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ldren First' - 세상을 바꾸는 사랑의 행보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푸른 하늘. 물오른 나뭇가지 끝에 달려 있는 신록처럼, 엄마 아빠의 손을 잡고 산을 오르는 어린이들의 표정이 싱그러운 이곳은 제5회 새생명 사랑 가족걷기대회가 개최되고 있는 서울 남산이다.
사단법인 새생명복지회가 한국어린이보호재단과 함께 2002년부터 해마다 개최하고 있는 새생명 사랑 가족걷기대회는 올해로 제5회를 맞았다. 올해 가족걷기대회는 특히 “Children First(어린이 먼저)!”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의식주, 의료, 교육, 환경에 어린이들이 우선적으로 보호받아야 할 권리가 있음을 대외적으로 천명했다.
4월 25일 일요일 오전 11시, 새생명복지회 장길자 회장님의 출발 선언으로 2부 걷기대회의 본격적인 막이 올랐다. 행렬의 선두에는 장길자 회장님과 함께 한국어린이보호재단 이배근 회장, 청소년보호위원회 임선희 위원장, 한국어린이보호재단 후원회장인 탤런트 김창숙 씨 등이 6천5백여 참가 회원들과 함께 걸었다. 걷기 코스는 국립극장 입구부터 백범광장에 이르는 남산북측순환도로. 화창하면서도 시원한 바람이 부는, 덥지 않은 날씨 속에 가족 단위로 참가한 6500여 명의 참가자들은 모처럼 가족나들이에 나선 듯 즐거운 표정이었다.
걷기 구간에는 맨발로 걷기, 풍선 불어 안고 터트리기, 사랑의 종 치기, 손도장 찍기 등 각 포스트마다 이벤트가 마련되어 가족간의 화합을 다지고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각박한 물질만능시대이지만 이런 때일수록 내가 먼저 어려운 이웃을 보살피고 어린이들을 돕는다면 나 한 사람으로 시작하여 세상이 달라질 것”이라는 회장님 말씀처럼, 회원들은 세상에 새 생명과 사랑을 전하는 뜻깊은 걸음걸음을 내딛고 있었다.
일곱 살 난 아들과 남편과 함께 면목동에서 온 유미화 회원은 “이렇게 좋은 날씨에 가족이 함께 맑은 공기 속을 걷는 것도 좋지만 심장병어린이를 돕기 위한 취지를 아이에게 설명해 주니 교육적으로 참 좋다”며 걷기대회를 통해 느끼는 보람을 말했다. 엄마 아빠와 함께 걷던 여덟 살 안수빈 어린이도 “아픈 친구들이 빨리 나아서 같이 걸었으면 좋겠다”고 어른스럽게 한마디 한다.
실제로 지난해 걷기대회 때 회원들의 정성을 모은 기금으로 수술을 받아 건강해진 조경화(2) 어린이도 엄마의 등에 업혀 이번 걷기대회에 참여했다. 엄마 박혜진(45) 씨는 새생명복지회 등 도움을 준 많은 이들에게 감사하며 “경화도 자라서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을 돕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걷기를 마치고 백범광장에 도착한 회원들은 준비해온 점심을 먹으며 가족끼리 단란하고 오붓한 시간을 가졌다. 광장 곳곳에는 어린이들을 위한 음료와 페이스페인팅이 무료로 제공되었고, 투호, 제기차기, 고무줄놀이 등 전래놀이가 펼쳐졌다.
오후 1시 30분부터 진행된 3부 축하공연에서는 새생명복지회가 후원하는 국내외 심장병어린이들의 소개 순서가 있었다. 회원들은 조경화 어린이와, 며칠 전 입국하여 현재 수술이 예정된 베트남 어린이 호앙 티 프엉 아인(7), 응웬 쭝 득(14)의 건강을 한마음으로 기원하며 박수를 보냈다.
장길자 회장님은 격려사에서 “우리 곁에 도움이 필요한 이웃이 항상 있는 것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베풀 수 있도록 하나님께서 기회를 주신 것”이라며 “‘사람이 꽃보다 더 아름답다’는 말처럼 어렵고 힘든 이웃을 생각하는 여러분들 모두가 꽃보다 더 아름답다”고 참가자들을 위로했다.
축하공연에는 새생명합창단, 청소년 난타, 동요드림, 비무예술단 등 어린이와 청소년 단체의 뮤지컬, 동요, 무용, 연주 등이 이어졌다. 이 가운데 새생명복지회가 준비한 새생명합창단의 어린이뮤지컬 ‘토끼와 거북이’는 어린이들의 깜찍한 분장과 재치 있는 연기로 참가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뮤지컬을 끝으로 모든 행사를 마치고 회원들은 자리를 정리한 다음 하나둘씩 가족들의 손을 잡고 귀가했다. 가족을 사랑할 줄 알고 이웃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들은 진정 꽃보다 더 아름답다. 주위에 어려운 이웃이 있어 사랑을 베풀 기회가 있는 한, 새생명복지회 회원들의 사랑의 행보는 계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