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여행은 올 해 첫 여행으로 2월 23일 토요일, 광주광역시 무등산 자락과 양림동 일대로 근대역사문화탐방을 다녀왔습니다.
바람이 약간 있었지만 날은 맑고 깨끗해서 여행하기에는 딱 좋은 날씨였습니다. 유난히 춥고 길었던 겨우내 찌푸둥했던 기운을 훌훌 털어내는 알차고 기분좋은 나들이지 않았나 합니다. 저는 그랬는데 여러분은 어떠셨는지 궁금합니다. 어른들과 함께 또래 초등생 4명이 함께한 이번 여행은 아이들 덕분에 약간 소란스럽기도 했지만 덕분에 밝고 활기찼습니다. 지인여행이 남녀노소 누구라도 여행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모두 함께할 수 있는 너그러우면서도 서로 배려하고 다양함이 살아있는 여행문화를 만들어 나갈 수 있길 바래봅니다.^^
서울을 출발해 제일 처음 도착한 곳은 무등산 자락의 증심사. 증심사까지는 버스에서 내려 30여분이면 도착하는 길지 않은 거리지만 지난 연말 국립공원으로 승격한 무등산의 늠름한 자태와 기상을 느껴보기에는 충분합니다. 날이 맑아 더 상쾌합니다. 통일신라시대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천년고찰 증심사에서 보물로 지정된 철조비로자나불상을 비롯해 석탑 등을 둘러봅니다.
증심사 바로 옆에는 한국 남종화의 대가, 의재 허백련 선생을 기념한 의재미술관이 있습니다. 미술관건물은 2001년 한국건축문화대상을 받았는데, 일전에 지인여행에서 방문한 적이 있는 홍성의 고암 이응노의 집을 건축한 조성룡 건축가의 작품입니다. 역시나 채광이 아름답게 건물을 빛내주고 산중임에도 불구하고 미술관에서 바라보는 전망이 일품이었습니다. 의재 선생의 작품들은 고고하면서 품위가 넘칩니다. 며칠전부터 전시하고 있는 의재 선생의 제자들이 헌정하는 공동작품도 스승에 대한 존경과 애정이 듬뿍 느껴지는 멋진 작품이었습니다.
점심은 김치명인이 하는 맛집에서 무등산 보리밥정식으로 맛있게 먹고 광주 양림동으로 출발합니다.
광주 양림동은 100여 년전 광주에서 최초로 서양의 근대문물을 받아들인 곳으로 기독교 선교사들이 처음 자리잡고 교육과 의료, 사회복지 사업을 시작한 역사의 현장이자 다형 김현승 시인, 정율성 음악가 등 많은 예술인들을 배출한 예인들의 고장이기도 합니다.
광주남구청의 해설사들과 함께 십여명씩 나눠서 두시간 정도 양림동 투어를 했습니다. 양림동에 얽힌 역사와 문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해설사들의 친절한 설명을 들으며 걸으니까 양림동이 더 친근하고 또다른 새로움으로 다가오더군요. 장애아와 고아들을 위한 의료활동을 시작한 우월순 선교사사택을 시작으로 광주전남 선교의 아버지 유진벨(배유지) 목사 기념예배당, 100년이 넘은 조선시대 전통가옥인 이장우가옥, 일제시대 반공호를 단장해 오픈한 지하동굴 탐험 등 양림동 골목을 누비며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양림동을 주제로 한 작품전시회를 하고 있는 양림미술관 관람은 양림동투어의 마무리로 손색이 없습니다. 작가들의 시각으로 그들의 손에서 새롭게 탄생한 양림동을 주제로 한 미술작품들은 또다른 기쁨이었습니다. 여행의 마지막은 호남신학대 티브라운 8층 카페에서 아름다운 무등산을 조망하며 커피한잔 하며 마무리했습니다.
이번 광주여행은 의재미술관, 양림미술관 등 광주 예술인들의 아름다운 작품세계를 만나는 감동과 즐거움이 쏠쏠했고, 양림동 골목을 누비며 맛보는 역사와 문화, 사람사는 이야기들이 광주를 새롭게 알고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정말 아는 만큼 마음이 가나 봅니다. 새로운 문화를 만나는 즐거움이 가득했던 이번 광주 양림동탐방은 오래도록 기억될 것 같습니다.
함께하신 모든 분들에게도 이번 광주여행이 즐거운 추억으로 기억되길 바랍니다. 여행의 피로를 잘 털어내세요. 여행에서 받은 즐거운 기분이 다시 시작하는 일상에 조금이나마 활력이 되시길...
첫댓글 느슨한 듯 빡센 여정이었나 봅니다. 다음날 온몸이 쑤셨답니다. 조계산 이후 가장 힘들었지만 가장 포근한 여행이었습니다. 3월 여행도 기대가 참 큽니다. 애쓴 초록별 님과 맛있는 떡을 제공하신 박원순 님께 감사드립니다.
광주양림동탐방이 은근 강행군이었나보네요 여독이 남지 않도록 피로 잘 푸시기를... 버스안에서 아이들이 한시도 쉬지 않고 재잘거려 시끄러웠을텐데 너그럽게 이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행의 묘미는 그렇게 그 지방의 속 살을 찬찬히 들여다 보는 재미...골목 골목을 누비며 광주의 예술혼을 만나본 아주 특별하고도 잼나는 여행이였습니다. 지인여행이 순전히 발품 팔아 발굴해낸 훌륭한 기획상품에 아낌없는 박수를...
특별한 즐거움을 드렸다니 제 마음도 뿌듯합니다.^^ 애나님의 격려에 기운이 납니다.
마음을 움직이는 여행, 위로와 힘이 되는 여행, 문화와 사람을 재발견하는 여행으로 많은 이들과 여행의 기쁨을 나누고 싶은 소망이 불끈^^
가까운 지인과 속얘기를 나누고 온 기분이었습니다.
그간 이렇게 다감한 여행이 있었나? 하고 감탄합니다.
역시나 내 나라를 사랑하고 오랜 연륜이 쌓여 이루어졌군요.은근히 다음이 기대되네요.
벼락님, 여행소감이 너무 멋져요! 가까운 지인과 속얘기를 하고 온 기분.. 다감한 여행.. 음 제가 바라는 여행인데..^^ 벼락님과 조금이나마 나눈것 같아 기뻐요^^
매번 여행이 좋을순 없겠지만 좋은 여행을 준비하는 마음 변치 않고자 노력하면 되겠지요.. 함께 지켜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