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시작 신간 보도자료]
[천년의詩024]고철시집
『고의적 구경』
나는 죽어도, 핏‘줄’을 놓지 않았다
밧줄 몇 가닥에 의지해 고층아파트 외벽에 칠을 하는 페인트공 고철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세상 끝에서의 외롭고 고단한 줄타기처럼 끈질긴 생명력의 시편들
모두 내려다보이는 곳에서 세상을 구경한다는 것은 꽤 낭만적인 일이다. 하지만 밧줄 몇 가닥에 의지해, 먹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세상을 바라봐야만 하는 일이라면?
고철 시인의 두 번째 시집 『고의적 구경』은 세상에서 가장 높고 외롭고 위태로운 곳에서 쓰인 시편들이다. 그러나 시인은 유일한 ‘놀이’라는 ‘詩’를 통해 고된 삶의 비의를 노동자 특유의 배짱과 여유로 견뎌낸다. “시절 좋은 세상이면 찬미하고, 그렇지 못하면 참견하리라… 아직은 내 그 구실을 잘은 못한다. (아직은) 구체적 (세상)구경을 아니 한 셈이다. 고의적 구경만 한 셈이니 그게 여간 불편치 않다.”는 시인의 발언은 일견 세상 아래에서 꼬리를 내리는 듯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시를 통해 힘겨운 삶을 극복하고 말겠다는 생에 대한 도발인 셈이다.
시인이 한 가닥의 줄에 매달려 마주보는 것은 아파트의 벽이다. 그 벽에 난 변소나 욕실의 쪽창이나 안방과 현관의 큰 창은 어떤 표정을 그에게 지어 보일 것인가? 그러나 그런 창들보다 더 훌륭한 표정은 아파트 벽을 기어가고 있는 균열일 것이다. 시인은 아파트 벽을 칠하기 전에 이 가느다란 금들을 모두 찾아내서 파우더를 먹여야 한다. 그 구불구불한 선들에 파우더를 먹여 놓은 모습들은 미술작품처럼 상당히 아름답게 보이기도 하지만 자연의 것이 아닌 그 인공적 아름다움에서는 무엇인가 비극적인 것이 느껴질 수밖에 없다.
고철은 자신의 마음에 일어나는 균열들을 시를 통해 자신이 아파트의 균열을 치료하는 방법으로 시를 통해 치료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것이 곧 죽어도 핏‘줄’을 놓을 수 없는 간절하고 끈질긴 시편들인 것이다.
■ 시인의 말
1980년 중순쯤으로 기억되는 여름날, 구례가 고향인 친구가 뜬금도 없이 질문 한 사발을 내 눈가에 던졌었다.
운명과 숙명의 차이점을 묻는 것이다.
병신 육갑 하는 기운으로 대답 아닌 대답을 내놓았다.
고아 사생아 소아마비 왼손절단 등…
대가리 기준으로 눈앞에서 오는 건 운명이라 했었다.
그 다음은 숙명이다. 사람 뒷북치고 뺑소니사고로 기억상실 같은… 내 힘으로는 도저히 막아낼 재간이 없는 상황을 그리 말해주었다. 그가 그 날 배부르게 술 샀던 기억이 새삼스럽게 기억을 벗어난 추억으로 와닿는 건 무엇일까.
詩 말고는 내가 자랑삼아 내 놓을 좋은 놀이가 없다. 그 놀이가 없었다면 나의 팔둑에는 십이지상 같은 세월 좋은 지문과 문신이 여러 날이었을 거다.
감악소 안 갈려고 시 썼다. 노가다 하고선 품삯 못 받고도 본전 뽑을 수 있는 놀이가 詩이다.
시절 좋은 세상이면 찬미하고, 그렇지 못하면 참견하리라…아직은 내 그 구실을 잘은 못한다. 구체적 구경을 아니 한 셈이다. 고의적 구경만 한 셈이니 그게 여간 불편치 않다.
훌훌도 할 셈인데, 내 마음이 아직도 경직된 거짓을 읊조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걸 반성해본다.
이젠, 詩와 싸우고 싶지 않다.
소인배에게 편이 되어준 도종환 시인과 최종천 시인, 부모 이상의 배려와 채찍으로 길이 되어주신 고장은 누이에게도 큰 절 올린다.
2009년 겨울
고철 씀
■ 약력
1962년 강원 철원에서 출생하여 홍천에서 성장. 2000년 『작가들』에 「꽃상여」 외 5편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 시작. 시집 『핏줄』 등. 2009년 인천문화재단 다년지원사업 수혜.
http://photo.naver.com/user/rivercba
[차례]
I 自我,
달만 살이 찐다 ──── 11
수타사 십우도 ──── 13
오늘의 시평 ──── 14
그네의 힘 ──── 16
oasis ──── 19
잘려야만 숨을 쉬는 聖體 ──── 20
사진놀이 ──── 22
구절리에서 ──── 23
훔쳐본 일기에는 ──── 24
아들前 상서 ──── 26
움직이는 그늘 ──── 28
역마살 ──── 30
향일암 ──── 32
사랑초 키우기 ──── 33
뼈를 보았다 ──── 34
눈사람 ──── 36
돌장승에게 ──── 38
잊읍시다 ──── 40
멍 ──── 42
II 불편한,
석간신문 패러디 ──── 45
의자는 잘못이 없다 ──── 46
불편한 cf ──── 48
서울 여인숙 ──── 49
악성종양 ──── 50
폐가 구경 ──── 52
제무시 ──── 53
귀 청소 ──── 54
대학로 落書 1 ──── 55
어떤 참견 ──── 56
생각 하나가 미워서 ──── 58
흑백 미이라 ──── 59
대부도 神話 ──── 60
인간 ──── 63
대학로 落書 2 ──── 64
태산부동산 ──── 66
로드 스탬프 ──── 68
기억도 흔들면 흔들린다 ──── 70
수피령 ──── 71
일방적 확률 ──── 72
비정규직 ──── 74
싸움의정의 ──── 76
III 구체적 구경
물수제비를 뜨는 아이 ──── 81
홍시 ──── 83
동전의 무게 ──── 84
구체적 구경 ──── 86
감자의 눈 ──── 87
겨우살이 ──── 88
다린다린의 꽃 ──── 90
봄비는 달다 ──── 91
산절의 아침 ──── 92
詩集 ──── 93
여름꽃 ──── 94
이름은 그렇게 만들어진다 ──── 95
정수사 댓돌 우에는 ──── 96
개 이름 ──── 97
고의적 생각 ──── 98
[발문] 나는 죽어도, 핏줄을 놓지 않았다 | 최종천 ──── 99
■ 추천글
고철 시인의 시집 『고의적 구경』은 삶의 현실에 대한 시적 스케치가 매우 날카로웠으며, 정적인 상황을 지적인 표현으로 이끌어가는 힘이 돋보인다.
─ 도종환 시인
강화 교동섬으로 놀러 갔을 때
이 집 할머니가 강아지를 부르시던 이름,
며느라, 며늘아가야…
집 나간 며느리인지 이승 떠난 큰 아들인지
그 명분 알 수는 없지만
돌아오던 내내 나를 울먹이게 했습니다.
식구들이란 집을 기르는
가축인지도 모를 일입니다.
─ 고철, 「개 이름」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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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철 시집/문학(시)/신사륙판(B6)/124쪽/2009년 12월 15일 출간/정가8,000원
/ISBN 978-89-6021-109-4(03810)/바코드 9788960211094/
펴낸곳:(주)천년의시작 (우110-034) 서울시 종로구 창성동 158-2 2층
전화:02-723-8668 팩스:02-723-8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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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드디어 시집이 나왔군요. 기쁜 마음으로 축하드리구요, 이 시집으로 인해 더욱 즐겁고 행복한 날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아, 드디어 책이 나왔네요. 선생님, 온 마음으로 축하드립니다. 눈물이 나요. 따끈한 책 얼른 보고 싶어요.^^
추카합니당^^ 그 외롭고 자난한 길에서 빛을 보았군요^0^... 두루 명편으로 모든 이들에게 각인되기를 빕니당^^
축하합니다.. 이 시집으로 고의적 구경이 아닌 자연스런 구경이 되었음 합니다.
드디어 깃대를 꽂으셨군요, 큰 축하를 드립니다.. 더욱 건필, 건승하시길 바래요.
고철 선생님 시집 출판을 축하드립니다. 저도 얼른 구입해서 읽어보고 싶습니다.
선생님 시집 보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누구에게도 방해 받지 않은 선생님만의 생명줄 고맙게 탐독했습니다. 올 해도 문운이 가득하시길 기원드립니다.
축하합니다~늘 문운이 함께하시길 빕니다!~
"시절 좋은 세상이면 찬미하고, 그렇지 못하면 참견하리라" 축하드리고 그동안 보아 온 참말이 세상을 조금은 "시절 좋은 세상"으로 이끌어 주시는 원동력이 되시길... 빠르게 구해 보겠습니다. 강원도 촌놈인줄 몰랐네요......
드디어 알에서 깨어났군요. 시인은 시집으로 시를 이야기 해야 겠지요. 그런 면에서 저도 할 말이 없는 부끄럽운 사람입니다. 내년 상반기 중으로 제 4시집 출간할까 합니다. 고철 시인 축하드려요. 술 한 잔 제가 푸짐하게 살게요..
시집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고의적 구경의 파문을 미리 읽어 봅니다. 건안, 건필 하세요.
저도 축하의 대열에 동참합니다. 덕분에 올 연말은 더욱 뜻있는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건필하십시요.^^
축하드립니다. 고선생님. 시 제목만 봐다 빨리 읽어보고 싶군요. 고의적으로 얼른 구입해야겠습니다. ...
큰 박수 보냅니다. 축하주는 제가 한 잔 사겠습니다.
祝賀, 좋은 세상이면 찬미하고, 그렇지 못하면 참견하리라...
고철 시인님 축하드려요, 70미터 밧줄에 매달려 본 건 유격장 레펠 혹은 하강이었습니다, 짐작하건데 대박날 조짐입니다...ㅉㅉㅉㅉㅉㅉㅉ!
모든 시에식구분들...어떠한 복수집단 보다도 아름다웠습니다. 살가운 축하 마음으로 주셨으니 마음으로 화답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축하드립니다. <고의적 구경>이라니...
고철시인님 축하드립니다. 더욱 정진 하시어 우리 문단의 별이되어 주십시요.
형, 축하인사가 늦었습니다. 건필, 문운 융성하시고요.
부족한 시편에 작은 응원 보테 주셨던 모든 분들게 감사를 드립니다...^^*
메리크리스마스 하세요!
고철 시인님 고의적 구경 시집의 발간을 다시 한번 축하드리며, 시집 잘 받았습니다. 저에게는 크리스마스 선물이 되었네요...감사합니다. ^*^~
인사가 늦었지요 ? 축하드립니다.
시에,의 소중한 동지여러분, 살가운 관심 참으로 고맙습니다....열심히 인생을 사용하겠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좋은 소식을 늦게 봤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축하드립니다. 꽃대신 뜨거운 독후감을 준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