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n ! Run !
As fast as you can.
You can't catch me.
I'm the Gingerbread Man.
Gingerbread salesman (1902)

진저브레드(Gingerbread)를 직역하면 생강빵이 됩니다. 그러나 진저브레드를 생강빵으로 해석하다 보면 그 의미를 담아 내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수세기 동안 유럽에서 만들어진 진저브레드는 어떤 나라에서는 부드럽고 맛이 좋은 케이크인 반면에 다른 나라에서는 평평하고 납작한 쿠키 형태였으며, 또 다른 나라들은 피처(Pitcher)에 따뜻하고 촉촉한 레몬소스나 휘핑크림이 담겨져 함께 나오는 짙은 갈색의 사각형으로 된 빵이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진저브레드라는 의미 속에는 하나의 독립적인 개념이 형성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생강빵, 생강쿠키, 생강과자가 혼재되어 있기 때문에 본래의 단어를 그대로 표현하는 것이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을 것 같습니다.생강을 약간 깨물어 씹어보면 톡 쏘면서 얼얼하게 퍼져오는 맛이 매운맛하고는 또 다른 느낌을 갖게 합니다. 생강 특유의 향으로 인하여 향신료로 많이 사용되지만, 추위에 몸을 보호하고 복통을 진정시키기 위해 쓰이기도 하였습니다. 그 때문에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서는 약재용으로 생강을 수입하였습니다. 그러나 B.C 2800년경에 로도스섬(isle of Rhodes)에 있는 그리스 제빵기술자는 진저브레드를 만들게 되었으며, 또 B.C 2000년경에 그리스의 부유한 가족들 중에는 ‘향신료가 든 벌꿀 케이크’를 사려고 로도스섬을 항해했다는 기록을 보면 과자를 만들 때 점차적으로 생강 등의 향신료를 사용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생강과 진저브레드의 배합표가 유럽으로 전해진 계기는 11세기 십자군 원정에서 돌아오는 그리스도 교도들에 의해서였습니다. 이후 가톨릭 성직자들은 성인 대축일과 축제일 등의 특별한 종교적 행사일에 진저브레드를 굽기 시작했습니다. 그 과자에 디자인된 형태들은 성인들을 묘사하거나 특별한 종교적 주제들을 인각(印刻)하였으며 과자를 찍어내기 위해 만든 목재 조각을 쿠키판(cookie boards)이라고 불렀습니다. 커다랗고 정교하게 묘사된 초기의 진저브레드 쿠키판들은 오늘날에는 매우 희귀하여서 가끔은 책이나 박물관에서만 볼 수 있을 뿐입니다.






The gingerbread mould is a good example of why good lighting and multiple shots are important for understanding the three-dimensional nature of objects.
< 옛날 방식으로 만든 현대의 진저브레드 >
Torun(폴란드 북구의 항구도시) gingerbread
체코 압착 생강빵
중세시대에 수도원을 중심으로 귀하게 만들어지던 진저브레드는 생강을 페이스트리나 빵 반죽 속에 첨가했을 때 나타나는 보존효과 때문에 향신료 빵으로 급속하게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영어의 진저브레드란 단어도 생강으로 보존 가공된(preserved ginger) 과자를 의미하는 것이지요. 이는 프랑스 고어인 진저브라스(Gingerbras)에서 파생되었으며 원래는 향신료를 의미하는 라틴어 징게바르(Zingebar)가 그 어원이라 할 것입니다.아무튼 생강이 유럽으로 전해지고 진저브레드의 배합표가 다양한 변화 발전과정을 거치면서 각 나라들은 자신들만의 특별한 진저브레드를 유지하고 보존해왔습니다.
영국에서는 노르만정복(Norman conquest) 시대에 필사본으로 쓰여진 진저브레드의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단어 자체가 하나로 통일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보아(gyngerbreed, gyngerbrede, gingibretum 등) 아마도 십자군 전쟁에서 돌아온 그리스도 교도들이 저마다 가지고 온 기록들의 차이와도 무관하지 않은 듯 합니다.
영국에서 만든 진저브레드의 초기 형태는 과자가 아니었습니다.
14세기에 처음으로 나타나는 진저브레드의 배합표에는 생강등 향신료와 벌꿀을 넣은 반죽에 빵 부스러기에 섞어서 구운 딱딱한 덩어리의 진저 캔디(Ginger candy)였습니다. 그러던 것이 16~17세기쯤에 빵 부스러기 대신에 밀가루를 사용하고 버터와 계란을 배합표에 추가하므로서 보다 가벼운 쿠키 모양으로 변화하게 됩니다. 부드럽고 맛있는 진저브레드가 더욱 유명해진 계기는 많은 축제행사에는 반드시 진저브레드 박람회(Gingerbread fairs)가 열리면서 대중화되어 갔던 것입니다. 영국에서 진저브레드를 페어링스(Fairings)라고 부르는 것도 바로 박람회장에서 산 선물이란 뜻이 담겨져 있기 때문이지요.
< Gingerbread Fair >




17~18세기경에는 여러가지 그림이 디자인된 쿠키판으로 진저브레드를 찍어내기도 했습니다. 장식은 매우 정밀하고 정성이 깃들어 있을 뿐 아니라 사프란이나 계피로 색깔을 입혔으며 황금빛의 금박을 칠하기도 하여서 먹기 아까울 정도로 아름다운 조각품처럼 보였습니다.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은 궁전에 초대하는 귀족들에게 여왕의 초상화을 찍어 만든 진저브레드를 선물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