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일차.141118.화. 봉암교-용원휴요양병원
찜질방에서 아침식사까지 해결하고 버스를 타고 봉암교로 간다. 다리를 건너면서부터 길 이 꼬인다. 오늘 을
숙도까지 목표로 했는데
쉽지가 않을 듯하다. 부산으로 향하는 2번 77번 국도를 따른다. 처음엔 인도가 따로
있더니 마을이 끝나면서
없어진다. 양곡IC가 있는 고가교차로는 엄청 복잡하다. 도보여행하는 나에 대한 배
려라고는 눈꼽만치도 없이 경주라도 하듯이 차들이 바삐 달린다. 갓길이 넓기는 해도 무섭다. 조마조마해 가
며 길고 긴 장복터널을
통과하고 나서야 안심을 한다. 장복로사거리에서 비탈길을 내려와 여좌천변에 어여쁘
게 조성된 벚나무길은
상상만으로도 벚꽃 피는 계절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벗들과 함께 와서 즐길 것인지
상상이 간다. 잘
기억해 두었다가 아내와 때 맞추어 와봐야겠다. 2Km가 넘는 해안자전거로도 아주 깨끗이
단장되어 있어
저절로 기분이 좋아지고 자전거가 타고 싶어진다. 살짝 오르막길이 수 차례 이어지면서 괴정
에 이르러 동네아주머니께
해안가도로를 물으니 공사장 안으로 들어가는 개구멍을 알려준다. 개구멍을 찾아
통과하고 커다란 바위축대를
오르니 한도 끝도 없는 웅동지구 공사장이다. 한참을 걷다 보니 아무래도 이상
하다. GPS와 종이 지도에 그려져 있는 그림은 미래의 것으로 계획된 작품이고 현재는 길도 나있지 않은 허허
벌판 맨
땅에 대형 트럭만 오간다. 한 시간을 허비하고서야 뒤늦게 깨닫고 일반도로를 찾아 올라탄다. 힘이
쪽 빠진다. 을숙도커녕 부산신항만까지도 못 갈 판이다. 그래도 가능한 길을 찾아 지름길이 아닌 해안로를 따
른다. 웅동만을
끼고 돌면서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하고 날씨도 쌀쌀해진다. 용원삼거리까지 단축한 목표점조
차 수정하고 용원휴요양병원
앞에서 발을 멈춘다. 가장 가까운 진해 찜질방을 버스 타고 찾아간다.
난감하게
도 공사 중이다. 주변 아주머니의 도움으로 1.6Km
떨어진 다른 곳을 찾아 하루를 마친다. 주인을 잘못 만나
오늘도 종일 고생한 발 다리와
몸뚱아리를 위해 성심 성의껏 최선을 다한다. 그래도 발바닥은 여전히 아프고
괴롭다. 오늘 한 아주머니는 나를 울렸고, 한 아주머니는 나를 웃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