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살영락경 제14권
42. 십부사의품(十不思議品)
[부사의한 큰 법의 영락]
그때에 도승자(道勝子)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이 보살마하살이 5도(道) 속에 들어가 주선(周旋)하고 왕래하면서 중생을 교화하여 부처님의 국토를 깨끗이 하고, 위없는 지진 최정각[無上至真最正覺]을 이루어, 부사의한 큰 법의 영락을 행하는 것이옵나이까?”
부처님께서 도승자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살펴 듣고 살펴 들어 잘 생각하여라.
만일 어떤 보살마하살이 위없는 지진 등정각을 이루고 부사의한 큰 법의 영락을 행하고자 한다면, 마땅히 열 가지 법을 닦아야 한다.
어떤 것이 열 가지인가?
만일 어떤 보살마하살이 5도(道)의 생사 속에 들어가 품류를 따라 교화하고, 한번 가부좌하고 앉으면 시방 여러 부처님 세계에 두루 가득차고, 다시 음향으로 삼천대천세계를 진동하고, 그 가운데서 온갖 중생을 교화하여 모두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의 뜻을 발하게 하면서도, 중생으로 하여금 깨달아 아는 자가 없게 한다면, 이것을 보살마하살이 행하는 바른 법이 부사의에 응한다고 이르느니라.
다시 다음에 도승자여, 만일 다시 보살마하살이 5도(道) 가운데 들어가서 중생을 교화하는데, 한 글귀의 뜻으로 온갖 여러 부처님 세계를 충족시켜서 형상 있는 무리로 하여금 모두 들어서 알게 하지만, 저 중생은 또한 스스로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들은 법으로부터 모두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의 뜻을 발한다면, 이것을 보살마하살이 바른 법에서 닦은 부사의행이라고 이르느니라.
다시 다음에 도승자여, 만일 다시 보살마하살이 5도(道) 가운데 들어가서 중생을 교화하는데,
한 광명으로 삼천대천찰토에 두루 비추게 해서 그 광명을 본 이는 모두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의 뜻을 발하지만,
그러나 형상은 보지 못하면서도 모두 해탈문에 들어가게 한다면,
이것을 보살마하살이 바른 법에서 닦은 부사의행이라고 이르느니라.
다시 다음에 도승자야, 만일 다시 보살마하살이 5도(道) 가운데 들어가서 중생을 교화하는데, 한뜻[一意], 한 생각[一念], 한 때[一時]에 하나의 법신으로 삼천대천세계를 두루 채워서 모두 중생으로 하여금 널리 들어 알게 하고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법계를 구족케 하지만,
그러나 저 중생은 그것이 어디로부터 들리는 것인지 알지 못하면서도 모두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의 뜻을 발한다면,
이것을 보살마하살이 바른 법에서 닦은 부사의행이라고 이르느니라.
다시 다음에 도승자여, 만일 다시 보살마하살이 5도(道) 가운데 들어가서 중생을 교화하는데,
신족의 힘으로 삼천대천세계의 온갖 중생을 변화시켜 모두 부처 형상으로 만들고,
그러면서도 저들은 각각 서로 가르쳐서 열두 가지 고통의 행을 설하여 서로 함께 제도함을 헤아릴 수 없지만,
저들 중생이 누구에게 제도를 받는 것인지 스스로 깨달아 알지 못한다면,
이것을 보살마하살이 바른 법에서 닦아서 부사의에 응한다고 이르느니라.
다시 다음에 도승자여, 만일 다시 보살마하살이 5도(道) 가운데 들어가서 중생을 교화하는데,
하나의 지혜로 온갖 형상 없는 법을 분별하면서도 걸리는 바가 없고,
널리 형상 있는 무리로 하여금 이 정요(正要)를 이해해서 도탈(度脫)을 얻게 하지만,
저 중생이 ‘내가 오늘 누구에게 제도를 받았는가’를 스스로 깨달아 알지 못한다면,
이것을 보살마하살이 바른 법에서 닦아서 부사의에 응한다고 이르느니라.
다시 다음에 도승자여, 만일 다시 보살마하살이 5도(道) 가운데 들어가서 중생을 교화하는데,
일념 속에서 능히 널리 일체의 모든 법을 보고,
법계를 분별하여 부사의를 행하고,
중생으로 하여금 이 도의 가르침을 듣게 하고,
동시에 도를 이루어 장애되는 바 없게 하지만,
그러나 저 중생이 들려온 곳을 스스로 깨달아 알지 못한다면,
이것을 보살마하살이 바른 법에서 닦아서 부사의에 응한다고 이르느니라.
다시 다음에 도승자여, 만일 다시 보살마하살이 5도(道) 가운데 들어가서 중생을 교화하는데,
저 중생으로 하여금 다 신통을 얻게 하여서 시방의 한량없는 세계에 노닐게 하고,
온갖 시방 부처님의 설법을 들어서 온갖 법이 허깨비 같고 요술 같음을 이해해 알게 하지만,
그러나 저 중생이 ‘내가 오늘 누구에게 깨침을 받았는가’를 스스로 깨달아 알지 못한다면,
이것을 보살마하살이 바른 법에서 닦아서 부사의에 응한다고 이르느니라.
다시 다음에 도승자여, 만일 다시 보살마하살이 5도(道) 가운데 들어가서 중생을 교화하는데,
3세의 온갖 형상 있는 이로 하여금 등정각을 이루어 모두 성취케 한다면,
이것을 보살마하살이 바른 법에서 닦아서 부사의에 응한다고 이르느니라.
다시 다음에 도승자여, 만일 다시 보살마하살이 5도(道) 가운데 들어가서 중생을 교화하는데,
깊은 법장에 들어가서 묘한 지혜를 분별하여 과거ㆍ미래ㆍ현재를 초월해서 홀로 삼계를 걷되 또한 짝할 이가 없으며,
다시 중생으로 하여금 자기와 더불어 다름이 없게 한다면,
이것을 보살마하살이 바른 법에서 닦아 부사의에 응한다고 이르느니라.
이것들을 도승자여, 보살이 근덕(根德)의 힘을 세워서 5도(道) 가운데 들어가 중생을 교화함이라 하니,
온갖 법의 탁월함을 측량할 수 없는 것이어서 또한 나한이나 벽지불이 알 수 있는 바가 아니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