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해변. 갈맷길. 미포길. 달맞이 언덕.
몽마르트 갤러리 차마시기
주말 오후 느즈막히 나서 달맞이 고개 갤러리 구경에 나섰다,
아름다운 해운대 바닷가가 한눈에 들어 오는 그곳,
계단을 오르는 난간 조차 해운대의 바다를 닮은 코발트 색으로 칠해 놓은 것이
온통 해운대의 바다처럼 느껴진다.
동해남부선 폐선철로
무시로 기적을 울리던 철길
해운대에서 미포항을 지나 송정까지 이어진다.
그때나 지금이나 기차는 늘 낭만여행의 진수였다.
부산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던 시절
난 부산진에서 청량리행 야간 열차를 타고 집엘 갔었다.
만원 객차에서 사람 냄새 부대 끼며 고향을 다녔던 그 옛날 추억이 뭍어 온다.
이제부턴 갤러리구경하기
아 아 참 좋다.
세상에 존재하는 아름다운 풍경을 찾아가는
아름다운 딸과 아름다운 그림을 보면서
아름다운 눈과 아름다운 마음으로
이 순간을 아름답게 보고 말할수 있으니
이 얼마나 더 아름다울수 있으랴.
우리는 그 아름다움에 반하여 해가 지도록
몽마르트 갤러리를 헤메고 다녔다.
돈을 지불하지 않아도 빛을 내지 않아도 마음껏 가슴에
새겨 들으며
내 어릴적 꿈을 꾸었던 이루지 못한 꿈을 딸 아이에게
난 배워가면서 이렇게 즐기고 있다.
대학에서 한국화를 전공하는 딸은
미술세계의 무한함을 네게 가르쳐준다.
푸른 바다에서 두팔을 벌리고
맨질한 모래 바닥에 퍼질러 앉아 비릿한 바다 냄새를 실컷 마신다.
바다의 품에서 편하게 마음을 다독이고 파도 소리에 묻어 온 소리의
노래를 들으며
푸르게 무심으로 바라다 보이는 넉넉 안에서 휴식에 드는일
그대에게서 그만 했으면 되었다는 위로의 소리를 들으며
아직은 잔잔한 바다
인생사 수많은 해일의 파도를 견디며 온 내가 오늘은 딸과의 이 행복
그대는 오늘 엄마곁에서 대견스럽게 하루를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