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코스로 찾아간 밀양시립박물관. 입구 분수대 아래에서 물벼락을 맞으며 더위를 식히는 아이들의 모습이 천진스럽다. 박물관 현관문 오른쪽에는 '밀양독립운동기념관'이라는 간판이 걸려 있다.
"밀양에 웬 독립운동기념관?" 의아스러운 마음에 들어선 그곳에선 '밀양 출신 독립운동가 김원봉'의 일대기가 펼쳐진다. 영화 '암살'에 나오는 바로 그 김원봉이다.
의열단을 조직해 항일 무력 투쟁을 전개했던 사람. 윤봉길 의사가 상하이 훙커우(虹口) 공원에 폭탄을 던진 이후 현상금 8만 원(김구 선생은 5만 원)이 걸렸을 만큼 비중이 높았던 거물급 독립투사. 해방 직후 좌우 합작을 추진하다 월북했다는 이유로 한동안 우리 역사에서 사라졌던 인물.
밀양독립운동기념관
북쪽에서 김일성 일파의 서슬에 '국제간첩'으로 몰려 비참한 최후를 맞은 것도 모자라 남쪽에선 그 이름 석 자를 떠올리는 것조차 금기시되었던 비운의 혁명가, 김원봉의 일생이 상세히 소개되어 있다.
독립유공자 서훈을 받기는커녕 역사에 묻혀 이름조차 언급하기가 힘들었던 월북인사의 일생을 추모하는 기념관을 기초단체가 건립해 운영하는 시대. 이념적 다양성을 추구하는 시민 사회의 저력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 아닐까. -부산일보
첫댓글 애국지사, 지자제로 그 행적이 점점 밝혀지는 것은 고무스러운 일입니다.
사라진 애국지사들의 행적 밝히는 것도 우리의 의무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