선발에 249.2이닝을 던져 13승12패 2.27로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구단은 2009년 시즌 후 연봉조정신청 자격을 갖고 있는 에르난데스와 5년 7800만달러에 장기계약을 맺은 바 있다. 강속구와 체인지업이 빼어나고 다양한 구종을 갖고 있다. 팀이 타격이 보강돼야 플레이오프에서의 기량을 평가할 수 있다. 두차례 올스타게임에 발탁됐고 통산 85승67패 평균자책점 3.24를 기록중이다. 삼진은 1,264개. 3년 연속 삼진 200개 이상을 빼앗고 있다.
5∙클레이튼 커쇼(1988년생, LA 다저스 좌완 190.5cm, 96.7kg)
LA다저스는 2006년 드래프트에서 텍사스 고교 출신의 좌완 커쇼를 1라운드(7번째)로 지명했다. 구단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문에 커쇼를 일찍 빅리그에 승격시켰다. 국가대표팀 차출을 막으려는 의도였다. 2008년 5월25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에 데뷔해 6이닝 5안타 7삼진 2실점으로 4-3 승리투수가 됐다. 당시 LA 타임스는 커쇼를 ‘제2의 샌디 쿠팩스’로 평가했다. 같은 좌완에 빠른 볼, 낙차 큰 커브가 공통점이었다. 그러나 2008년, 2009년 삼진 피칭에 주력하다보니 투구수가 많아 오랜 이닝을 던지지 못했다. 더구나 피칭의 완급조절이 부족했다. 이럴 때 전문가들은 피처가 아니고 ‘피칭머신’이라고 부른다.
커쇼는 2001년부터 제2의 쿠팩스라는 별명답게 변하기 시작했다. 체인지업을 터득했고, 낙찬 큰 느린 커브에서 탈피, 슬라이더와 슬러브로 완급조절을 가미했다. 2011시즌이 개막될 때 MLB 네트워크의 래리 보와 해설자(전 LA 다저스 코치)는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수상자로 커쇼를 뽑았다. 예상은 정확하게 맞아 떨어졌다. 21승 2.28 248k로 투수 3관왕을 차지했다. 또한 WHIP(이닝당 볼넷+안타허용) 부문에서도 1위를 기록해 명실상부한 사이영상 수상자가 됐다. 올해 24살로 한창 뻗어나갈 투수다.
6∙제러드 위버(1982년생, LA 에인절스 우완 200.7cm 96.7kg)
2004년 드래프트에서 전체 12번으로 지명됐다. 롱비치 스테이트 시절 보여준 기량과 스카우트들의 평가로는 당연히 전체 1번이 돼야 했다. 오히려 저스틴 벌랜더(올드 도미니언 대학)보다 나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스콧 보라스의 무리한 계약금 요구로 구단들이 외면해 12번까지 밀리게 된 것. 위버는 기대만큼 프로로 성장한 투수다. 장신에서 내리꽂는 스타일에 변칙 투구가 타자를 괴롭힌다. 우타자들은 위버의 볼을 공략하기가 매우 어렵다. 피칭 때 시선이 포수의 미트를 향하는 게 아니라 타자를 본다. 올스타게임에 두차례 선정됐고, 2010년 삼진 233개로 이 부문 1위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 중도에 5년 8500만달러 연장계약을 체결해 보라스를 실망시켰다(?). 위버는 플라이볼 피처여서 ‘피처 프랜들리 파크인 에인절스타디움’에 딱 맞는 투수다. 통산 82승 47패 3.31을 마크중이다.
7∙팀 린시컴(1984년생,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우완 180cm 74kg)
린시컴의 별명은 ‘The Freak’다. 프리크의 사전적 의미는 이상현상, 변칙, 일탈등이다. 린시컴에 이런 별명이 붙은 까닭은 그의 피칭이 도저히 믿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작은 체구에 피칭폼도 교과서와는 동떨어져 있다. 린시컴은 대학(워싱턴)의 성적을 고려했을 때 2006년 드래프트 때 상위에 지명되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었다. 특히 동향의 시애틀 매리너스가 뽑는게 당연했다. 2006년 아마추어 최고의 영예인 골든스파이크 어워드를 수상할 때 12승4패 1.94를 마크했다. 125.1이닝을 던지면서 삼진을 무려 199개를 빼앗았다. 하지만 시애틀은 동향의 린시컴을 외면하고 브랜든 모로우(현 토론토 블루제이스)를 전체 5번으로 택했다. 체구 때문이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10번으로 린시컴을 선택했다. 린시컴은 두차례나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한다’는 광고 문구가 메이저리그 드래프트에서도 통했다.
8∙댄 하렌(1980년생 LA 엔절스 우완 195.5cm 96.7kg)
메이저리그에서 과소평가된 투수 가운데 한 명이다. 4개팀이나 옮겨다닌 이유다. 2001년 2라운드에 지명됐다. 3차례 올스타게임에 선정됐고, 통산 107승84패 3.59를 기록하고 있다. 2008년, 2009년 삼진:볼넷 비율이 5.15, 5.87로 리그 1위를 차지했다. 삼진 5.15를 잡을 때 볼넷 1개를 내준다는 뜻이다. 메이저리그 투수에게는 매우 중요한 기록이다. 155km 의 강속구에 스플리터가 일품이다. 스파이크 커브도 레퍼토리다. 앨버트 푸홀스와 C J 윌슨을 영입한 LA 에인절스가 월드시리즈 후보로 꼽히는 배경 가운데는 감독이 선정하는 베스트 10 선발 가운데 2명이 포진해 있다는 점이다.
9∙C C 사바시아(1980년생 뉴욕 양키스 좌완 200.7cm 130kg)9위에 랭크돼 있는 게 다소 의외다. 올스타게임 5차례 선정됐다. 2007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포함해 최고 좌완에게 돌아가는 워렌 스판 어워드를 3차례(2007, 2008, 2099년) 수상했다. 거구에서 뿜는 파워플한 피칭이 일품이다. 선발투수로서 팀이 필요할 때 완투게임을 할 수 있는 이닝 이터다. 통산 176승 96패 3.51에 탈삼진 2,017개를 작성했다. 삼진은 할러데이(1,934개)보다 더 많다. 1998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1라운드 20번으로 지명했다. 당시 전체 2번으로 지명된 투수가 마크 멀더(오클랜드 에이스)다. 제프 위버(은퇴), 킵 웰스(은퇴), 브래드 릿지(필라델피아 필리스)등이 사바시아보다 앞 순위로 뽑혔다. 연봉과 성적은 비례하지 않는 게 메이저리그인데 연봉(2500만달러)은 사바시아가 가장 높다.
10∙잭 그린키(1983년생 밀워키 브루어스 우완 188cm 85.5kg)
2002년 캔자스시티 로열스에 전체 6번으로 지명됐다. 2009년 16승8패 평균자책점 2.19로 AL 사이영상을 받았다. 2004년부터 2007년까지 한자릿수 승수를 기록하다가 2008년 13승10패를 작성하면서 진정한 투수로 성장했다. 아직은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로는 부족한 편. 지난 시즌 밀워키로 트레이드돼 16승6패 3.83으로 기대에 부응했으나 홈(11승 3.13)과 원정(5승6패 4.70) 성적이 극명하게 차이를 나타났다. 포심패스트스볼, 투심패스트볼, 하드 슬라이더, 느린 커브, 빠른 커브를 구사한다.
한편 비록 톱10에 선정되지는 못했으나 필라델피아 필리스 좌완 콜 하멜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애덤 웨인라이트, 크리스 카펜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맷 캐인, 플로리다 말린스 조시 존슨등이 최고 선발 대열에 속하는 투수로 꼽혔다.
LA|김봉춘 기자, 사진|홍순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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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의외로 탬파베이 투수들이 어려서 그런가 한명도 없네 ㅋㅋ
템파베이 선발들이 고루 잘하는건(그것도 매우)사실인데 커쇼나 린스컴 만큼의 위압감은 아니지 특히 매년 꾸준히 잘하는가에 대해서도 약간은 의문부호고 아니면 경력이 짧고
그리고 템파베이 자체가 관중 최하위급 비인기팀인것도 영향이 있는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