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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지 않았던 것들을 생각하고, 연연해왔던 것을 끊고, 해보지 않았던 것에 도전해본다. 좀 더 착해지고, 좀 더 못되어지고, 좀 더 새로워지는 동안 메이크오버의 큰 틀이 잡힌다. 관점을 바꾸면 메이크오버가 알아서 이루어진다.
Part 1 착하게 바꿔라 Good Boy
1. Mind 입장 바꿔 생각하면 착해진다
아무리 야근이 많은 회사라도 밤 9시가 넘어 전화하는 건 예의가 아니다. 바빠서 야근하는 건데 그 와중에 전화를 받는다면 어떤 회사, 어떤 직원이라도 괴롭다. 점심시간에는 모든 사람이 밥을 먹는다. 그런데 굳이 점심시간에 사무실로 전화하면 아무도 없으니 안 받는 것이 당연하다. 우리가 평소 경험하는 일들은 입장을 바꿔 생각하면 이해가 된다. 사람이 하는 일이고 사람은 완벽하지 않으니까 말이다. 우리는 과거에 비해 사람들이 화를 더 많이 내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우리는 자주 화가 나고, 화를 참을 수 없고, 결국 ‘버럭’ 한다. 마인드를 확실하고 간단하게 바꾸는 길은 ‘역지사지’다. 어떤 사람은 이 식당에서는 아르바이트생이지만 저 식당에서는 손님이다. 나는 친정에선 시누이지만 시집에선 며느리다. 나는 이 회사에선 갑이지만 저 회사에선 을도 아닌 병이다. 입장을 바꿔 생각한다면 상대의 심리를 이해할 수 있고, 화도 가라앉는다. 당신은 지금보다 더 착해질 것이다.
2. Table 착한 밥상을 차리다
‘감사’하며 먹는 것도 착한 밥상을 대하는 자세다. 사냥한 동물들을 위해 몇 초간 묵념 의식을 거행하는 인디언이나 에스키모인들처럼 말이다. 또한 되도록이면 방목해서 키우고 고통이 덜하게 도축한 고기를 찾아 먹는다. 먹을 만큼만 만들거나 구입해서 싹싹 비워 먹는 게 바로 착한 애티튜드다. 착한 밥상의 절정은 자급자족일 것이다. 채소를 직접 길러 먹는 기쁨을 느껴본다. 거창하게 베란다 바닥 공사까지 하느라 배보다 배꼽이 크고, 쭉정이 열매에 실망하는 건 키우는 기쁨이 아니라 스트레스다. 시골에서 부추를 뿌리째 뽑아다 화분에 꽂아두면 5년 이상 시장에서 부추 살 일이 없고, 자그마한 허브 화분 하나를 주방 창문에 올려두면 요리 프로그램 속 훈남 셰프들이 쓰는 허브 부럽지 않다. 영국의 인기 요리사 제이미 올리버도 화분에서 바질을 뚝뚝 뜯어다가 파스타에 넣지 않던가. 밥상이 착하려면 냉장고는 텅텅 비어야 한다. 재료를 낭비하지 않고 먹는 레시피를 연구해서 싹싹 긁어 모아 재료들을 해결하고, 밑바닥에 데굴데굴 굴러다니는 유통기한 미정의 재료들을 싹 버리면 자연히 냉장고 속이 깔끔해진다. 냉동식품을 냉장고에 쟁여두지 마라. 냉장고를 꽉 채우면 전기도 낭비되고, 각각의 음식물들이 최상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어렵다. 레토르트 식품이나 저장식품의 유통기한은 무척 길다. 그러나 마트에서 어린잎 채소를 한 봉지 사면 일주일만 지나도 야릇한 냄새가 진동한다. 이 원리대로라면 자주 사서 몽땅 해치운다는 기분으로 요리할 경우, 아주 건강하고 착한 상차림이 완성되는 것이다. 착한 밥상을 차리다 보면 허할 수 있다. 대개 가볍고 소박하고 맛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테이블 세팅에 신경 쓰면 괜찮다. 접시에 돈을 써라. 그럼 음식이 소박해도 속이 헛헛하지 않다. 신접살림 차리면서 어머니가 사준 허여멀건 그릇 세트엔 기름이 자르르 흐르고 간이 잘 배어든 음식을 올려야 한다. 그러나 강렬한 오렌지 컬러 접시라면 푸른 채소를 담는 것으로 충분하다. 식단을 짠다 해도 바쁜 일상에서 삼시 세 끼를 착한 밥상으로 차려 먹기란 쉽지 않다. 어차피 지키지 못할 거라면 아예 지킬 수 있는 식단을 짠다. 갑자기 초콜릿을 먹고 싶다고 냉큼 편의점으로 달려가 초콜릿을 사는 충동적인 행위를 하지 마라. ‘티라미수 먹는 주말 D-2’, ‘월요일은 라면 먹는 날’, 이런 식으로 식단 자체에 원하는 메뉴를 넣어라. 그리고 계획적으로 공정무역 초콜릿, 유기농 밀 제품을 구입한다. 또한 계획이 어긋나 전날 고기를 많이 먹었다고 죄책감을 갖거나 자포자기 하는 대신, 오늘 하루 양껏 채소를 먹는다. 자신에게 자비로워지는 것 역시 착한 밥상 앞에서 취해야 할 태도라고 할 수 있다. 3. Travel 착하게 여행하는 법 재미가 있든 없든, 편하든 불편하든 낯선 곳으로 떠난다는 것만으로도 여행은 미적지근한 일상에서 탄산수 같은 역할을 충분히 한다. 그러나 우리는 여행지에서 먹고 마시고 사고 즐기느라 착한 여행과 못된 여행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쉽게 지나친다. 당신이 얼마 전 다녀온 여행의 시스템은 과연 착한가? 쇼핑몰에 들러 값비싼 백을 사고, 야시장에서 가격을 후려쳐 전통 액세서리를 샀는가? 프랜차이즈 호텔에서 며칠을 묵으며 리조트 바깥의 가난하고 지저분한 거리를 혐오했는가? 생각해보면 기존 방식의 여행들은 현지 주민들을 착취하고 환경을 오염시키는 못된 여행이다. 낯선 나라에 가서 낯선 체험을 하기는커녕 서울 한복판에서도 충분히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을 굳이 비행기를 타고 가서 하고 오니 탄소 발자국이 어마어마하게 나온다. 관광지를 돌아다니며 기념사진을 찍다 보면 여행 블로그에서 사진으로 본 곳을 눈으로 확인하는 것뿐이다. 게다가 우리가 여행할 때 쓰는 돈 중 85%는 외국인 소유의 호텔이나 관광업체가 가져간다. 현지 공동체에 돌아가는 것은 고작 2%뿐. 특히 여행사에서 몰고 가는 패키지 상품은 현지 업체와의 저렴한 거래로 진행되기 때문에 이를 위해 그들의 가난은 대물림된다. 여행이 메이크오버를 한다면 분명 착한 여행일 것 같다. 여행이 일상적인 문화로 정착하면서 착한 여행에 대한 관심도 점점 늘고 있다. 아프리카 케냐쯤에 가서 고아원을 지어주어야만 착한 여행인 건가? 그리스에서 그리스인들의 삶을 경험하고, 태국에서 태국인들의 일상을 경험하면서 그들의 환경과 문화를 해치지 않고 공감대를 이루고 오는 것이 착한 여행이다. 생각을 달리하면 착한 여행은 그리 어렵지도, 그리 힘들지도 않다. 사회적 기업인 ‘착한여행’(www.goodtravel.kr)의 공정 여행을 참고하는 것도 좋다. ① 해외여행의 경우 그 나라의 문화와 사회에 대한 정보를 알고 가야 현지 문화에 위배되는 행동을 하지 않게 된다. 창피한 짓을 하고 ‘아리가토’라며 일본인인 척하고 싶지 않다면 여행지 공부는 필수. ② 가이드북에 의존하는 여행은 외롭다. 그저 목적지까지 가는 데 열중하지 말고 현지인에게 물어라. ③ 멸종 위기 동식물로 만든 물건을 사지 말자. 만약 그것이 가짜라면, 그걸 만드는 현지 주민은 더욱 싼 임금에 착취당하고 있을 터. ④ 동물을 학대하는 투어 프로그램에는 참여하지 말자. 보양식 좋아하는 사람들 요주의! ⑤ 지역 주민이 운영하는 곳을 이용한다. 사장이 현지인인 숙박시설과 음식점을 이용하는 것. 한밤중까지 불야성인 유흥가에서 그런 곳을 찾기는 쉽지 않지만, 프랜차이즈보다는 작은 골목의 허름한 곳에서 우연히 찾아낸 맛집에 도전한다. ⑥ 에누리는 적당히! 백화점이나 쇼핑몰에선 안 그러는 사람들이 꼭 재래시장에만 가면 콩나물 값 1백원을 깎느라고 난리다.
4. Shopping 착한 소비자는 개념이 있다 홍대 명물이었던 레코드 가게가 문을 닫고 그 자리에 커피 전문점이 들어선다고 하니 다들 난리다. 모두가 ‘상도’ 운운하며 프랜차이즈 본사를 욕한다. 인디 밴드의 대부가 이끄는 클럽이 임대료를 못 내니 후배들이 폐업을 막기 위해 자선공연을 한다. 만날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보러 가면서, 인디 영화 전용 상영관이 문 닫는다는 소식에 안타까워한다. 그러나 공급은 수요가 있어야 존재한다. 영화 꿈나무들이 다 죽는다며 소리 높여봤자 극장주들은 듣지 않는다. 욕하면서도 결국 보는 건 <어벤져스>아닌가. 슬픈 소식을 리트윗할 시간이 있다면 그 시간에 그곳에 찾아가 음반을 사고, 오너가 운영하는 집의 차를 마시고 단관개봉 영화를 봐라. 우리가 신념 있는 소비자가 되면 그들이 상권에서 쫓겨나는 사태는 결코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착한 소비를 말할 때 남자들의 소비 패턴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그들의 소비는 쇼핑의 스릴과 저축의 재미가 있고, 덧붙여 친환경적이기까지 하다. 나이키 운동화를 사고 싶을 때 남자들은 적금부터 붓기 시작한다. 게임기를 최신 버전으로 바꾸고 싶다면 갖고 있던 옛날 게임기를 중고 매매 사이트에 판다. 그에 비해 여자들은 일단 카드를 긁은 다음 수수료 더한 할부금을 내느라 허리가 휘고, 월급은 통장을 스쳐 지나갈 뿐. 남자들의 착한 소비를 본받을 필요가 있다.
Part 2 나쁘게 바꿔라 Bad Girl
1. Mento 롤 모델은 필요 없다
‘존경하는 인물’은 유행처럼 번졌다가 유행처럼 사라진다. 한때는 바람의 딸 한비야가 여대생들의 롤 모델이었다. 수년 전에는 빌 게이츠, 아이폰이 나온 후로는 스티브 잡스가 롤 모델 톱을 꿰찼으며, 한동안 반기문과 안철수로 몰리더니 요즘은 박진영이 떠오르고 있다. 미디어도 자기계발서도 우리에게 롤 모델을 강권한다. 누구나 롤 모델 한 명쯤은 있어야 생각이 제대로 박힌 사람처럼 보는 게 요즘 세태다. 하지만 롤 모델의 존재는 위험하다. 지금은 ‘고소왕’으로 비웃음당하는 강용석도 수년 전에는 대학생들에게 존경받는 멘토였다는 사실을 아는가? 완벽한 사람은 없다. 특정 인물을 롤 모델로 삼는 건 위험부담이 크다. 게다가 우리는 스티브 잡스의 뇌, 안철수의 뇌, 박진영의 뇌를 가지지 못했다. 그뿐인가, 양현석의 뇌를 가진 사람은 박진영으로 메이크오버 될 수 없다. 어떤 멘토를 찾느냐보다는 자신의 장점이 무엇인지,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떤 스타일로 일해야 결과물이 잘 나오는지를 찾아내는 것이 먼저다. 차라리 안철수를 뛰어넘겠다며 그를 적으로 생각하는 자세가 못됐지만 저돌적으로 목표에 다가서는 방법이다. 반대로 특정 인물 한 명을 멘토로 삼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서 만나는 수많은 사람을 멘토로 삼으면 발전 가능성이 훨씬 높다. 의롭고 선하고 지혜로운 사람들만 우리에게 교훈을 주는 건 아니다. 감정의 기복이 큰 직장 상사, 올케에게 함부로 하는 친정엄마한테서도 교훈을 얻는다. 함께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닮게 된다. 지난날 당신이 증오했던 그 행동을 오늘 당신이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부정적인 멘토의 교훈을 반드시 기억하자. 덜 망가지는 것도 메이크오버다. 2. Good ‘좋아요’ 좀 그만 눌러라
페이스북의 상징은 치켜세운 엄지손가락이다. 이 ‘좋아요’ 버튼이 스마트폰과 인터넷 세계를 평정했지만, 실상은 꼭 그렇지만도 않다. 페친(페이스북 친구)들 중 어떤 이들은 내 글에 항상 ‘좋아요’를 눌러준다. 하지만 댓글은 달지 않는다. 내가 그들의 글에 댓글을 달아도 그에 대한 반응을 하지 않는다. 대개 유명인(방송 활동을 하거나 사회적 인지도가 있지만 연예인은 아닌 경우) 중 일부가 이런다. SNS로 인맥을 ‘관리’하려는 의도가 눈에 빤히 보이니 기분이 더욱 상한다. 그런데 얼마 전 페이스북에서 새로운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젠 ‘페친’들이 누구한테 댓글을 달고 ‘좋아요’ 버튼을 누르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인터넷에서 페이스북 화면을 열어두면, 이들이 자신의 ‘페친’들에게 ‘좋아요’를 일괄적으로 눌러대는 것이 실시간으로 보인다. 아무리 온라인이라도 진정성이 없으면 상대도 다 알아챈다. 진심 어린 독설이 낫지, 성의 없는 ‘좋아요’는 받고 싶지 않다. 당신은 그런 ‘좋아요’가 좋은가? 3. Plan 계획은 대충 짜야 제맛 계획을 꼼꼼하게 세운다고 실천에 옮겨지던가? 계획을 느슨하게 세워야 스트레스도 덜하고 지킬 가능성도 높다. 시간 단위로 촘촘히 계획을 세우다 보면 그 과정에서 벌써 지치고 만다. 오전, 오후, 저녁 정도로 나눠 적당히 우선순위만 매겨라. 또 완벽한 스케줄을 상사에게 보여줘도 못 지키면 나중에 핀잔만 들을 뿐이다. 합의되는 범위 안에서 최대한 헐렁하게 짠 일정을 상사에게 넘기고, 나는 그보다 좀 더 타이트하게 조여서 일하면 된다. 자기계발 관련 항목은 뭉뚱그려 꼼수를 부린다. 영어 단어를 암기한다면 하루 10개 외우기가 아니라 10분 외우기로 바꾼다. 성과가 아니라 과정에 초점을 맞춰 계획을 세우면 맘도 편하고 지키기도 수월하다. 오늘은 1개밖에 못 외웠어도 내일은 10개를 외우게 될지 모른다. 과도한 채찍질을 당하는 당나귀는 어느 순간 포기하고 주저앉는다. 자신에게 심하게 굴지 마라. 인간은 당나귀보다 더 심약한 존재다.
4. Kids 착한 아이는 약하다
5. Diet 무식해야 살이 빠진다 여자들은 비법을 찾아 헤맨다. 살이 빠진다는 특정 채소를 냉장고에 가득 채워두고, 가끔은 마법의 다이어트 수프 같은 것도 직접 만든다. 설령 정석대로 살을 빼더라도 칼로리를 계산하고, 식단을 짜며, 어떤 운동을 해야 할지 살핀 다음 동영상도 다운받아야 한다. 여자들은 다이어트를 글로 배운다. 그러다 보니 지식은 하루가 다르게 늘어가지만 허리둘레는 딱히 줄어들지 않는다. 남자처럼 살을 빼보자. 남자들은 기초 대사량과 근육이 많다는 체질적인 장점 외에 다이어트하기 좋은 성격도 갖고 있다. 바로 단순무식! 별다른 지식 없이도 남자들은 살을 잘 뺀다. 그들은 살을 빼겠다고 마음먹는 순간 아주 심플한 문장만 떠올린다. ‘지금보다 덜 먹고, 지금보다 더 움직인다.’ 이는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보편적인 진리다. 그들은 깔짝거리는 것이 싫어 짧고 굵게 운동한다. 유산소 운동과 근육 운동을 모두 하는 첫 번째 이유는 유산소 운동이 재미없어서이고, 두 번째 이유는 근육이 뻐근해지는 것을 느끼면 기분이 좋아져서다. 그들은 러닝머신과는 차원이 다른 유산소 운동을 즐기는데, 특히 구기 종목에 대한 사랑이 엄청나다. 보는 것도 좋아하지만 직접 뛰면서 박지성 같은 히어로가 되길 은근히 꿈꾼다. 웬만한 남자들은 축구를 즐기고, 하다못해 족구라도 한다. 그들은 출퇴근길에도 여자들의 자리 쟁탈전 틈에 끼어 서서 간다. 이렇듯 활동량이 비교적 많기 때문에 도저히 굶지 못하고, 이상한 다이어트 음식도 먹지 않는다. 그들이 먹는 유일한 괴식은 ‘단백질 파우더’뿐이다. 뷔페라도 다녀와 속이 더부룩하면 여자는 ‘이거 토해야 하나, 변비약을 먹어야 하나’ 고민한다. 그러나 남자는 옥상으로 올라가 야구 배트를 1천 번쯤 휘두르거나 공 하나 챙겨 들고 동네 공원으로 나가 홀로 농구를 한다. 그러다 보면 서로 이름도 모르는 남자 몇몇이 모이고, 편을 갈라 시합 한 판을 더 한다. 이렇듯 달밤에 펄펄 날다 보면 배는 어느새 꺼져 있다. (단, 남자와 똑같이 먹으면 여자는 금방 살이 찐다. 남자보다 3분의 1쯤 덜 먹는다고 생각하자.)
6. Idea 네 생각도 내 것, 내 생각도 내 것 영화 <매트릭스>가 나왔을 때 한 지인이 술을 마시면서 이런 소리를 했다. “매트릭스 그거 내가 고등학교 때부터 생각했던 거야.” 알게 뭔가, 워쇼스키 형제가 먼저 터뜨렸으니 그건 워쇼스키의 것이다. 워쇼스키가 열심히 시나리오를 쓰는 동안 당신은 뭐 했나? 일단 먼저 내놓는 게 장땡이다. 문학도들은 ‘셰익스피어 때 모든 스토리텔링은 다 나왔다’는 말을 자주 한다. 어차피 아이디어는 돌고 돈다. 세상에 완벽하게 새로운 아이디어는 존재하지 않는다. 60억 인구 중 한 명은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한다. 그 생각을 머리 밖으로 끄집어낸 사람이 워쇼스키고, 나머지는 영화 보고 나오며 ‘저거 내 건데’라고 헛소리하는 사람이다. 생각을 아끼지는 마라. 공유하거나 빼앗겨도 아까워하지 마라. 그 사람한테 갔으니까 그나마 그 아이디어가 싹을 틔울 수 있었던 것이다. 남의 생각도 내 것으로 만들 줄 아는 건 대단한 능력이다. 당신의 하찮은 아이디어가 그에겐 쓸모 있을 수 있고, 그의 쓰레기 같은 발상이 나한테 오면 기발한 아이디어로 발전할 수 있다. 그러니 브레인스토밍을 자주 해야 좋다. 지혜가 없으면 빌리면 되고, 재능이 없으면 재능 있는 사람을 아랫사람으로 두면 된다. 여기에 강한 추진력과 잡다한 아이디어만 있으면 당신이 ‘갑’이 될 수 있다. 원래 세상은 큰 아이디어 3개가 아니라 큰 아이디어 1개와 나머지 잡다한 것들의 시너지 효과로 바뀌는 법이다.
Part 3 새롭게 바꿔라 New Girl
1. Love 새로운 사랑에 빠져라 당신이 기혼자라면, ‘새로운 사랑에 빠지라’는 말이 떨떠름하게 느껴질 것이다. 그러나 연애 시절 당신이 사랑하던 남자와 지금 옆에 있는 남편이 정말 같은 사람인가? 남자는 결혼 전후가 명백히 다르다. 그건 여자도 마찬가지. 그래서 결혼 직후 피 터지게 싸우며 서로에게 적응하는 시간이 소요되는 것이다. 이 작업에 실패한 부부들은 이혼을 하거나 애만 보고 사는 수순을 밟는다. 하지만 이왕 결혼한 거, 잘 지내보는 게 어떤가? 새로운 사랑에 빠지는 거다. 바로 옆에 있는 그 사람과 말이다. 늘 해왔던 방식대로 사랑하지 마라. 날짜도 매번 잊어서 타박 받던 사람이 갑자기 생일 선물을 챙기면 배우자가 도리어 의심부터 할지 모르나, 그래도 평생 안 챙기는 것보다 낫다. 진심은 언젠가는 통하게 되어 있다. 매년 결혼기념일에 부부끼리만 바람 쐬러 갔다면, 올해는 부모님을 모시고 가는 것도 색다른 사랑 방식이다. 피케 셔츠의 핏이 멋지게 떨어지는 스타일이 멋지게 느껴졌다면, 남편을 채찍질해 같이 다이어트를 하자. 3개월 후 남편에게 피케 셔츠를 입힐 수 있고, 당신도 그런 남자에 걸맞은 여자가 되어 있을 것이다. 침실에서도 마찬가지다. 섹스 라이프는 변화와 도전이 없으면 금방 질린다. 서른에 결혼해서 예순까지만 같이 살아도 30년인데, 30년 동안 같은 패턴, 같은 자세, 어쩌면 그조차도 없다는 것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욕망이 충족되지 않는 부부관계에는 언제나 외도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그래서 찬스가 생기면 반드시 사단이 나는 것이다. 남편과 아내 두 사람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합의점을 이끌어내 경험치를 쌓아라. 두 사람이 충분히 즐겁고 내심 불편하지 않을 정도의 도전이라면 새로이 시도해라. 2. Culture 문화 충격은 쇼킹할수록 좋다 우리는 늘 듣던 음악만 듣고, 보던 프로만 보고, 읽던 신문만 읽는다. 다른 문화를 경험할 때 뇌가 변화를 느껴 생각의 폭을 넓혀간다. 그러나 낯선 문화를 소비하는 건 쉽지 않다. 일단 귀와 눈이 거부한다. 집중해서 어떤 프로그램을 보고 싶을 때 낯선 프로그램을 보기는 어렵지만 운동할 때는 충분히 가능하다. 평소 안 보던 프로그램이나 애니메이션을 틀어놓는 것이다. 신문은 여러 매체를 보는 게 좋다. 같은 사건인데도 매체의 성향에 따라 타이틀부터 기사 톤까지 판이하게 달라진다. 좌파라면 우파의 지식을 쌓고, 보수라면 진보의 지식을 쌓아라. 다양한 세상을 만나고 싶다면 잡지도 굉장히 매력적인 미디어다. 잡지는 단행본보다 저렴하고, 종종 공짜로도 접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잡지는 성별, 연령대, 특정 문화 향유 층의 일부만을 타깃으로 삼기 때문에 자신이 포함되지 않은 타깃의 관심사를 쉽게 접할 수 있다. 또 잡지 특성상 잡다한 것들이 최대한 쉬운 문체로 소개되니 사전지식에 대한 부담도 적고, 사진과 그림이 많아 시각적인 이해도도 높다. 이렇게 간접적인 경험치를 통해 충분히 새로운 관점과 새로운 발상을 습득하게 되는 것이다.
3. Habit ‘낯설게 하기’로 습관을 초기화하라 습관적인 행동들을 바꾸어 잔잔한 변화를 일으키면 그것들이 한데 모여 거대한 메이크오버를 완성해낸다. 한데 인간은 항상성이 강해서 기존의 나쁜 습관을 고수하려 한다. 그래서 습관을 고치는 메이크오버는 생각보다 쉽지 않고 노력의 효과가 그리 일찍 나타나지 않는다. 일단 바꾸고 싶은 습관 리스트를 작성한 뒤 이를 어떻게 바꿀지 생각해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자신을 제3자의 눈으로 바라보자. 과연 며칠 만에 바꿀 수 있을까? 잘 모르겠다. 머리는 ‘나는 할 수 있다!’고 말하는데 몸에 밴 감각이 ‘며칠 못 버티고 포기할걸?’이라며 초를 친다. 이럴 때는 환경 자체를 물리적으로 바꾸면 효과가 금방 나타난다. 인테리어를 바꾸면서 공간을 얼마간 낯설게 한다. 이 ‘낯설게 하기’를 통해 안정성이 초기화되면, 인간은 안정을 위해 새로운 버릇을 정착시키려고 노력한다. 액자의 사진을 교체하고 위치를 옮겨서 달거나, 테이블을 옮겨보고, 서재의 책을 이전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꽂는다. 새로운 습관은 한 번에 하나씩 만들자. 여러 가지를 한꺼번에 고치려고 하면 몸이 반항한다. ‘12시 전 잠자리에 들기’ 주간처럼 기간을 정해서 실천하면 성공률이 높아진다. 여기에 내가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한계의 마지노선을 긋는다. 휴일 하루쯤은 아침에 일어나면서부터 잠자리에 들 때까지 내가 바꾸고 싶었던 습관대로 지내보는 것도 좋다. 마치 사찰에서 템플스테이를 하며 수도생활 체험을 하듯 말이다.
4. Network 새 인맥은 주위에 있다 건너 인맥을 만들어라. 내 친구의 후배는 나에게 낯선 사람이지만 생판 모르는 사람보다 쉽게 친해질 수 있다. 요즘은 페이스북 등 SNS 덕분에 내 지인의 지인과 친해지기가 쉬워졌다. 두 사람 사이에 지인이 끼어 있고, 그 지인과의 관계가 긍정적이라면 가까워질 계기는 충분히 많다. 어차피 밖에서 비싼 밥을 먹을 바에는 새로운 사람과 먹어야 기분도 새롭고 이야깃거리도 달라진다. 회사 동료들은 오늘 아니라도 같이 먹을 날이 새털같이 많다. 그렇다고 회사 인맥을 만만히 보아서는 안 된다. 하지만 내가 회사에서 제대로 아는 사람은 같은 부서 사람들뿐이라고? 새로운 인맥을 쌓고 싶지만 누구에게, 어떻게 다가서야 자연스럽고 평화롭게 회사 인맥을 늘릴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당신이 공략해야 할 대상은 바로 화장실 인맥, 복사기 인맥, 그리고 탕비실 인맥이다. 같은 층을 쓰다 보면 이름은 몰라도 자꾸 마주쳐서 얼굴을 익히게 되는 사람이 몇 명쯤 있기 마련이다. 화장실 거울 앞에서 손을 씻으면서 말을 걸어보자. “우리 자주 보죠? 어느 팀에 계세요?” 물론 그녀는 어색해할 테지만 어차피 지금껏 내내 어색하지 않았나! 또 다른 부서와의 연계 업무로 몇 번 전화 통화라도 했다면, 다음에 간식거리를 들고 찾아가는 것도 좋다. 짧은 인사만 하고 얼른 나오자. 일단 먹을 걸 입에 물리면 사람들 반응이 달라진다. 다음에 만날 땐 한층 가까워져 있을 것이다. 이제 밥을 먹을 단계다. 5. Merit 잘하는 것을 업그레이드하라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한다면 당신이 미처 몰랐던 장점을 발견할 수 있다. 가수 백지영도 데뷔 전에는 본인이 춤을 잘 추는지 몰랐다. 댄스곡으로 데뷔하기 위해 춤 연습을 하면서 장점을 깨닫게 된 것이다. 물론 새로운 시도가 반드시 장점으로 자리잡게 되진 않는다. 하지만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시도하길. 내게 플리츠 스커트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해왔지만 입어보니 잘 어울릴 수도 있는 거다. 그건 진짜로 입어봐야만 알 수 있다. 누구나 하나쯤은 잘하는 것이 있다. ‘내가 이거 하나는 남부끄럽지 않게 해내지.’라고 자신할 수 있는 것. 하지만 당신이 그렇게 믿고 자만했던 장점이 퇴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피아니스트는 일주일만 연습을 쉬어도 손가락이 뻣뻣해짐을 느낀다. 발레리나는 하루만 연습을 건너뛰어도 몸이 굳는다. 쓰지 않는 칼은 녹이 슬어버린다. 스티브 잡스는 프레젠테이션을 잘했지만 기조연설에 나서기 전엔 항상 관객을 상상하면서 연습에 임했다. 그 역시 장점을 몇 번이고 재발견하며 업그레이드한 것이다. 당신이 새로 찾아낸 장점과 내내 보유하고 있던 장점이 굳어버리지 않도록, 노력하라. 그 장점이 당신의 메이크오버에 가장 큰 밑바탕이 되어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