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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음
김홍기 대구 출생 1990년 독립영화 모임 〈현실과 영화〉 활동, 이후 무역업에 종사 현재 창작에 전념
주소 : 서울 종로구 와룡동 전화 : 010–2804-8087 E-mail : odysssey@hanmail.net
작년 이맘때쯤 우리 사회에 뜨거운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한 젊은 시나리오 작가의 죽음은 내게도 큰 충격을 주었다. 당시 한 작가 사이트에 가입하고 있던 난 논란에 말을 보태는 한편으로 뭔가 그녀의 죽음이 던져주는 사회적 메시지 외에 미흡함을 느껴서 직접 그녀의 필모그래피를 찾아보았다. 그녀의 데뷔작이자 결과적으로 대표작이 되고만 〈격정소나타〉라는 짤막한 단편 영화를 접하고 아연하고 말았다. 다름 아닌 그 작품이 어찌나 그녀 자신의 작가로서의 운명을 ‘자기예언’하는 것이었는지. 그녀의 단편 영화는 긴장 때문에 매번 콩쿠르에 실패하다가 마침내 시원하게 오줌을 갈기며 연주를 완수해내는 한 여학생의 딜레마를 다룬 내용이었다. 그것은 ‘정면승부하고’ ‘공부가 안 될 때는 바로 그 공부를 통할 수밖에 없는’ 창작 행위의 본질적 실존양식을 다룬 데 다름 아니었다. 또한 그럼으로써 예술이, 사물 일반이 실재하는 양식을 통찰적으로 보여주는 예에 다름 아니었고. 이것을 나는 ‘예술은 자기충족적이다’라는 말과 ‘오르페우스의 신화’라는 비유로 받아들였고 결국 씨는 자신의 죽음으로 그것을 대신한 셈이 되고 말았다는 의미에서 ‘오르페의 죽음’이라는 글로 형상화해본 적이 있는데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하지 않았다. 결국 작가는 명부로 내려가 자기의 에우리디케를 동반하고 부활하든지 어렵게 연명하는 것이라고…. 오랫동안 문학적 무숙자로 떠도는 내게 둥지를 마련해준 에세이스트사에 고마움을 표한다.
아내는 내 삶의 다정한 전우
박완규
전남 여수 출생 (주)디비엘미디어 대표, 동부매일신문 발행인, 동부매일방송 대표
주소 : 여수시 안산동 462-15 E-mail : pawg3000@hanmail.net
오늘은 설날입니다. 아침에 차례를 지내고 조용히 책상 앞에 앉았습니다. 수상소감을 쓰기 위해섭니다. 지난 세월은 많은 잡문 속에 묻혀 지내왔기에 글다운 글 한 편 써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매일같이 매를 맞듯 선생님으로부터 글쓰기를 배웠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수필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나에게 글을 대하는 마음의 자세부터 잡아주셨습니다. 글은 독자가 쉽고 재미있게 읽도록 써야 하지만, 정작 글을 쓰는 사람은 글을 쉽게 써서는 안 된다는, 역설적인 가르침도 주셨습니다. 그래서 한 편의 글을 쓰는 데도 많은 날의 번민이 따랐습니다. 이는 가벼운 생각으로 수필을 대하지 말라는 선생님의 당부 때문입니다. 돌아보면 수필은 내 자신과의 대화였습니다. 어느 날은 일그러진 내 자신을 비추는 거울이기도 했고, 어느 날은 가쁜 호흡을 다잡아 주는 마음의 창이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혼자 지치고 힘들 때 오히려 나는 글 앞에 앉았습니다. 그리고 자신과 대화하듯 글을 써 내려갔습니다. 그러면 거칠던 호흡도, 성글던 문장도 차분히 제자리를 잡아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글에 건방을 떨지 말라는 선생님의 말씀을 깊이 명심하겠습니다. 크고 화려한 것보다 작고 초라한 것들과 키 높이를 맞추며 살 것입니다. 어쨌든 이제 시작한 일이니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참되고 좋은 글을 쓸 것입니다. 저에게는 참으로 과분한 상입니다. 부족한 글을 좋게 보아주신 심사위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히치콕 의자
방경옥 숙명여자대학교 중어중문학과 졸업. 중앙대학교 신문방송대학원 2년 수료. 방송위원회, 대한가족계획협회 심의원. 99년 도미.
주소 : 750 TRAILWOOD PATH # D BLOOMFIELD HILLS MI. 48301 휴대전화 : 1-248-225-6595 E-mail : komoon627@gmail.comt
2년 전 여름, 3박4일간의 고된 산행 끝에 겨우 도착한 마추픽추는 침략군을 피하여 숨어들은 패배자의 주거지라고 하기에는 숨이 막히도록 아름다웠습니다. 그처럼 깊디깊은 산골에 견고하게 군락을 만들어 놓고도 불안에 떨던 잉카인들은 노약자와 여자들을 버려둔 채 더 깊은 곳으로 길을 떠났다고 합니다. 스페인 침략군이 두려워 이리 저리로 도망 다녔던 그들의 심난한 여정이 애달프면서 저 역시 그 언저리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마추픽추의 주민임을 깨닫고 한동안 망연하게 서 있었습니다. 천성적으로 게으른 저는 애당초 글쓰기에서 멀리 벗어나 ‘훌륭한 독자’로 남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마음을 움직이는 좋은 글을 대할 때면 왠지 모를 눈물이 나기도 했습니다.
등단 소식을 듣고 보니 더욱 부끄럽기만 합니다. 날 것 같이 거친 글을 뽑아주신 심사위원 여러분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이제 더 이상 등을 보이며 도망가지 않으렵니다. 곁에서 격려를 아끼지 않았던 선배님들과 남편에게도 감사드리며 오늘의 이 모든 기쁨을 최근 하늘나라에서 반갑게 만나셨을 부모님께 바칩니다. 용맹정진하겠습니다.
결혼기념일
이용재
서울대학교 공학박사 건국대학교 명예교수
주소 : 서울 강동구 양재대로 1340 전화번호: 010-8630-1630
문학에 대한 DNA가 없는 내가 70이 넘어 등단을 하게 되니, 기쁘기도 하지만 한편 두렵기도 하다. 열심히 하라는 채찍으로 알고 겸허히 받아들이려고 한다. 그동안 지도해주신 김종완 교수님, 항상 격려해주시는 조정은 선생님, 함께 공부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는 문학선배와 동료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내 작품의 유일한 독자이자 평론가인 아내, 사랑하는 딸 아들 가족들, 그리고 나를 아는 모든 사람들에게 이 기쁨을 전하고 싶다.
행복하십니까?
최기숙
경북 경주 출생 19년째 창녕에서 청소년들의 밥 퍼, 주방장으로 살아가고 있다.
주소 : 경남 창녕군 장마면 장가리 E-mail : jaltb486@hanmail.net
친정엄마가 돌아가신 지 벌써 한 달이 지나갔다. 12월의 끝자락을 넘기지 못하시고 엄마는 여든여덟이라는 짧지 않은 생애를 마감하셨다. 엄마가 돌아가실 그 무렵에는 엄마가 안 계시면 나도 금방 죽을 것만 같은 심한 상실감과 극도의 슬픔으로 가슴이 터져버리는 줄 알았다. 그러나 엄마는 최씨 문중의 선산 소나무 곁에 편히 모셨고 나는 여전히 활어처럼 싱싱하게 잘 살아내고 있다. 엄마가 가시고 난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에 빠져있을 그 무렵 에세이스트를 알게 되었고 그동안 가족 이야기들을 써뒀던 내 일기 같은 글을 응모했는데 이런 영광이 주어졌다. 오늘의 이 결과는 순전히 돌아가신 엄마의 덕으로 돌리고 싶다. 늘 내 곁에서 변함없는 사랑으로 행복한 여자로 살아가게 해주는 남편한테도 감사하다. 아주 가끔씩 건강 때문에 놀래키기는 하지만 사랑하는 세 아이들과 씩씩한 아내를 위해 성실하게 가장으로서의 책임과 남편으로서의 낭만도 아끼지 않는 그가 있어 세상 그 누구보다도 행복한 촌 아낙으로 살아간다. 내일이 입춘이다. 입춘에 떠밀려 자리를 비켜줘야 하는 겨울이 악다구니를 하는 것 같다. 눈을 무차별적으로 퍼부었다가 옷깃을 세워도 빈틈을 용케 찾아 맨살을 파고드는 칼바람을 하루 온종일 키질하듯 까불며 몰아댄다. 그래도 봄은 숨 죽여 언 땅 아래서 때를 기다릴 것이다. 겨울이 짙으면 짙을수록 봄은 가까운 곳에서 엷은 미소를 띠고 있으리라. 무딘 쟁기질이지만 해 묵은 자갈밭을 일구는 마음으로 내 마음 밭을 돌보는 새 봄이 되고 싶다. |
첫댓글 뭔가 우회하지 않고 삶에 직접 부딪히며 사신 분들인 것 같습니다. 어쩐지 이분들의 글에서 돌과 돌이 부딪힐 때 생기는 그 생생한 불꽃들을 볼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부디 열심히 사신만큼 글에서도 훌륭한 결실을 맺으시길 빕니다. 등단을 축하드립니다.
등단을 축하드립니다!
삶에서 녹아나는 좋은, 진솔한 글이 마구마구 쏟아져 나올 듯하네요. 우리 독자들은 기대할 것입니다.
중후한 신인들의 얼굴에 벌써 삶의 진한 향기가 묻어 있습니다.
반갑습니다! 축하합니다!
등단 축하드립니다. 등단하신 분들에게 저 역시 묵직함이 느껴집니다.
신인상 받고 수필가로 당당히 등단하신 다섯분 정말 축하드립니다. 앞으로 <에세이스트 작가회>의 큰 기둥이 되시리라 믿습니다^^
포스가 남다른 분들이 이번에 등단하셨군요. 축하드립니다. '번쩍'하는 순간이 매일 매일 일어나 좋은 글 많이 보여주시길 기대합니다!
다섯 분의 등단을 축하합니다.
이 용재 교수님, 뜸을 너무 오래 들였습니다. 문운을 기원합니다.
와우 갈수록 쟁쟁하신 분들이 등단하시네요 암튼 축하드리고 좋은 글 많이 들려주십시오~~~~~
등단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환영합니다.^^*
에세이스트에 열기가 충만합니다.
대작을 기대하면서...등단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등단을 축하합니다. 시민대학 출신도 계시는군요. 기대가 됩니다.
와룡샘, 물건너 옥경님(거꾸로 보니 노래 생각이), 밥퍼주방장님, 공대교수님, 그리고 남쪽나라 방송인 두루 모이시네요~ 참으로 각계각층의 분들이 모여서 어우러지는 <에세이스트> 한마당. 뜸을 오래 들인 밥도 좋고요 급하게 설은 밥도 좋아여(배부르면 다 좋아라), 모두 어우러저 강강수월래 하이시더~~축하드리옵니다~~
등단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에세이스트의 명성이 더욱더 얼려지리라 사료됩니다.
축하드립니다.
문운과 함께 창창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