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형을 구분하는 방법 중 ABO식 다음으로 유명한 것은 Rh식 혈액형이다. 서양인들은 전 인구의 약 15%가 Rh-형 피를 지니지만 동양인들은 약 0.5%만이 Rh-형 피를 지닌다. 문제는 Rh-형인 사람이 피가 부족해질 경우, Rh-형 피를 수혈해야 하는 것이다. 오래 전에는 응급상황에 빠진 한국인이 Rh-형 혈액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발생하면 주한 외국인이 혈액을 공여하여 응급환자을 구하는 미담이 전해지곤 했다.
이외에도 혈액에서 일어나는 응집반응을 기준으로 혈액형을 구분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혈액 내 세포나 내용물 중에는 항원 역할을 하여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물질이 많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ABO식만큼 흔히 쓰이는 것은 아니지만 MN식 또는 MNSs식 혈액형, P식 혈액형, 루테란식, 켈식, 더피식, 키드식, 디에고식 등 다양한 혈액형 구분방법이 알려져 있다.
의학 발전에 따라 인체 내 장기 중 하나가 못쓰게 되어 죽음을 눈앞에 둔 경우에 장기이식수술을 통해 사용 가능한 장기를 받으면 생존 가능한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장기이식시 성공여부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인자는 거부반응이다. 공여해도 별 문제가 없는 혈액형을 보유한 공여자로부터 이식수술을 해도 거부반응이 일어나는 것은 조직적합성 항원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항원(Human Leucocyte Antigen, HLA)은 백혈구, 혈소판, 림프구에 공통으로 존재한다. 이것이 ABO식이나 Rh식처럼 적혈구 표면에 존재하는 항원이 혈액형을 결정하는 것과 대비되는 내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