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입장과 감정을 이해하고 타인의 슬픔이나 괴로움에 사회적 통증을 느끼는 것은 전두엽의 역할이 결정적입니다. 내가 한 행동이 타인에게 민폐를 주었거나 불편함을 주었다면, 내가 소임을 다 하지 못해 다른 이들에게 고통을 주었다면, 그것에 대해서도 괴로워하고 사회적 통증을 느끼는 자기성찰 능력 또한 전두엽에서 그 기능을 해줍니다. 이런 기능은 인간 외에 어떤 동물도 가능하지 않기에 인간은 확연히 사회적 동물로는 최고의 위치에 서게 됩니다.
공감능력이나 사회적 통증 기능이 마비된 사람에게 권력이 주어지면 그가 속한 집단이나 사회는 아주 위험해집니다. 정치이야기는 하기 싫지만 현재의 최고 정치지도자의 공감능력 부재는 너무 심각할 지경이라서 우리 모두가 위험해지고 망신단계는 이제 국제적이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자기 포지션과 잡타이틀의 의미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공감능력이 배제된, 즉흥적이고 자아도취적이면서 심각히 의존적인 정치적 행보에 온 나라가 들썩이고 있습니다.
현재 지도자의 사회성 결핍으로 도출되는 문제들을 지적하고, 그라는 인간을 노골적으로 비난하고 놀려대지만, 그가 결국 자폐적 성향을 고스란히 표현한다는 점에서 우리가 뒤돌아보아야 하는 것들 또한 상당합니다.
자폐스펙트럼은 기초뇌의 성장에 장애가 발생했기에 이 장애요인을 개선하지 않으면 기초뇌 성장을 토대로 성장을 시작하는 전두엽은 자랄 수가 없습니다. 전두엽이 미성숙하면 당연히 인간적 기능은 제대로 나올 수가 없습니다. 아래 도표에서 보듯 전두엽의 발달은 다른 뇌영역이 제대로 성장해야 그 발달을 본격화합니다.
전두엽 기능이 잘 작동되지 않는 사람에게 큰 권력이 주어졌을 때 상당히 주변이 위험해질 수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는 기능이 작동하질 못하니 독재나 권력남용 혹은 비선실세를 등에 업게 되는 결정적 요인이 됩니다. 독재의 상징으로 내세워진 히틀러나 푸틴같은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자폐적 성향은 일반인이 갖기어려운 한 토픽에 대한 초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기도 해서 그들에게 우연히 주어진 권력이라는 모티브도 알고보면 그들의 과도한 열망의 결과일 수 있습니다. 자의든 타의든 일단 권력이 확보되면 이들은 권력이 치뤄야하는 의무는 크게 생각하지 않고, 권력을 지키고 도전하는 자들을 처단해 나가는 공포정치의 끝판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그런 공포정치의 와중에는 독재권력에 대해 바른 말보다 독재를 옹호하고 궤변을 생각해내는 주변 졸개들도 수두룩해서 그런 개판을 지켜보는 것은 올바른 사회적 통증을 가진 국민들을 아주 힘들게 합니다. 사회적 통증기능이 마비된 장애 지도자를 지켜보는 건 너무 괴로운 현실입니다.
우리의 사정도 마찬가지입니다. 며칠 전에 어떤 성년이 다 된 부모에게서 상담요청 연락이 왔습니다. 과거에 상담을 해준 적도 있고, 같은 발달장애 성년 부모 입장에서 미래대비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곤 했는데, 실제로 이 부모는 아이에게 최선을 다 했다고 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그래 보이지 않습니다. 오랜 세월 정신과 약물을 해왔고, 그리고 경제적 여건을 빌미로 보충제는 하기가 어렵다고 하고,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가 하고싶은대로 놔둔 권력이양형 양육태도가 너무 커보였습니다.
이번에 상담내용은, 힘들기는 하지만 여기저기 끌고 다녀도 그런대로 따라오던 아이가 자기주장이 너무 세지면서 통제불능 상태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낮밤 상관없이 밖으로 뛰쳐나가려고 하고, 힘도 장사라서 힘으로는 도저히 어찌해 볼 수 없는 상태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보충제 해줄 여건이 안된다는데 뇌파치료에 대해 물어보니 가슴이 답답해집니다.
끝까지 마음을 누루고 상담해 주긴 했지만 그 부모의 바램은 내가 당분간 맡아주었으면 하는 불감청고소언 (不敢請固所願) 입니다. 오죽 힘들었으면 저를 떠올리며 제주도에 가서 지내보면 어떨까 한가닥 희망을 갖지 않았을까 싶지만, 부모가 미처 깨닫지 못해 굳어진 문제행동들에 저도 그만 개입하고 싶은 마음인지라... 그들의 가장 아픈 점인 경제적 이유를 핑계로 고사했습니다.
생각보다 발달장애 자녀들에게 너무 큰 권력을 쥐어주는 부모님들이 너무 많습니다.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지만, 아이에게 스트레스 주지 않으려 혹은 내자식이니 너무 사랑하는 마음이 커서, 혹은 문제행동도 세월이 가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하에, 혹은 아이들의 특수한 뇌구조에 대한 이해없이 일반아이들 대하듯 아이들 판단을 믿으려 했기에 등등의 이유로 아이들이 이미 너무 큰 권력을 휘두르는 경지까지 일을 키웁니다.
단적으로 결론내자면, 전두엽 성장이 되지 않으면 상황과 문제 해결능력이 생기지 않고 오로지 부족하거나 넘치는 감각뇌신경에의 영향만이 반영된 감각자극 행동만이 있게 됩니다. 이런 상태에서 키워준 권력은 당연히 제대로 쓰일 리가 없습니다.
박한상 부모살해 사건이나 엘리트 대학교수의 학원이사장 부친 살해사건이나 모두 어렸을 때 과도한 권력이양이 배경일 수도 있습니다. 어렸을 때는 과도한 권력이양 (특히 모친), 커가면서 이상한 점이 느껴졌을 때부터는 혹독하게 대하기 (특히 부친들) 등의 양육환경이 전두엽 불가동 뇌와 만났을 때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상황입니다. 불행하지만 작금의 지도자도 비슷한 성장배경을 가지고 있기에 더 걱정입니다.
권력을 주는 것과 사랑을 주는 것은 엄연하게 큰 차이가 있습니다.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잘못된 것은 바로 잡아주고, 아닌 것은 아니라고 해야 합니다. 사랑은 현실 속에 존재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긴 미래 속에 계속 유지되어야 의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미리 예측해서, 잘못될 가능성이 있는 행동을 분석하여, 그 행동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지 않도록 미리 대비해주고, 소거되도록 훈련시켜 주는 작업이 바로 행동수정이고 ABA기법 입니다. 행동수정, ABA기법은 현재보충을 통한 미래대비이고 미래지향적입니다. 문제행동 투성이인데 말 몇마디 늘었다고, 구구단 외운다고 좋아한다면 그건 완벽히 미래가 없는 현재형일 뿐입니다.
보충제요법도 마찬가지이고 어떤 치료중재적 접근에서 미래가 빠져있다면 그건 의미가 없습니다. 정신과 약물은 계속 가게되면 현재는 있을지라도 미래는 더 암울해지기 때문에 반대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원래 주변사람 말듣기가 결코 쉽지않은 우리 아이들, 부모까지 한껏 권력을 부풀려주면 어떤 누구도 아이를 도와줄 수가 없게 됩니다. 아이에게 주어야 하는 것은 조금이라도 전두엽이 성장해 나갈 수 있는 단계를 위한 조치입니다. 고기능도 25살은 되어야 전두엽이 겨우 움직인다고 하니 그걸 더 빨리 진행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할런지요!
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