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는 쌍둥이 광대입니다.
하지만 저희 둘의 역할은 조금 다릅니다.
형은 화려한 궁정 광대고 동생인 전 무난한 피에로입니다.
형은 옛날부터 말솜씨가 뛰어나 왕가에 불려 오는 일이 잦았습니다.
형이 한 번 입을 열면, 거기 있던 모두가 웃었죠.
천민이든,
귀족이든,
왕족이든,
너나 할 거 없이 전부 깔깔깔, 하하하, 호호호.
그 찬란하고도 아름다운 소프트라이트의 주인은, 항상 형이었습니다.
전 그런 형이 늘 부러웠습니다.
하지만 전 달랐습니다.
피에로는 웃지 못하거든요.
그들에게 허락되는 감정은 오직 슬픔뿐입니다.
퍼포먼스에 중요한 것은 물론 뛰어난 언변과 화려한 공연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표정이 중요하거든요.
사람들이 광대를 보며 웃는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바로 우스꽝스러운 그들의 표정인 겁니다.
그러니 아무리 공연이 뛰어나도, 감정이라는 마지막 퍼즐이 끼워지지 않으면 작품은 완성될 수가 없는 겁니다.
저도 웃고 싶습니다.
아이들에게, 사람들에게, 저 또한 웃음을 주고 싶습니다.
하지만 전 피에로입니다.
광대는 제 역할에 충실해야 합니다.
제 역할에 충실하지 못한 광대가, 도대체 무슨 쓸모가 있겠습니까?
모두 절 비웃겠죠.
저의 형도, 제가 사람들 앞에서 웃고 싶다는 말에 한껏 폭소를 터뜨렸으니.
네 주제를 알라며, 인간은 미(美)를 추구한다며-
자기랑 쌍둥이 형제라는 사실이 부끄러우니 얼굴을 늘 분장해 가리고 다니라고.
다른 사람이었다면 그런 형의 발언에 울분을 토했겠죠?
하지만 전 그 말에 딱히 상처받지 않았어요.
그래도 저의 하나뿐인 형이니까.
내가 존경하는 우상이니까.
비난을 듣더라도 차라리 가족에게 듣는 게 낫습니다.
그러면 적어도 날 신경 쓰고 있다는 게 느껴지니까.
하지만, 이 순간도 결국 끝이 있는 걸까요?
동료에게서, 형이 전사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갑작스레 일어난 전쟁 때문에 형이 전령으로 보내졌는데, 적군에게 잡혀갔다고 합니다.
적군은 전쟁의 판을 뒤집을 정보를 얻기 위해 형을 고문했지만, 형은 정보를 불지 않았고, 고문은 더 거세졌습니다.
그렇게 죽기 직전, 형은 마지막으로 안간힘을 다해 적군들에게 이리 말했습니다.
"광대의 쇼는 끝나지 않습니다. 지금은 비록 이렇게 죽어가지만, 난 언제나 나의 무대로 돌아와 있을 것이니ㅡ!"
그것이 형의 유언이었습니다.
참 광대다운 결말이었습니다.
하지만 전 곧 형의 유언을 이해했습니다.
그리고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49일이 지나고, 광대가 돌아왔습니다.
그때와 달라진 게 없는, 고문의 흔적조차 없는 채 돌아왔다는 겁니다.
광대는 그렇게 다시 한번 사람들에게 웃음을 선사해 주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광대가 바랬던 것.
내가, 바랬던 것.
광대의 비밀을 아는 자는 아무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게 광대의 매력이니까요!
아, 알고 있는 사람은 한 명 있네요.
하지만 그것도 비☆밀 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