目無所見無分別 (목무소견무분별)
耳廳無聲絶是非 (이청무성절시비)
分別是非都放下 (분별시비도방하)
但看心佛自歸依 (단간심불자귀의)
"눈에 보이는 바가 없으니 분리해 구별할 일이 없고
귀로 듣는 소리가 없으니 옳고 그름으로 시비할게 없다.
분리 구별 하거나 옳고 그름 시비함을 모두 내려놓고
오직 부처님 마음을 바라보며 부처님 마음으로 돌아가자."
신라 때 인물 부설거사(浮雪居士)의 열반송(涅槃頌)이다.
번다한 세상사 왈가왈부 내려놓고, 보는 눈 없이, 듣는 귀 없이 살면
그러면 부처님 마음을 볼 수 있고 또 그렇게 부처에게 귀의 할수있다고 한다.
불교에는 ‘거사(居士)’라 불리는 계층이 있다. 출가하지 않고 집에서 도 닦는 사람을 말한다.
사바세계의 희로애락을 겪으면서도 고준한 정신세계를 향해 끊임없이 도를 갈고 닦는 것이
쉬운 일이겠는가. 어지간한 근기(根機·중생의 교법을 받을 만한 성능)가 아니고서는 행할 수
없는 일이다. 근기가 있다 해도 전생에 쌓은 복이 없으면 감히 시도할 수 없는 것이 양수겸장의
노선이요 거사의 길이다. 수도에 신경 쓰다 보면 돈이 없어 고통받기 쉽고, 돈 버는 일에 관심을
갖다 보면 수도는 멀어지게 마련이다. 그야말로 복혜구족(福慧具足·복과 지혜를 아울러 갖춤)이어야만 갈 수 있는 것이 거사의 길이다.
불교사를 보면 유명한 거사가 종종 등장한다. 인도에는 유마거사(維摩居士)가 있다.
‘유마경’의 주인공이다. ‘중생이 아프므로 나도 아플 수밖에 없다’는 대승불교의 메시지를
남긴 인물이다. 중국에는 방거사(龐居士)가 있다. 당나라 때 활동한 인물로
마조도일(馬祖道一·709∼788)의 법을 이었다고 전해진다.
한국에서는 신라시대 변산의 월명암(月明庵)에서 경론을 연구하며 수도한
부설거사(浮雪居士)가 유명하다. 부설거사는 이른바 ‘가족 모두 도통’으로, 부인 묘화(妙花),
아들 등운(登雲), 딸 월명(月明)이 모두 도통했다고 한다.
딸 이름(월명(月明)을 딴 월명암(月明庵)은 부안 내변산 내소사 암자로서 부설거사가
창건하고 임종까지 한 곳이고, 아들 등운登雲)의 이름을 딴 암자가 계룡산 연천봉에 있는
등운암(登雲庵)이라 한다.
연천봉 위에 있는 등운암은 자주가는 등산 코스로서, 정상쪽에는 등산로에 분재형 소나무로
덮혀있어 운치가 대단히 멋진 곳이다.
무이 정우진 無二 鄭佑鎭 거사님에게 이 게송을 전해 듣고 예서체로 써서 기증하려 준비한 것임.
왕컴퓨터코리아 기술상무로 재직시 부사장으로 같이 임원으로 근무한 분이다.
참고: 다움카페 상운사 상연인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