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포의 새벽 편지1848
신심명062
동봉
제3칙
제4장 이견二見
제5절
일공에는 주관객관 차별이없이
가지런히 삼라만상 머금었어라
정밀함과 거친세계 보지않는데
거기어찌 치우침이 있을것인가
일공동양一空同兩
제함만상齊含萬像
불견정추不見精麤
영유편당寧有偏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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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공空에는 차별이 없다
주관의 능함能이 없고
객관의 경계境도 없다
중국 선종의 제3조 썽찬 조사가
앞의 제4절에서 읊었듯이
주관은 객관으로 인하여 있고
객관은 주관으로 인하여 있다
객관없는 주관이 없듯이
주관없는 객관도 있을 수 없다
가령 스승이란 이름은
스승 홀로에게 있지 않고
제자가 있을 때 있게 되듯이
제자도 그와 마찬가지로
스승이 있을 때 붙는 이름이다
아내는 남편으로 생긴 이름이고
남편은 아내가 있어 생긴 이름이다
가령 이 세상에 달랑 혼자라면
어떤 이름도 붙일 수 없다
멀리 600km 밖의 우주로 나가
우리가 사는 지구를 바라보면
만질만질한 작은 공이다
높은 산 깊은 골짜기가
삐죽삐죽 보이지 않을 것이고
출렁이는 바다도 특이한 바위도
만질만질한 공 모양에 묻힌다
왜 600km 밖이냐고 하면
그래비티란 영화를 보고 나서다
한국에서는 2013년 10월 17일
처음 그래비티를 개봉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관람객으로
대성공을 거둔 작품이다
시네마의 거장 알폰소 쿠아론이
감독, 제작, 편집, 각본까지
깡그리 도맡은 작품이다
산드라 블록의 연기는
그야말로 절정을 이루었고
조지 클루니의 연기도 돋보인다
영화는 종합예술이다
춤과 노래
삶과 죽음
미움과 사랑
아름다움과 추함
다룰 수 있는 모든 것은
끝 모를 밑바닥 삶으로부터
가장 화려한 생활에 이르기까지
인간을 둘러싼 여러 가지 환경이며
극한의 생명붙이를 다 담고 있다
영화의 백미라 할 수 있는 음악
이 음악을 누가 맡았을까
스티븐 프라이스다
나는 영화를 관람할 때는
버릇처럼 음악에 깊이 빠진다
영화제작의 줄기라면 무엇을 들까
두말할 것 없이 촬영이다
사진 찍을 촬撮에 그림자 영影이다
그래비티 촬영을 누가 맡았을까
에마누엘 루베스키다
영화란 것이 좋은 각본에
괜찮은 감독들이 머리를 맞대어
최상급 배우들을 캐스팅하고
시간을 거슬러 과거로 가고
미래로 한달음에 달려가
찍고 편집cutting하고 하더라도
배급하는 곳이 있어야 한다
제작사는 헤이데이 필름스와
에스페란토 필름스의 합작이고
워너브라더스가 배급을 담당하였다
중요한 얘기를 빠뜨릴 수는 없다
제작비와 흥행수익이다
제작비가 1억 달러인데 비해
흥행수익은 7.23배를 훌쩍 넘는다
세계적으로 얼마쯤 벌었을까
자그마치 723,192,705 달러다
미국에서 274,092,705달러
우리나라에서 거둔 수익이
무릇 3백 7억 1천 8백만 원이다
나는 우주과학과 관련된 영화를
정말이지 즐겨보는 편이다
2001년도에 개봉했다고 하여
이름 붙은 2001스페이스 오디세이
태양에서 영화 제목을 가져온
선샤인2007과 함께
더 문The Moon2009,
팬도럼Pandorum2009,
스타트랙 더비기닝2009과
프로메테우수2012도 좋은 영화다
이 밖에 많은 과학영화가 있다
인터스텔라2014는 관람 후
그간 내가 알고 있는 천체물리와는
몇몇 군데 거리가 있다고 느껴져
조금 실망하기도 하였으나
나름대로 괜찮은 영화다
마션2015은 관람 시기를 놓쳤고
컨텍트2016는 얻을 게 많다
퍼스트맨2018도 추천할 만하다
아래 2편은 인터넷으로 본 영화다
이런 영화를 감상할 때마다
금강경 제4 묘행무주분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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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쪽하늘 태허공을 헤아릴수 있겠느냐
헤아릴수 없나이다 거룩하신 세존이여
그렇다면 수보리야 남서북방 사유상하
한량없는 허공들을 헤아릴수 있겠느냐
헤아릴수 없나이다 거룩하신 세존이여
수보리야 보살로서 일체상에 머묾없이
보시행을 닦는복덕 또한다시 이와같아
범부들의 생각으론 헤아릴수 없느니라
(사언절 옮김/동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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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허공을 헤아릴 수 있느냐
또는 헤아릴 수 없느냐보다
경전 기록대로 동쪽 하늘과 함께
남서북방 사유 상하 허공이
과연 실제로 있기는 있느냐다
가령 허공이 있다 하더라도
허공이란 이름이 어떻게 붙었을까
동서남북 네 방위를 비롯하여
네 간방과 위아래란 이름이
어떻게 하여 생겼느냐다
나는 그럴 때마다
김춘수 시인의 <꽃>을 읊조린다
네가 있기에 내가 있고
너와 내가 있기에 우리가 있다
우리의 뜻은 함께며 어울림이다
크다는 작다로 인해 생기고
길다는 짧다가 있어 생긴 이름이다
혼자 사는 세상에 1등은 없고
2등도 3등도 꼴찌도 없다
가장 춥다고 하는 맏추위小寒 때는
영상으로 10°C를 오르내리더니
서툰봄立春과 함께 찾아온
하얀 함박눈이 천지를 덮는다
왜 이를 눈雪이라 했을까
내리던 빗물雨이
하얀 육각 결정체彐로
눈雪이 된 모습이 분명하다
영하 10°C까지 떨어진 새벽이다
모든 게 '내'가 있기에 가능하다
그렇다면 '나'는 누구일까
나는 단지 이름뿐일까
'나'라는 실체가 본디 없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 생각은 어떻게 풀 것인가
실제로 존재하지 않지만
착각에 의한 효과效果effect
코리올리 힘Coriolis force이다
어느새 새벽잠이 확 달아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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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1
그래비티
https://g.co/kgs/SCZJ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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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동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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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05/2020
곤지암 우리절 선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