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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영어도 엄마와 함께하는 놀이를 통해 익히면 쉽답니다”
영어 전문가 최은아씨. 그는 요즘 ‘영어’와 ‘놀이’를 결합시킨 인터넷 강좌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딸이 두살 때부터 놀이할 때마다 영어를 이용했다는 최씨는 ‘유아 영어놀이’는 아이들에게 영어에 대한 친숙함과 자신감을 주고 나아가 두뇌 계발에도 도움이 되며 엄마와의 유대감을 높힐 수 있어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지금 당장이라도 따라할 수 있는 ‘유아 영어놀이’를 알아보자.
엄마 It’s the red light. Can we go now? (지금은 빨간불이네. 지금 건너가도 될까?)
재인 Yes, mommy. (네. 엄마)
엄마 Are you sure? O.K. Let’s cross the street. (정말이야? 좋아. 건너가자)
재인 No, no, mommy! (아니예요, 엄마, 안돼요!)
거실에 만들어놓은 종이 신호등과 횡단보도 앞. 엄마가 건너가려고 하자 기겁을 하면서 엄마 팔을 잡아당기는 재인이(5). 곧 이어 엄마와 재인이의 웃음소리가 까르르 터진다. 빨간불에는 건너면 안되는 것을 알면서 장난을 친 재인이의 입에서는 영어가 곧잘 자연스럽게 흘러나온다. 이제 막 다섯살이 된 아이지만 간단한 영어를 종알거리며 제법 장난까지 섞는 품이 하루 이틀에 이뤄진 실력이 아닌 것 같다.
“재인이가 돌이 될 즈음부터 평소에 영어를 자연스럽게 섞어 들려줬어요. 특정한 시간을 정해서 영어공부를 한 게 아니라 밥 먹을 때, 목욕할 때, 책 읽어줄 때를 이용해서 생각나는 대로 간단하게나마 영어를 들려준 거죠. 재인이가 영어를 ‘학습’이 아니라 ‘일상생활’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기를 원했거든요.”
반복해서 유아영어 놀이를 하면 자연스럽게 영어표현력이 늘어
“책이나 인터넷에는 아기의 두뇌를 계발시켜 주는 놀이가 무궁무진하게 소개되고 있잖아요. 까꿍놀이, 보물찾기 등등 셀 수 없을 정도죠. 거기서 착안했어요. 미국 아이들도 엄마와 이런 놀이를 하면서 클 거 아니냐, 그렇다면 우리 아이들이 놀이할 때 엄마와 영어로 놀이를 즐긴다면 영어 역시 모국어처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 않겠냐는 거죠. 그렇게 시작한 강의가 의외로 반응이 좋아서 놀라워요.”
그의 말에 따르면 아이와 영어로 놀이를 하면 영어실력을 자연스럽게 기를 수 있음은 물론이고 엄마와 유대감을 돈독하게 할 수 있을 뿐더러 나아가 아이의 창의력이나 지능계발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그야말로 ‘1석3조’라는 것이다.
“물론 엄마들 입장에서는 아이와 놀아주는 것도 힘든데, 그걸 영어로 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을 수 있죠. 하지만 유아 영어에서 가장 중심적 역할을 하는 사람은 바로 엄마아닌가요? 엄마가 가르쳐주는 것만큼 효과적인 건없다는 뜻이죠. 그렇다면 무엇보다 시급한 건 엄마들의 ‘영어’에 대한 부담감을 없애주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대다수의 엄마들도 아이 교육의 방향키를 잡는 것은 엄마여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들 중 대부분은 ‘영어실력이 모자라는데 어떻게 아이를 가르치겠냐’고 막막해하거나 ‘하긴 해야 하는데, 어떻게 영어교육을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그저 손을 놓아버리기 일쑤다. 그러다보니 고가의 영어 교재를 사거나 아이를 학원에 보내는 것만이 최선의 교육법인 양한다는 것.
“고급의 영어 표현에 능숙할 필요는 없어요. 아이들과 놀 때는 우리 엄마들이 중고등학교 시절에 배운 영어만으로도 충분하거든요. 그러니까 영어에 자신이 없는 엄마들이라도 조금만 노력하면 아이들과 영어로 노는 데 전혀 무리가 없을 거에요”
최씨의 말에 따르면 아이들은 어른이 생각하기에는 너무 유치하고 하찮은 놀이라도 그저 엄마와 함께한다는 사실만으로 즐거워하고 행복해한다고. 따라서 아이와 함께 하루에 5~10분 정도만 투자해서라도 꾸준히 영어놀이를 한다면 아이에게 기초적인 영어표현을 가르쳐줄 수 있음은 물론, 엄마와 소중한 추억을 나누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제안한다.
“딸 재인이만 봐도 엄마와 함께하는 거라면 무조건 재밌어하거든요. 재밌으니까 지칠 정도로 반복해서 하는 거예요. 그러다보니 학습 효과도 좋을 수밖에 없고요.”
재인이가 가장 좋아하는 건 역할놀이. 말하자면, 슈퍼마켓, 병원, 놀이방 등 장소가 정해지면 엄마와 자신이 주인과 손님, 의사와 환자, 보모와 아이 등의 역할을 나눠 맡아 대화를 나눈다. 이런 역할 놀이를 즐기다보니 재인이는 상당한 수준의 단어와 영어표현에도 능통해졌다. 병원놀이를 하면서 headache(두통), stomachache(복통), fever(열), cold(감기), sick(아프다) 등의 단어와 What’s the problem?(어디가 아프시죠?), I have a fever(열이 나요), I have a runny nose(콧물이 나요) 등의 표현을 익혔다는 것. 까다롭고 어려워보이지만 놀이를 통해서 반복적으로 접하니 까다로운 표현도 척척 익히더라고 최씨는 신통해한다.
“꾸준히 하는 게 제일 중요해요. 1, 2년 안에 어떤 눈에 보이는 효과가 나타나리라고 기대하는 것은 금물이죠. 엄마가 놀이를 이끌어주되, 길게 내다보고 아이와 놀이를 즐긴다는 생각으로 여유를 가지고 진행한다면, 아이는 자연스럽게 영어에 관심을 보이면서 실력이 늘게 될 거예요.”
무엇보다 주의해야 할 점은 엄마들의 ‘조급증’. 엄마가 조급함을 보이면 아이는 부담을 느껴 영어에 흥미를 잃을 수 있다고 한다. 최씨는 “엄마의 마음가짐이 아이의 영어실력을 좌우한다”면서 다음 네 가지의 태도를 강조한다
첫째 영어에 대해 갖고 있는 두려움을 과감히 버리고 자신감을 갖자. 엄마가 어떤 표현이라도 자신감 있게 자주 반복해 준다면 아이도 더욱 적극적인 태도로 영어를 대하게 될 것이고, 자연히 영어를 편안하게 여기게 된다.
둘째 ‘오늘은 이 단어를 꼭 완벽하게 익히도록 해야지’하는 욕심을 버리고 ‘아이와 시간을 함께 보낸다’는 부담없는 마음으로 대한다. 그래야만 아이가 영어환경을 자연스럽게 여긴다.
셋째 아이가 영어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신경 쓴다. 아무리 놀이로 접근하는 영어라지만 아이가 조금이라도 부담을 느끼고 싫어한다면 며칠간 영어놀이를 쉬었다가 다시 시도하는 등 융통성이 요구된다. 영어 놀이의 목적은 어릴 때부터 자연스러운 영어환경을 만들어주자는 것이다. 따라서 지나치게 아이를 달달 볶으면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읽기(reading)와 쓰기(writing)에 대한 욕심을 버린다. 유아 영어는 어른과는 달리 영어도 모국어를 가르치는 방법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즉 처음에는 모국어를 받아들이는 순서대로 listening(듣기), speaking(말하기)에 익숙해지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그 후에야 reading(읽기), writing(쓰기) 등에 흥미와 지적 호기심을 느끼게 되고, 그때 시작해도 결코 늦지 않다고 한다.
▲ 최은아씨가 알려주는 엄마와 함께하는 즐거운 영어놀이
▽ Names (주변사물 인지놀이)
가장 기본이 되는 영어놀이로 주변 사물들의 명칭을 영어로 익혀보는 게임.
준비물 집안에 있는 모든 물건이 다 준비물이 된다.
놀이법
① 먼저 아이에게 “집에 무슨 물건들이 있는지 둘러보자”고 얘기를 한다.
▷ Let’s look around the things at home.
② 아이의 손을 잡고 다음과 같이 말하면서 table이란 단어를 말할 때 테이블을 엄마가 만져본다.
▷ Mommy is touching the table. (엄마가 테이블을 만지고 있어요)
③ 다시 아이의 손을 잡고 이번에는 아래와 같이 말하면서 역시 table이란 단어를 말할 때 아이의 손을 테이블 위에 얹는다.
▷ Jane(아이의 이름) is touching the table.
④ 위와 같은 방법으로 집안에 있는 여러가지 사물들의 이름만 바꾸어서 아이와 함께 만져본다.
▷ Mommy is touching the chair.
Jane is touching the chair.
Mommy is touching the bed.
Jane is touching the bed.
▽ Green Light, Go (신호등 놀이를 통한 색깔인지 놀이)
신호등 놀이를 통해 간단한 색깔을 익히며 신호등의 의미에 대해 알아본다.
준비물 검정색 도화지, 빨간색, 노란색, 녹색 셀로판지, 손전등, 막대기(나무젓가락)
놀이법
① 먼저 16절 크기의 검정 도화지를 준비해서 세로로 길게 반을 접는다. 앞 부분에 신호등처럼 구멍을 세개 뚫어준다.
② 구멍이 뚫린 사이에 빨간색, 녹색, 노란색 셀로판지를 붙여 신호등을 완성한다. 도화지 뒷부분에 막대기를 부착하면 들고 게임하기에 더욱 편리해진다.
③ 엄마는 신호등을 들고 서있고 그 앞에 좀 떨어진 곳에 아이를 세워놓은 후 손전등으로 녹색 셀로판지 위를 비추며 아이에게 물어본다.
▷ Look at the traffic light. What light is it? (신호등을 보렴. 무슨 색이지?)
Yes, it’s the green light. (그래, 녹색 불이지.)
Green light, go. (녹색불이니까 가세요.)
이때 아이가 못 알아들으면 ‘걸어가라’는 제스처를 취해준다.
Now, red light. Stop. (지금은 빨간불이니까 멈추세요)
위의 표현에 익숙해졌으면 다음과 같은 영어표현을 써주어도 좋다.
The light turns green. You can go now.
(or Let’s cross the street.)
(신호등이 파란색으로 바뀌었네. 지금 가도 되겠구나.)
The light turns red. Stop at the red light.
(신호등이 빨간색으로 바뀌었구나. 빨간불이니 기다리자.)
▽ More Colors & Shapes (여러가지 모양 위로 걸어봐요)
색깔과 모양을 정리해 볼 수 있는 게임이다.
준비물 커다란 크기의 동그라미, 사각형, 삼각형, 마름모, 별 모양의 도화지 자른 것
놀이법
① 도화지 위에 여러 문양을 그려서 가위로 오려 준비한다. 도화지 문양은 거실 바닥에 이리 저리 흩어놓고 (간격은 너무 멀리 떨어지지 않도록 한다) 엄마는 다음과 같이 말하면서 시범을 보인 후 아이가 따라하도록 한다.
▷ Put your hands on the circle, (두 손을 동그라미에 놓아요)
Circle, circle. (동그라미, 동그라미)
Hands on the circle, (두 손을 동그라미 위에)
Just like me. (나와 같이 해봐요)
이때 아이가 엄마를 따라 동그라미에 손을 얹게 한다.
Put your feet on the square, (두 발을 사각형에 올려놓아봐요.)
Square, square. (사각형, 사각형)
Put your feet on the square, (두 발을 사각형 위에 놓아봐요.)
Just like me. (나와 같이 해봐요.)
위와 같은 방법으로 다른 모양들도 활용해서 가르쳐준다(triangle 세모, diamond 마름모, star 별 등). 또한 도화지 문양마다 다른 색깔을 칠해서 이렇게 놀아주어도 좋다. Put your hands on the yellow square(두 손을 노란 사각형 위에 올려놓아봐요). 또는 Put your hands on the blue circle(두 손을 파란 동그라미위에 올려놓아봐요) 등으로 바꾸어 놀아주면 색에 대한 표현도 알 수 있어 도움이 된다.
▽ Puppet Talk (퍼핏 인형놀이로 기본동사 익히기)
아이들이 좋아하는 퍼핏 인형(손에 끼울 수 있게 아랫부분이 주머니 식으로 된 손 인형. 인형매장 등에서 구할 수 있음)으로 놀면서 간단한 동사를 익힌다.
놀이법
① 엄마는 운율에 맞춰 (‘Mary Had a Little Lamb’노래가 집에 있으면 그 노래에 맞춘다) 다음과 같이 노래를 불러준다.
▷ Puppet, can you clap your hands, Clap your hands, clap your hands?
(인형아, 손뼉 칠 줄 아니?)
Puppet can you clap your hands.
Clap your hands today?
(오늘 손뼉칠 수 있니?)
그리고 퍼핏 역할의 대사를 할 때는 인형 목소리를 흉내내어 퍼핏을 낀 손을 움직여가며 박수치면서 노래한다.
Yes, I can clap my hands, Clap my hands, clap my hands. (그럼요. 손뼉 칠 수 있어요)
Yes, I can clap my hands
Clap my hands today.
(그럼요, 전 오늘 손뼉 칠 수 있어요.)
② 위의 가사 중 clap your hands 대신에 아래와 같이 가사를 바꾸어서 불러주면서 퍼핏 인형이 흉내를 내게 하면 아이가 여러가지 동사에 익숙해 질 수 있다.
wave your hands (손을 흔들어요)/ pat my stomach(배를 쓰다듬어요) / shake your head(머리를 흔들어요) / nod your head(머리를 까닥거려요) / jump up high(높이 뛰어봐요) /dance well(춤을 춰요) / sit down(앉아요)/ stand up(일어나요)
③ 아이가 이 게임에 익숙해져서 위의 표현에 익숙하다면 퍼핏 인형을 아이 손에 끼워주고 퍼핏 인형이 대답하는 부분을 아이가 직접 노래하면서 행동을 흉내내도록 유도해서 스스로 영어로 말하기가 되도록 한다.
TIP
이런 놀이를 통해 아이는 table, chair, bed라는 단어에 익숙해지는 것은 물론 touch란 동사의 뜻을 설명해 주지 않아도 상황속에서 자연스럽게 뜻을 익히게 된다. 나아가 ‘현재진행형’ 문법까지도 익힐 수 있게 된다.
주의할 점은 한꺼번에 너무 많은 단어를 가르치려 하지 않는 것. 2~3세 정도의 아이는 하루에 3단어 정도, 4~5세 아이면 5개 정도면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