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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우리... 사귈래 ?
태혁이와 예진이는 중학교 동창입니다. 서울에서도 큰 대단지 아파트단지에 살고있죠.
중학교 1학년 입학하고 얼마 후, 인기없는 특별활동 중에 하나 인, 수학동아리에서 만났죠. 한 학년이 720명인데...수학동아리는 달랑 7명. 남학생 3명, 여학생 4명.
1주일에 한 번 씩 수학선생님이 내어주는 문제를 풀고 헤어지는 거죠. 어느 날, 수학선생님께서 전국수학경시대회에 나가자고 국제 올림피아드 문제를 내주며, 아이들을 압박하기 시작했죠. 가뜩이나 공부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아이들이 하나 둘 씩 다른 동아리로 옮겨 가고, 태혁이과 승건이...남자 2명, 그리고 다혜와 예진이... 여자 2명만 남았습니다.
남은 아이들은 경시대회에 나가 상을 타고 싶어 열심히 공부했죠. 드디어, 경시대회 날이 다가 왔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 일입니까 ! 수학선생님이 선생님의 자동차로 아이들 4명을 데리고 가기로 했는데 아... 글쎄 경시대회 하루 전날 아파트에서 다리를 겹질려 인대를 다치셔 기브스를 하셨어요...
4명의 부모님들에게 아이들을 부탁하였지만, 모두들 바쁘시다고 못 간다네요...
결국, 태혁이 아빠회사에서 운전수 아저씨가 차를 가져와서 아이들은 무사히 경시대회에 참가 할 수 있었고, 결과도 좋아서 대상은 아니지만, 금상을 탔고, 아이들은 모두 기뻐하였습니다. 1학년이 외부 대회에 나가 상을 타오니, 교장선생님은 대단히 좋아하셨고 전교생이 모인 가운데, 시상식도 다시 하여주셨습니다. 물론 젊은 여자 수학선생님도 너무 너무 기뻐서 눈물을 글썽이셨답니다.
어느 날, 3단지에 사는 예진이가 5단지에 사는 태혁이에게 말 하였죠.
" 태혁아... 우리 ...사귈래 ? " 그 말을 들은 태혁이는 가슴이 두근두근 하였지만, 태연하게 " 그래... 그러지 뭐... " 하고 대답하였습니다.
예진이는 전교 석차가 거의 1 등 이며, 태혁이 보다 공부도 잘하고 키도 태혁이보다 더 크고... 무엇보다도 예뻐서 모든 남자아이들이 속으로 좋아했거든요. 선생님들도 예진이를 귀여워하셨죠. 태혁이는 속으로 몹시 기뻤습니다.
예진이는 태혁이와 3년 내내 한 번도 같은 반이 된 적은 없습니다. 오히려, 경시대회에 같이 나간, 또 한 명의 여학생, 다혜는 태혁이와 학년과 3학년 때 같은 반이었죠.
시간은 흘러 3학년이 되었고...
예진이는 태혁이와 사귀기로 한, 그 이후로 다른 남자아이들과는 절대로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종종, 점심시간에 태혁이네 교실 창문 밖에서 왔다갔다하면, 태혁이네 반 아이들이 예진이 왔다고 부러워하며, 태혁이에게 알려 주면 운동장 등나무 밑에 가서 둘이서 조용히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둘이서 하는 이야기는 거의 백퍼센트 공부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하지만, 둘이 도란 도란 이야기하는 이런 모습은 학생들 사이에 소문이 나고,결국, 선생님들도 알게 되었죠.
이런 사실을 알게된 태혁이 담임선생님은 성적이 떨어질까봐, 태혁이네 집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태혁이를 잘 아는 부모님은, " 어린 아이들인데...걱정마세요... 둘이서는 공부하는 얘기만 하더라구요. 이미, 둘이 사귀기로 했다고 태혁이에게 얘기 들어 알고 있습니다, 하하하 !!! "
연애하기에 너무 어려 보이고, 또, 딴 짓을 할 것 같지도 않았으니까요...
발렌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때는 서로 쵸코렛과 사탕선물을 주고 받는 정도... 거의 학교 밖에서는 , 서로 공부하는라고 바빠서 만나지 않았죠. 기껏해야 일요일에 성당에서 학생미사를 같이 보고 각자 집으로 함께 자전거 타고 오는 정도...
다른 사람들과 주변의 시선은 곱지 않았습니다. 둘은 결코 주변의 시선에 신경을 쓰지 않았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상상하는 그런 사이도 아니고 공부 안하고 노는 아이들이 하는... 그런 나쁜 행동도 없었으니까요.
하루는, 한자 시험을 보았는데, 둘이 같은 답을 썼지만, 오답처리 되었답니다. 둘은 방과후 함께 교무실로 한자선생님께 찾아가, 이것도 정답이니 맞게 해 달라고 건의를 하러 간 모양입니다.
그 때, 한자선생님이 말씀 하시기를,
" 너희들은 주변의 눈도 안 무서우냐 ? 같이 오게 ? "
" 왜요, 선생님...저희들은 같이 오면 안되나요 ? "
선생님이 말문이 막혔습니다. 왜냐면, 둘은 전교에서 이미 1-2등 하는 아이들이고 수학경시대회에 나가서 금상도 탄 아이들이니 ...
또 , 다른 기분 좋치 않았던 에피소드는 ...
전교 1등을 늘 하던 예진이가 3학년 중간고사에서 1등을 놓쳤답니다. 학교 복도에서 우연히 마주친 예진이 담임선생님 (체육선생님) 이 태혁이를 부르더니,
" 이번 시험에 예진이 성적이 떨어졌더라 ! " 눈을 부라리며 말씀하셨죠, 태혁이는 기가 막히고 기분이 상해서...
"아니 , 선생님 .. 왜 그 이야기를 저에게 하세요...저는 성적 올랐거든요..."
선생님 말문이 막혀서 , " 하여간, 조심하라구 ! "
그 날, 태혁이는 집에 와서 괜시리 억울해 했습니다. 그리고 예진이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 성적 떨어진게 , 나 때문이라고 체육선생님이 말씀하시더라 ... 너도 그렇게 생각하니 ? "
" ....사실... 조금은 그래... " 의외의 대답이었습니다.
기가 막힌 태혁이는 " 아니, 왜...? 내가 뭘... ?"
" 너 , 요새 다혜하고 너네 반에서 친하게 놀며 지낸다며 ? "
" 아니, 그럼 한 반이고, 같이 수학동아리반 했고... 다혜가 부반장이니까 이런 저런 얘기를 할 수 밖에 없쟌아...놀긴 뭘 놀아... "
" 난, 다혜가 싫으니까, 앞으로는 다혜하고 절대 말하지 마 ! 나는 우리반 남자아이들하고 절대 같이 말하지 않거든... 말 할 일 있으면 다른 사람 대신 시켜..."
참으로 기가 막혔습니다.
태혁이네 반에는 예진이의 오른팔과 같은 인영이가 있었습니다. 거의 반에서 일어나는 모든 이야기를 인영이는 예진이에게 보고를 하고 있었죠.
이런 일이 한 두번 있은 후로 , 태혁이는 여자를 사귄다는 것이 몹시 피곤한 일이라고 생각했죠. 예진이가 교실로 찾아와서 공부 얘기 하는 것도 정말 싫어졌습니다.
예진이는 태혁이 앞에서 다혜의 흉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태혁이는 오히려 다혜의 성격이 더 좋아 보였습니다.
태혁이의 태도가 마음에 안 드는지... 결국, 예진이는 태혁이를 불러 선언했습니다.
" 우리 사귀는 거...이제 그만 하자 ! 그냥 친구로 지내자 ! " 태혁이는 내심 기분은 이상했지만, 오히려 그것이 더 편할 것 같았습니다.
" 그래, 그럼 그냥 좋은 친구로 지내자 ... "
이렇게 태혁이와 예진이는 사귀는 것을 끝냈습니다.
다음편에 계속 ...
2부. 인연의 끝자락을 가슴깊이 숨기고...
중학교 3학년 1학기도 끝나고 여름 방학이 되었습니다. 그만 사귀자고 했던 예진이. 그런데 실제로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수학,과학 문제 모르는 것은 계속 태혁이에게 물어보았고, 또, 국어 사회 과목을 깨알 같이 정리한 요점 노우트를 계속 주는 것 입니다. 태혁이는 이상하게 생각했습니다.
사귀는 것과 친구 하는 것이 뭐가 다른 걸까 ?
어느 날, 아빠에게 물어 보았습니다.
" 아빠, 예진이가 사귀는 것 그만하고, 친구하자고 했는데... 계속 똑 같네요.. 도데체 뭐가 다른건가요 ? "
태욱이 아빠는 말문이 막혔습니다. 왜냐하면, 뭐라고 설명해 줄 말이 생각나지 않아서죠...
" 사귀는 것은 둘이서만 만나는거고, 친구하자는 것은 여러명이서 다 같이 친구하자는거...뭐... " 대답 같지 않은 말로 얼버무렸죠...
태혁이는 생각했습니다.
아하,, 그럼 이제부터는... 다혜하고 말해도 되는 건가 ? 그것 참 좋네...ㅋㅋ
여름방학도 끝나고,
개학하던 날, 다혜가 말했습니다. " 난, H 과학고를 갈꺼야... 그래서 방학때 준비하느라고 바빴지... "
이게 뭔소리인지...뭐..과학고 ? 태혁이는 아무 생각없이 난 우리 집 바로 옆에 있는 Y 고등학교에 갈건데...하고 생각했습니다.
Y 고등학교는 역사도 무지 오래되고, 외 증조할아버지도 졸업하셨다는데... 거기다, 남녀공학이 아니라 좋을꺼야 ...귀찮은 여학생들도 없고...ㅎㅎ
몇 일 후, 인영이는 즉시 다혜가 과학고를 간다는 사실을 예진이에게 보고했는지... 태혁이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 다혜가 H 과학고를 가면, 난 S 과학고를 갈꺼야 ... 너는 ? " " 나는 그냥 우리 아파트 바로 옆 Y 고등학교 갈꺼야 ... 집에서 10초면 가지...ㅎㅎ "
예진이는 태혁이에게 왜 과학고를 가야 되는지를 여러 번 설명했습니다.
태혁이가 엄마에게 왜 과학고를 아이들이 가는지 물어 보았습니다.
" 고 2 때 조기졸업해서 대학에 가고, 미국 유명한 대학에도 척척 붙고... 하여간 들어가면 무지 좋단다.. 온 동네에 자랑거리지... 니가 거기 가면, 엄마가 매일 업고 다니겠다...호호호 "
" 떨어지면 ? "
" 그럼, 그냥 옆에 있는 고등학교 가면 되지 뭐... 좀...창피하지만... 호호호 "
태혁이도 과학고에 응시하기로 했습니다. 밑져야 본전인데 하고... 마음이 바뀌었습니다.
예진이와 같이, 같은 과학고를 가는 것이 걸렸지만, 그래도, 사람들이 훨씬 더 인정해주는 S 과학고를 시험보기로 했죠.
예진이는 태혁이에게 말했습니다.
" 태혁아, 시험 잘 봐... 같이 붙으면 학교에서 2명이나 S과학고 갔다고 무지 좋아할꺼야. 그리고 우리 같은 학교 다니면 좋찮아 ..."
한달 뒤,수학 동아리반 아이들 4명은 모두 과학고를 응시했습니다. 승건이와 다혜는 H과학고에 둘 다 붙었는데...
S과학고를 시험 결과는, 전교 1등 예진이는 그만 떨어지고, 태혁이만 합격이 되었습니다.
자기에게 잔소리하던 예진이가 막상 떨어지니... 태혁이는 기분이 좋치 않았습니다.
슬퍼하던 예진이는 J 여고를 가게 되었죠. 그 후, 태혁이는 예진이의 연락을 받는 것이 이상하게 불편하였습니다. 예진이는 그저, 자기도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고... 그리고 늘 1등한다고 말해 주곤 했죠.
S과학고는 국립이며 , 학생수 150명이고, 전원 국가지원으로 기숙사생활을 하며 공부를 하죠, 따라서 ,기숙사생활을 하는 태혁이는 점차 예진이와는 연락할 길이 적어지게 되었죠.
또한, 태혁이는 학교생활에 노느라고 재미를 붙여서, 발명과학동아리 회장, 과학고 그룹사운드에서 드럼을 치며 발표연주회도 하고...노는데 완전히 빠졌습니다.
과학고의 축제. 축제의 꽃은 아무래도 교내 그룹사운드의 신나는 연주 아니겠습니까 ! 공부만 하던 과학고아이들에게 그룹사운드와 드럼은 카리스마가 있어 부러워하죠. 태혁이는 그룹사운드를 리드하여 드럼 솔로를 멋지게 연주하였죠.
서울에 2개 밖에 없는 과학고. 모두 모여야 300명이죠. H과학고 남녀학생들은 S과학고 축제에 모두 왔습니다.
그 속에는 다혜도 있었죠. 다혜는 태혁이가 드럼 치는 것을 미리 알고 , 예쁘고 푸짐한 꽃다발을 연주가 끝난 후, 태혁이에게 무대 위로 올라와 주었습니다. 두 과학고 학생들은 와~아 ~ 하고 엄청나게 환호를 하였습니다.
사실...다혜와 태혁이는 그저 친구일 뿐 인데...
이 이야기는 예진이의 주변 친구들을 통하여 예진이 귀에 들어갔습니다.
이야기를 들은 그 날 밤, 예진이는 속상해서 엄청 울었습니다. 이 일은 예진이를 더욱 더 공부하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과학고에 다니는 태혁이가 신나게 놀고 있을 때에도 ... 예진이는 독한 마음으로 공부를 계속 열심히하여, 늘 전교 1등을 하였습니다.
과학고는 고 2 때 조기졸업시험을 통과하면 대학에 진학 할 수 있습니다. 150명중 120명은 조기졸업을 하죠... 태혁이는 150명중 중간 정도하였는데, 과학고 아이들이 주로 가는 대전에 있는 대학에 가려고 했죠.
태혁이 부모는 여러가지를 생각했습니다. 대전에 있는 대학에 가면 친구들이 많아서 공부를 열심히 할 것 같지 않았습니다. 거기는 또 기숙사 생활을 합니다. 대부분 과학고 아이들이 가는 대전을 내려가면, 같이 가는 과학고 아이들보다 성적이 뒤떨어 지는데... 또, 드럼치고...같이 가서 놀면...인생 꼬일 수도 있죠...
태혁이를 파악하고 고민하던 아빠. 좋은 과를 선택하고 , 반드시 조기졸업 할 것과 집에서 가까운 대학을 갈 것을 강력히 아빠가 강요했죠. 태혁이는 결국, 조기졸업하여 집에서 가장 가까운 대학, 전자공학과를 가게 되었죠.
태혁이 대학교 1학년, 중학교 동창들은 고 3 이고요... 같은 대학 1학년은 태혁이보다 1살이 많거나, 재수한 사람들은 2살이 많습니다. 그리고 , 같은 대학에는 과학고 친구도 없고... 학교도 마음에 안 들고...
그래서 드럼치고 논 것을 후회하고...마음 잡고 공부만 하기시작했습니다. 1학년 성적을 올 A 플러스로 마쳤습니다.
대학 1학년 최우수 성적 장학금으로 국내 최고액수를 자랑하는 수천만원의 외부 장학금을 받게 되었고, 이 사실이 알려져... MBC TV 한 시사 프로그램에 나오기도 하였죠.
장학생이 된 후, 태혁이는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이 좋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한편, 예진이 고 3 때는 태혁이와 거의 교신이 없었죠. 그저...서로의 미니 홈피를 가끔 들여다 보는 정도... 태혁이는 조기졸업하여 대학생인데, 예진이는 고 3 이므로 만나기도 그렇고... 태혁이도 자기대학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만나기도 꺼려 하더라구요. 예진이만 그저 미니홈피를 통해 자기의 존재를 알리곤 했죠
H 과학고 다혜는 조기졸업을 하지않고, 고3 을 진학하였죠. 의대를 가기위해서 조기졸업을 포기한거죠.
서로 사이가 좋치 않았지만, 다혜와 예진이는 각각 열심히 공부하여 두명 모두 S의대 의예과를 들어갔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태혁이는 자신이 과학고에서 공부 안한 것을 더욱 후회했습니다. 태혁이는 대학교 2학년이 되어서도...더욱 더 분발하여 공부하였습니다.
2학년 성적도 모두 A 플러스 맞아서 자신의 만족도를 높혔습니다. 태혁이는 단 한번도 대학에 들어와서 여학생과 만나거나 소개팅을 하지 않았습니다.
장학 재벌이 된 태혁이는 장학금을 타서 차를 사서 누나와 같이 이마트에 갔다오는 것이 유일한 취미였습니다.
태혁이는 인생목표를 설정하였습니다. 자기 대학의 교수가 되는 것 입니다. 학부를 마치고 석박사는 미국에 가서 공부할 계획까지 설계를 하였습니다. 대학교수의 꿈이 이루어지는 그 날 까지 열심히 공부만 하기로 결심한거죠.
가끔 예진이가 미니 홈피를 기웃거려도 전혀 모르는 척 했습니다. 아마, 속이 좋치 않고, 마음이 편치 않았던 모양입니다.
예진이는 태혁이가 나온 티비 방송을 보았다고 하며, 칭찬의 글도 올려지만...전혀 흔들림이 없었죠.
예진이가 S 의대 합격하였다는 것을 알고는 작은 인형 선물을 하나 성당친구를 통해서 전달했습니다.
그 선물은 예진이의 미니 홈피에 사진으로 올랐고, 나에게 가장 소중한 것 ! 이라는 멘트가 적혀 있었죠...
다혜는 알바대신에 의대에 갔다고 아파트 단지 학원마다 광고모델이 되었고 지역광고 방송 티비 학원광고에도 모델로 나오더라구요...
하지만, 예진이는 일체 그런 일을 하지 않았습니다. 아니, 집에서 하라고 해도 이유를 대지 않고 절대 하지 않았습니다 알바는 동네 고 3 학생들을 가르치는 과외알바를 했습니다.
중1때의 수학동아리반 4명.
승건이도 역시 H과학고에서 조기졸업하여 대전에 있는 대학에 갔습니다. 다헤와 예진이는 의과대학생, 그리고 승건이과 태혁이는 공과대학생이 되었습니다.
승건이와 태혁이는 가끔 만나서 공부이야기를 합니다. 승건이 기계공학과입니다. 승건이도 교수나 연구원이 되려는 공학박사의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매년 스승의 날이 되면, 예진이,태혁이 , 승건이는 수학동아리반을 지도해 주신 선생님을 찾아뵙고 식사를 같이 합니다. 하지만, 다혜는 이런 저런 핑계를 대고 오지 않습니다.
수학선생님도 아이가 자라서 초등학교 4학년이 되었는데 공부를 안해서 속상하다고 하소연 하는 얘기를 주로 듣죠...
예진이와 태혁이는 시종 미소만 짓고 둘이서는 별 말을 하지 않습니다. 서먹서먹한 분위기를 승건이는 잘 알고 있습니다. 물론 수학선생님도 알고 계시죠. 하지만, 아무도 말을 꺼내지 않습니다.
그리고, 선생님이 가시면 예진이,태혁이,승건이도 함께 바로 헤어집니다. 별 말 없이 그저... 잘 가... 라는 말만 하고 말이죠...
다음편에 계속 ...
3부. 그래...군대를 먼저 가자 !
테혁이가 공부를 열심히 하여 학점관리를 잘 하고 있는것은 공부를 계속하여 교수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하지만, 대학생활은 정말 재미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몹시 지루하기만 한 대학생활에 무료감을 느끼는 태혁이에게 아빠는 이런 말을 해주며 위로하곤 합니다.
" 인생은 마라톤과 같다."
마라톤은 42.195 Km를 완주해야 우승하고, 인생도 40살이 넘어서야만, 그 사람의 인생 성취도의 결과를 알수있다.
마라톤이 20-30 킬로 지점에서만 일등해 봐야 소용없고 인생도 20살 30살에 아무리 잘 나가봐야 의미는 없다.
20-30 Km 지점에서는 그저 선두그룹에 들어가면 되고 계속 열심히 노력하여 42.195 Km 일등으로 들어가면 우승자가 되는 것과 같이 40살이 넘을 때 까지 열심히 노력해야 된단다.
태혁아, 너는 이제 20살이니, 마라톤으로 말하면 반쯤 뛴거다.
지금 1등이 아니라고 실망할 것도 없다. 선두그룹에 들어가면 되는 거다. 이것은 아빠의 경험담이다. 피곤하고 지치더라도...실망하지 말고 계속 열심히 노력 하거라.
태혁이는 아빠의 말을 믿습니다.
아빠가 회사를 설립하고 몇 년 전까지는 정말 얼굴 보기가 어려웠습니다. 바로 집 앞에 있는 회사이지만, 아침 7시에 출근하여 새벽 2시까지 사무실에서 일을 했던 것을 태혁이도 잘 알고 있죠. 어릴적 가끔, 밤 11시에 아빠의 사무실에 야참을 가져다 드리는 심부름을 한 적도 있거든요.
열심히 일하던 아빠가...쉰살이 되던 , 어느 날, 회사 경영의 2선으로 물러 나기로 선언했습니다. 나도 나의 인생을 살고 싶다는 말씀을 하면서 말이죠...
지금은 아빠가 하고 싶어하던, 그 동안 못하던 많은 것을 합니다. 겨울이면 스키장에 가서 일주일씩 있다고 오고, 여름이면 영동대교 아래에 가서 윈드써핑 배우고, 그리고 동네 음악학원에 가서 클라리넷도 배우고, 매일 골프 연습장에 1-2시간씩 연습하며, 일주일에 2 번 이상 꼭 골프장에 가고 더군다나, 수필을 쓰신다고 학교도 다니고, 더 웃기는 것은 노래를 잘 하고 싶다고 동네 음치탈출 학원도 다니거든요... 아빠는 정말 노느라고 무지 바쁘게 살고 있죠.
태혁이는 이런 인생을 사는 아빠가 부러웠습니다. 태혁이도 빨리 뭔가를 일구어 놓고 , 아빠처럼 살고 싶었습니다.
나는... 이 다음에 어떻게 무엇을 하며 살게 될 것인가 ... 내가 과연 교수가 될 수 있을 것인가... 아아,,,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예진이와 다혜는 의대에 다니니 의사가 될 것이 틀림없는데, 승건이나 나는 과연 교수가 될 수 있을 것인가...?
그런데... 아빠는 왜 나에게 의대를 가라고 단, 한번도 말씀을 해주지 않으셨을까...?
의대를 가거나, 법대를 가서 변호사가 되면 면허증을 가지고 이런 걱정없이 살수 있을 텐데...
그러던 중, 어느 날, 밤 11시쯤 태혁이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생전가며 전화를 하는 일이 없는 예진이 전화입니다. 그런데, 목소리가 조금 이상했습니다.
" 태혁아...나...예진인데... 너 지금 나 좀 데리러 올수 있니 ?"
" 왜 ? 어딘데...? 어디 아퍼 ? "
" 나 ...지금 영등포구청역 2번출구 인데... 도저히 집에 못 가겠어 ... 속이 안 좋아서... "
" 택시 타고 오는 게 , 더 빠르지... 내가 가기 싫어서가 아니라... "
" 나...택시비도 없어...그리고 도저히 일어 날 수가 없어 ...빨리 와줘... " 모기소리 만한 울음 섞인 목소리로 애원하듯 ... 말 했습니다.
" 알았어... 그럼 내가 갈께...기다려..."
절대로 일어 날 것 같지 않은 일이 지금 예진이에게 일어났어요. 왜 속이 아픈것일까... 목소리 들어보니 조금 횡설수설...술을 먹었나 ..? 아니, 예진이가 술을 먹는다 말이야... ? 그리고 왜..나에게 전화를 한거야... 거... 참...정말 웃기네...!!!
이런 생각을 하면서, 국산 스포츠카이지만, 장학금을 타서 산 사랑하는 애마를 몰고 2번출구앞에 엉거주춤 서있는 예진이를 태워서 3단지 아파트 입구에 데려다 주었습니다.
" 예진아, 내려...다 왔어... "
" 태혁아, 이왕이면 우리 303 동 앞에까지 좀 더 들어가..."
" 수위아저씨가 보면 어쩌려고...? "
" 왜...? 과학고 떨어진 애 랑 논다고 소문 날까봐 그러냐 ? "
헉 !!! 이건 뭔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야 !!! 기가 막혔습니다.
" 너, 술 마셨냐 ? "
" 그래 , 나 술 먹었다 ..왜 ? "
갑자기 예진이는 웩 ...하고 차에다가 토를 했습니다.
으악 ! 내 차 ! 내 목숨보다 아끼는 내 차 !
거의 1년 반동안 밤잠 안자고 공부해서 탄 장학금으로 산 건데...으으으... 태혁이는 화가 나고 울고 싶었지만, 간신히 참았습니다.
집앞에 가서 문을 열어 주고 , 취한 예진이를 내려 주는데...
등 뒤에서 들려오는 나즈막한 소리...
" 예진아...너 ..지금 몇시냐 ? " 예진이 엄마가 아파트 입구에서 기다리다가 가까이 오시네요.
이제...난 ...망했구나...애고고...
" 안녕하세요 ? "
" 아니, 너 누구냐 ? 너 혹시 태혁이 아니니 ? "
" 아...네...제가 태혁이 입니다. "
" 근데, 왜 예진이가 네차를 타고 어디 있다 이렇게 늦게 오는 거냐 ...? "
몹시 화난 목소리임에 틀림없습니다.
" 네... 아프다고 해서 제가 태워다 주는겁니다. 안녕히 계세요 ! "
황급히 , 자리를 피해, 차를 몰고 떠나는데...뒤에서 들려오는 소리...
" 아니, 학생들이 공부는 안하고 왜 술만 마셔...? 그리고 왜 하필이면 공대 다니는 태혁이랑 만나는 거야... 에잇 ! 속상해... "
이 마지막에 들려온 소리는 태혁이의 가슴을 갈갈이 찢어 놓았습니다. 아끼고 아끼던 애마에 토를 해 놓은 것의 백만배이상 더 가슴이 아팠습니다. 집에 돌아와서 애마를 닦을 힘도 없었습니다. 정말...기가 막혔습니다.
몇 일 후, 예진이가 사과의 글을 남겨 놓았습니다.
정말 미안했다고... 의대 본과 동아리 선배들이랑 만나서 강제로 술을 먹으라고 해서 생전 처음 3잔 마셨는데... 속이 울렁거려서 도저히 움직일 수가 없었다고... 그리고 집에다가 전화하면, 혼날까봐... 너에게 전화 한 거라고...
태혁이는 그날로 미니 홈피를 폐쇄 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즉시 핸폰 번호를 바꾸었습니다.
그래도 , 뭔가 너무 속이 상해서 더 이상 공부를 할수가 없었습니다.
어느날, 아빠와 같이 주말에 천마산 야간스키장에 갔다 오다가 ...
" 아빠.. 우리 집은 왜 의대애 가서 의사되라는 말을 한번도 안 하신건가요 ? 다른 집은 모두 의대 가라고 그러는데.. 저도 웬만한 의대는 갈 수 있었는데요...."
"왜 ? 공대가 너에게 적성에 맞지 않니 ? 너에게 가장 잘 맞는 것 같아서 의대 가는 것은 절대 생각도 안했지...하하하 !!! "
" 하지만, 사람들은 의대를 훨씬 더 좋은 대학이라고 생각하쟎아요 ? "
" 물론, 입학하기는 힘들고 ...그리고 의사라는 직업은 좋은 직업에 속하지... 돈도 웬만큼 벌수도 있고...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직업이니까,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치... "
" 그런데...왜 ...저에게는...? "
" 엄마와 아빠는 생각이 조금 다르단다... 우리 집안에는 의사도 많고, 아빠 친구들도 의사가 많치만,글쎄... 젊었을 때는 아빠도 의사친구들이 부러운적도 있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아빠의 의사친구들이 아빠를 부러워하거든...하하하 !!! "
" 의사는 사람들에게 존경받고, 돈도 잘 벌잖아요...? "
" 내가 뭐라도 설명할 수는 없지만, 난 네가 의사되는 것이 싫었어 인생은 존경 받는 것도 중요하고 돈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자신의 삶의 질과 행복 그리고 ...자신의 자유로움도 필요하거든 "
늘 농담반 진담반으로 말하는 태혁이 아빠가 굉장히 진지한 표정으로 말을 했다.
" 의사가 그렇게 쉬운 직업도 아니야...늘 ...환자와의 갈등 속에서 살고 있는것이 현실이거든... 또...의사는 그렇게 돈을 많이 버는 직업이라고 말 할 수도 없어... 의사가 돈을 많이 벌려면, 정말 미친듯이 살아야 되거든...의사는 쉴 수도 없어.. 돈 욕심이 사람을 쉬게 만들지 않거든...하하하 !!! "
태혁이 아빠는 여유있는 표정으로 너털웃음을 웃으며 계속 말하였다.
" 아빠의 의사친구들 중에는 말이야... 말로는 일 하는 것이 좋다고 말들 하는 사람도 있지만,.. 노는 것이 훨씬 더 재미 있단다...하하하 !!! "
"그럼 , 제가 공대를 졸업하고 다시 의학대학원에 가서 의사가 된다면 반대하실건가요... ? "
태혁이 아빠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
뭔가를 생각 할 시간을 가진 후,
" 이제 너의 나이도 20살 이쟌니 ... 그건 네가 알아서 결정하렴 ... 네가 세상을 더 알기 위해서는 조금 더 나이를 먹어야 될 것 같다... 아빠는 네가 미국에 가서 하고 싶은 공부를 더 하기를 바래... 하지만 부담 갖지마라... 너의 인생이고 둘 다 반대할 정도로 나쁜 길은 아니니까... "
" 네... 알겠습니다...... "
태혁이는 그 날 이후, 몇 날... 몇 일을 생각헸습니다.
고등학교에서 조기졸업을 했으므로 1년 빠르고,.. 지금은 아빠 말씀대로 결정하기에 아직 세상 경험이 적을수도 있고 , 이제까지 대학교 성적을 잘 만들어 놓었으니 열심히 준비하면 동일대학의 의학대학원은 갈 수도 있을거고...
또, 군대를 사병으로 2년 갔다 오면 군의관 3년 가는 것보다 1년 또 빠르니까... 의대 바로 간 친구들 보다는 늦을 것도 없겠군...
또, 그 때 가서...의학대학원을 가고 싶지 않을 경우에도...
군대를 먼저 갔다 와야 미국 유학을 갈 때, 아무 걸릴 것이 없다는 과학고 1년 선배이자, 같은 대학 같은 과에 다니던 철이 형이, 군대를 가면서 한 말이 생각났습니다.
그래 ! 바로 군 복무를 빨리 마쳐야 되겠구나 ! 그래야 모든 막힌 것이 풀리겠구나 ! 하고 생각했습니다.
태혁이는 나름대로 미래 설계를 마치고 .. 군대에 입대하기로 했습니다.
군대를 일찍 마쳐야, 국내에서 의학대학원을 가던, 유학가서 석박사 공부를 하던, 순조로울 것이 틀림없겠지...
아무에게도 얘기 하지 않고, 친구들에게도 일주일 전에 말했습니다.
친구들은 전혀 군대를 생각치도 않을 때, 태혁이가 군대를 간다고 하니 모두들 깜짝 놀랐습니다. 물론, 예진이와 다혜에게도 말하지 않았죠.
가기 전 날, 페쇄했던...미니홈피 싸이를 다시 열고...
군대 가기 전에 가족들과 추운 겨울에 몇 번갔던 발리 리조트 에서 수영복을 입고 찍은 활짝 웃는 모습의 사진 몇장과 같이 아주 짤막하게 글을 올려놓고 가족들의 배웅을 받으며 육군훈련소에 입대했습니다.
" 2년 뒤에 만나요 ~ 군대갔다 돌아 오겠습니다. ^^ "
다음 편에 게속 ...
바쁘시거나, 재미없어도 읽어주세용~~하하하 !!! 그리고 , 독후감 한줄도...ㅋㅋ
4부. 아아... 군대 생활
매서운 칼바람이 부는 정월... 태혁이는 2월초 입대 날짜가 가까워옴에 따라 마음이 무거워지고 조금씩 긴장이 되고... 초조와 불안한 마음에 잠이 잘 오지 않았습니다.
카튜사로 가면 편하다고 해서 토익점수 챙겨서 지원을 했는데 치열한 경쟁속에 추첨에서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2년전, 군대에 입대해서 전역을 한 달 남겨 놓은 과고 선배이자, 같은 과 선배인 철이 형의 말년 휴가 때, 여러가지 조언을 듣고, 편성보급의 주특기입대를 지원했습니다.
통과되어 태혁이는 편성보급 주특기를 확정하고 군대에 가게 되었습니다.
드디어, 입대일.
삭발한 스님같은 머리에 모자 쓰고, 가족과 같이 아침 일찍 집을 떠나 육군 훈련소로 출발하였습니다.
기분이 그다지 나쁘지 않았습니다. 가족들과 같이 어디 놀러 가는 것 같은...뭐...그런 ...기분이었습니다.
고속도로 중간에 너무 빨리 내려왔다고, 휴계실에서 잠시 쉬었다가기로 했죠. 아침도 먹지 않고 출발 했기때문에 휴계소에서 소고기국밥을 한그릇씩 먹고, 또, 구미가 당기는 감자구이도 먹고, 덜마른 오징어구이도 사 먹었죠.
여기 까지는 그런대로 기분 괜찮았습니다. 태혁이는 아빠가 후회말고 뭐든지 먹고 싶은 것 다 먹어두라는 말이 실감 나지 않았습니다.
이윽고, 육군훈련소 정문에 도착하니... 수 많은 사람들이 삼삼오오 빡빡머리 한 명씩을 데리고 와서 여기 저기 훈련소 정문 앞 식당에 자리 잡고 있는 모습을 보자... 기분이 착찹해 지면서 긴장과 불안이 엄습하는 것을 테혁이는 숨길수 없었죠. 가족들도 태혁이 표정을 보고 아무도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점심을 이 것 저 것 시켜서, 굽고 지지고 했지만, 태혁이는 물론, 가족들도 식욕이 없는지 먹지를 못했습니다. 그렇게 , 시간을 말 없이 보내고 시간에 맞춰서 육군훈련소 연병장으로 갔습니다.
" 모든 입소자는 연병장으로 빨리 모여 주시기 바랍니다. 곧 입소식이 시작 될 예정입니다. " 마이크에서 나오는 소리에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태혁이는 엄마,아빠를 바라보며, 울컥한 얼굴로..." 다녀오겠습니...다 " 눈은 이미 눈물이 그득하여 곧 흘러내릴 것 같은 눈망울... 입만 억지로 웃으려는 표정지으며 한마디하고는 돌아서서 들어 가는데...
" 태혁아 ! 건강 조심해라 ~ " 하고 이미 눈물 주루룩 흘러내린 태혁이 엄마의 말을 뒤로 가고 수많은 장정들 속으로 사라져 들어갔습니다.
들어가는 태혁이의 뒤모습을 놓치지 않으려고 열심히 보고 있었지만, 많은 장정들 틈으로 들어가 묻혀 버리니...태혁이를 그만 시야에서 놓쳐버리고 말았죠. 목을 빼고 아무리 찾아 봐도 안 보였습니다.
마치, 아들을 순식간에 잃어 버린 것 같은 황당함에 가족들은 기가 막혔습니다. 입소식을 하는 동안 계속 여기 저기 보아도 찾을 수 없어서 눈물만 나왔죠...
결국, 입소식이 끝나고 연병장을 한바퀴 돌고 들어갈 때... 고개를 푹숙이고 가는 태혁이를 발견하고는 , " 태혁아~! 태혁아~~!! " 부르는 엄마의 목소리에 한번 돌아 보고는 다시 고개를 돌려 앞만 보고 부대안으로 들어 갔습니다. 이렇게 태혁이는 입대를 하였죠.
돌아오면서, 태혁이 엄마와 누나는 울다가 자다가...차는 왜 그리 막히는지... 태혁이 아빠는 연신, 차가 막힌다고 궁시렁대고...담배만 계속 피우고...
에잇 ! 빨갱이 독재자 넘들...저 넘들이 빨리 망해야 이런 일이 없는데...
예전에 태혁이 할아버지가 태혁이 아버지 군대 보낼 때 하시던 말을 태혁이아빠가 똑같이 중얼거렸습니다.
태혁이는 이렇게... 입대를 하여 육군논산훈련소를 마치고 종합군수학교에서 보급행정 후반기 교육을 받았습니다.
훈련소에서 남들은 전화도 하는데, 태혁이는 전화 한번 없어 태욱이의 가족들은 늘 아무일 없기만을 기도하며 달반을 보냈습니다.
훈련소를 마치고 이병을 달고...후반기교육 군수학교에 와서 첫 전화가 왔습니다.
" 앗 ! 이거...테혁이 전화닷 ! " " 태혁이니 ? 어디 다친데나 ,,, 아픈데는 없구 ? "
" 네... 괜찮습니다. " 하지만, 태혁이의 목소리는 이미 감기가 폭 들어 쉬어 있었고, 기침도 콜록 콜록 하였죠.
군수학교에서는 그 동안 못 걸었던 전화를 2-3일에 한 번씩 집에 걸어서 한결 마음도 편했고,,,조금씩 나아가는 감기를 확인할 수 있었죠. 그리고 1주교육후, 주말에 외출면회를 오라는 전화를 받고 모든 가족들은 만사를 제치고, 면회를 가서 태혁이를 만나고 왔죠.
아침 9시부터 오후 4시까지의 황금같은 면회시간을 최대한 활용하기위해 태혁이 부모는 군인사랑나팔소리 라는 카페에 가입하여 정말 많은 정보를 얻어 치밀한 준비를 하여 면회를 갔습니다.
태혁이는 생각보다 군대가 괜찮다고 말하며, 상당히 여유를 보여서 가족들은 모두 안심을 하였습니다. 그 동안, 불안하고 초조했던 두달이 안개처럼 사라지고...
그리고 , 후반기 교육을 마치고는 5군단 직할 화학대에 자대배치되어 화학부대의 보급행정병이 되었죠. 자대배치는 마치 입학시험을 친후 합격자 발표를 기다리는 것 보다도 더욱 사람을 긴장시키는 과정이었습니다.
화학부대에 배치받은 태혁이는 처음에는 면회를 오지 못하게 하였습니다. 이윽고, 한달이 지나자 , " 갈비가 먹고싶네요 ? " 하면서 면회를 오라고 생활관 선임과 지휘관님들께 허락을 받았다고 전화가 왔습니다.
비가 억수로 오던 날, 온 가족과 가까운 친척들도 동원되어 긴장되었지만, 몹시 행복하고 즐거운 첫 면회를 하고 왔습니다. 정말 아담하고 군기가 잘 잡힌 대대급 독립부대 이었습니다.
태혁이아빠는 , " 맞아 ! 바로 이런 부대에서 군대생활을 하면 좋아 ! " 굉장히 만족해 했습니다.
면회중에 태혁이는 이런 일이 있었다고 자랑삼아 말했습니다 몇일전, 군단사령부에서 높은 분이 정신 교육을 나오셨는데... 태혁이가 브리핑을 잘하여 눈에 띄게 되어, 포상휴가를 얻게 되었다는 얘기입니다.
나중에, 결국 이것이 실마리가 되어서사령부 높은 분의 비서 행정병을 뽑는데, 그분의 추천을 받게 되었습니다.
태혁이아빠는 이제 이병으로 간신히 자대에 자리 잡아가는데... 또 다른 부대의 생활관으로 가는 것을 별로 달갑지 않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군대는 어디나 모두 다 똑 같다고 생각했거든요.
면접 한 지 2 주일이 지나도록 아무 소식이 없어서 , 다른 사람이 가게 되었는 줄 알고 마음이 편안해 졌을 때... 태혁이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 아빠... 제가 다음 주에 사령부 비서실로 가게 되었습니다."
" 아이쿠...이런... 이제 자대보직과 생활관에 간신히 적응했는데.., 그리고 비가 억수로 오는 날,바리 바리 싸 들고 가서 첫 면회가서, 생활관의 선임들에게 고기도 구워 먹이며 잘 부탁한다하고 왔는데... '
" 그럼, 할 수 없지...그 동안 잘해 주었던 선임들과 행정관님께 감사하다고 인사 드리고 인수인계 확실히 잘하고 가렴...보급행정은 인수인계가 후임에게 정말 중요하니까...나중에라도 욕먹지 않게 하렴 "
태혁이 아빠는 또 새로운 태혁이 앞날에 걱정이 시작되었습니다.
두 달 남짓한 화학부대의 생활을 끝내고, 서운해하고 부러워하는 선임들의 PX 파티를 받으면서 즐거운 한주일을 보냈습니다.
또, 행정관님은 분위기 확 다른 사령부 비서실에서의 행동요령을 차분하고 친절하게 오랜 경험에서 얻은 노하우를 잘 가르쳐 주시면서...
" 태혁이 넌,,, 아주 잘 할꺼야 ! 걱정하지 마라 ! 니가 가게되어 내가 제일 서운하구나... 그래도,,,지난 2달 동안 고생하며... 관리프로그램을 쉽게 잘 사용하도록 멋지게 짜주어서 고맙다. 거기 가서도 같은 군단이니까 전화로 필요한 것 물어보면 괜히 바쁜 척, 모르는 척하지 마라...하하하 !! "
태혁이는 고교 때 발명동아리를 했었기 때문에 그리 어렵지 않게 오래된 내부관리 프로그램을 새로 짜 놓았는데...그것이 아마... 행정관님께는 고마우셨던 모양입니다.
격려도 잊지 않으셨습니다. 그리고, 태혁이를 직접 데리고 영외군장점 가서 새로 바뀐 부대마크을 사비를 들여 모두 오바로크를 해 주셨습니다.
태혁이는 그렇게 엄하시고 웃음 한 번 없으시던 행정관님의 상사계급장이 그렇게 존경스럽고 멋지게 보일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행정관님의 개인 차량으로 군단사령부 비서 행정병으로 데려다 주시는데 이상하게 눈물이 나는 태혁이...2달이지만, 정이 들었던 거죠... 최대한 큰 소리로 인사드렸습니다. " 통일 ! 감사합니다. "
부대를 옮겨 비서행정병이라는 엄청 어려운 보직을 맡아서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생활관에서는 지적 수준높은 선임들을 만나게 되어 만족했습니다. 또,얼굴도 모르는 생활관 선임 몇명이 사회에서 같은 대학다니다 왔다고 말하며 따뜻하게 대해 주었고, 같은 비서실에 근무하는 선임들도 만나서 반갑다고 모두 환영을 해 주었습니다.
이렇게 , 사령부 생활관은 규모가 몹시 커서 선임들이 무려 60명이나 되었지만, 막상, 잠 잘 때를 빼면, 모두 하는 일들이 달라서 , 낮에는서로 얼굴도 못 보죠. 태혁이는 비서실행정병들 4명이 있는 같은 분대원들만 신경쓰면 되고 생활관의 청소와 정리 정돈만 잘 하면 별 문제는 없었습니다. 테혁이의 원래 별명이 청소부이거든요...하하하 !!!
시간이 점차 지나면서, 이상하게 군인들은 시간나면 하는 대화가 여자친구얘기를 했습니다. 태혁이는 전혀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던 여자친구 얘기를 많이 하는 것을 무척이나 처음에는 신기하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선임들의 여친들이 면회도 오고, 같이 찍은 사진도 보여주고 휴가 나가서 같이 놀다 왔다고 자랑하며 얘기하는 데... 테혁이도 조금씩 여자친구 있는 선임들이 부러워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럴 때 마다, 그렇게 귀찮기만 하던 예진이 생각이 났습니다.
테혁이는 보직의 특수성때문에 정기휴가를 못 나옵니다. 그저, 토,일요일 넣어서 포상휴가 4박5일 나오는 것이 태혁이의 휴가입니다.
언제나, 휴가 때는 태혁이아빠가 새벽에 집을 떠나 부대앞에서 태혁이를 태워 집으로 왔습니다. 왜냐면, 정기휴가가 없어서 늘 시간이 아쉬웠거든요...
첫번째 두번째 포상휴가를 나와서는 가족들하고 놀고 먹고 집에 있던 태혁.
휴가 나왔다가 들어가기만 하면, 모든 선임들이 물어봅니다.
" 태혁아, 여자친구 만났냐 ? 만나서 뭐 했냐 ? "
"아뇨... 저...여자친구 없어요.."
" 정말 ? 야...그럼 무지 재미 없겠구나... "
이런 소리를 들을 때 마다, 태혁이도 여자친구 없는 것이 괜시리 쓸쓸하고, 그럴 때 마다, 예진이가 자꾸 떠 올랐습니다.
안되겠다... 다음 휴가때는 나가서 예진이에게 연락을 해 봐야지...
세번째 휴가를 나와서는 그 동안 연락하지 않던 예진이에게 전화를 걸어 휴가 나왔다고 했더니, 예진이는 엄청나게 반기며 만나자고 했습니다.
만나자마자, 예진이는 말 한마디 안 하고 연락도 완전 끊고 군대가는 사람이 어디있냐며 ...마구 ...화를 냈습니다.
태혁이는 씨-익 웃으며 , " 군대...뭐...남들 다 가는건데...ㅋㅋ " 태연하고 아무렇치도 않다는 듯, 한마디 했습니다.
마침, 예진이가 의예과 마지막 시험이 끝나서 휴가 4일내내 예진이하고 붙어 지낼수 있었습니다. 예전처럼 매일 만나서, 성당에도 같이 가고, 수학동아리 선생님께도 인사드리고, 영화도 보고, 동네에 새로 생긴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와인도 한잔 마셨습니다. 태혁이는 정말 즐거웠습니다.
하지만, 가족들은 엄청 배신감을 느꼈습니다.
휴가 나와 , 딱 한번 집에 온 첫 날 식사하고는...매일 아침 일찍 나가서 밤 11시에 들어오니 ...
정말 태혁이가 꽤씸했습니다. 그럴 수 있냐고 따지는 누나에게도 , 아무 대답도 안하고 ..그저.. 씨익 웃으며...그렇게 됐어... 짧은 한마디 뿐 이었죠.
귀대 하던 날, 가족들에게 예진이가 다시 사귀자고 해서 그렇게 하기로 했다고 한마디 던지고는 부대로 데려다 주는 내내 차 안에서 잠만 잤습니다.
" 아빠,엄마 고맙습니다. " 하고 어둑어둑한 부대 위병소로 들어가는 태혁이의 발걸음은 유달리 가벼워 보였습니다.
그 동안, 예진이는 태혁이의 홈피에 들어와서 부대 주소를 알아내어 태혁이에게 여러차례 위문 편지도 보내고 그리고 컴터에 왔다간 흔적도 남기고... 그리고 남동생을 시켜서 택배로 먹을 것도 보냈는데 태혁이가 전혀 아는척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도 밝혀졌습니다.
왜 그렇게 했느냐고 물어보는 누나의 말에, 테혁이는 자기의 신분이 현재 군인이고, 자기와 예진이는 갈 길이 달라서 만나고 싶지 않았다고 말을 했습니다. 하지만, 외로운 군복을 입고보니...하하하 !!!
예진이가 의대 본과에 올라가게 되니 , 시간도 없고 그러니... 지금 빨리 결정하라고 해서 그냥 결정했다고 말은 그렇게 했습니다만, 가족들은 믿을 수 없었죠...
거의 매일 일과 끝나고 집에다 전화를 하던 태혁이는, 예진이를 만나고 나서는 일주일에 한 두 번 정도만 집에다 전화를 했습니다.
네번째 휴가를 나와서도 역시 , 역시 얼굴 딱 한번 보여주고 , 가족식사 딱 한번하고는 역시 아침일찍 나가서 저녁늦게 들어 왔습니다.
귀대하고 난 뒤. 둘이서 찍은 사진을 책상 유리 속에 곱게 넣어 놓고 갔습니다. 사진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T♡Y. 9 Years. 2009.4.20.
무엇을 의미하는 지 , 뻔한 내용을 암호처럼 적어 놓았습니다. 하하하 !!!
중학교 1학년때 처음 만났으니... 이미 태혁과 예진이는 서로 안지 9년 되었네요.
다시 사귀게 된 예진이는 태혁이에게 말했습니다. 과학고를 떨어진 이후, 나는 너를 다시 만나기위해 공부를 열심히 하는 수 밖에 없었다고...
태혁이는 예진이에게 말했습니다. 네가 과학고를 떨어져서 얼마나 가슴 아팠는지 몰랐다고...
하지만, 태혁이부모님은 말 없이 걱정 하나가 생겼습니다.
예진이가 사귀자면 사귀고, 헤어지자고 하면 헤어지고,... 또, 앞으로 예진이가 마음이 변하여 헤어지자고 하면... 이제는 정말 ..크게 상처받을텐데...
이렇게 군대생활하고 있는 가운데, 사실 또 한번의 생활변화가 있었습니다.
비서실에서 근무하면서 몇번 심부름을 다녔던 공관에 가게 된것입니다.
" 아빠... 저... 다음주 월요일 날짜로 공관병으로 보직변경 되었습니다. "
" 아니, 너는 왜 그리 따블빽을 자주 싸냐 ? 군대는 따블빽 자꾸 싸면 골치아픈데... 적응할 만 하면 옮기는구나 ! "
테혁이 아빠는 또 다시 새로운 보직에 태혁이가 잘 적응할 지 어떨지... 걱정이 깊어져서...담배연기를 깊숙이 빨아 들였습니다...
하지만, 옮겨 간지... 2주일동안 전화 한통 없어 속을 태우던 태혁이에게서 방실대며 전화가 왔습니다.
" 아빠...접니다...ㅋㅋ... 그 동안 업무파악하고 분위기 보느라고 전화 못드려 죄송합니다. "
" 그래 할만 하냐 ? "
" 네... 몇가지만 확실하게 하면 임무는 오히려 비서실보다 간단하고 거의 혼자 일하기 때문에 마음도 편합니다. "
" 그래, 그럼 됐다... 혼자하는 일은 잘잘못이 명백하기마련이니 매사에 절대 소홀함이 있지 않도록 하렴... "
" 네... 알겠습니다. 주말 저녁에 책을 볼수 있습니다. 누나에게 말한 책좀 보내주세요..."
이렇게 해서 또 새로운 보직에 적응하며, 태혁이의 군생활은 이제 절반도 넘어서고, 그리고 또 남은 절반의 절반도 넘어서고 있습니다. 내년이면 집에 오겠죠...
태혁이 아빠의 바램은 그저, 더 이상 다른 곳으로 가지나 말고 건강하게 집으로 돌아오는 것뿐이죠...
군대에서 보직 변경은 항상 본전이 안 나오는 장사라고 태혁이아빠는 생각합니다. 태혁이도 많은 사람들의 부러움으로 계속 보직이동이 되었지만, 결국, 말로 설명하기 쉽지 않은 고비를 여러번 넘고 견디어야 했습니다.
오래전 태혁이 아빠도 군대생활 3년동안 차출이란 차출은 모두 되어 청와대 경호실까지 올라가 군기 쎈 부대에서 고생 좀 많이 했었나 봅니다. 하하하 !!!
5. 아직도 갈 길이 먼... 두 사람...
그 동안 재미 없는 글 읽어 주신데 대해 감사드립니다.
태혁이와 예진이의 5부 이야기는 작가의 개인사정으로 아직 쓰지 못하고 세월이 적당히 흐른 뒤에야 쓸수 있음을 알려드리며,
이곳에 전역후의 5부이야기를 써서 올리려고 합니다. 소설은 소설일 뿐, 착각하지 말자구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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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완결인줄 알고 열심히 읽었는데....아~!!! 작가님의 개인사정이 언제쯤 좋아지셔서 다음 편이 올라올까요??
쓰시다가 갑자기 뒤가 마렵다든지, 사모님께서, 밥 안먹어??? .....이런 개인사정은 절대 아니시길....
ㅎㅎㅎ.예전에 이미보았던 연재 소설을 다시한번 보니까 감회가 새롭습니다,,완결판을 볼수있나했더니 살짝 아쉽습니다,,예비역 현욱이도 잘 지내고 있는거죠??/
ㅎㅎ~ 완전 속았습니다... 처음 글을 읽기 시작할때 " 이건 전에 읽은거지만~ 하면서 5부를 잘 연결시키기 위해서는 또 읽어야지? " 하면서 열심히 흥미진진하게 읽었더랬습니다.... 그런데~~~~~~~ " 이게 뭡니까? 욱이 아버님! 나빠요~~~" ㅎㅎㅎ~
예비역방을 활성화하여...예비역의 이야기를 써 보려구요... 짧지도 않은 글을 ...ㅋㅋ 다시 읽으신 분들 ...죄송함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