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예술로 한정하면 마린스키 발레단의 김기민도 못지않다. 마린스키 발레단은 거의 모든 단원을 바가노바 학교의 최우등생 중에서 선발하는 세계 최고 발레단이다.
그는 입단 이듬해인 2012년 솔리스트, 2015년엔 최고 등급인 프린시펄에 올랐으며, 작년 5월엔 동양 남자무용수로는 최초로 '무용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Benois de la Danse)'를 수상했다. (강수진, 김주원이 이 상을 받으면서 한국 발레리나의 역사를 썼다.) 아직 25세에 불과하지만 현역 무용수 중 최고 수준의 테크니션이며, ‘파키타 바리아시옹’을 비롯한 최근 영상을 보면 동양인이란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당쇠르 노블(고품격 남자 무용수)’의 경지에 거의 도달한 것 같이 보인다.
프랑스, 미국의 세계적 발레단에서도 그를 객원 주역으로 초청하고 있다는데, 마린스키 발레단이 11월 9∼12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백조의 호수'로 한국 관객과 만난다니 그의 공연을 볼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기민의 형 김기완은 국립발레단의 솔리스트. 작년 국립발레단 '스파르타쿠스'의 주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