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한 세 편의 바이올린 협주곡 중의 하나로 1번이라는 일련번호는 후대에서 편의상 붙인 것이다. 비발디에게 영향을 받은 이탈리아 협주곡 양식을 모방하고 있지만 바흐 특유의 정교하고 절제된 음악 어법에 깊고 풍부한 감정도 담아냈다. 2번으로 명명된 바이올린 협주곡e단조와 함께 고금의 명작으로 널리 사랑받고 있다.
◘ 작품 배경
바흐의 음악적 전성기는 1717년부터 1723년까지 안할트쾨텐(Anhalt Kothen)의 쾨텐 궁정 악단에서 악장으로 활동했던 시기이며 이를 이른바 쾨텐 시대라 한다.바흐는 쾨텐에서 머물던6년 동안 많은 곡을 작곡했는데,이 시기에 평균율 클 라비에곡집 제1권 [BWV 846~869],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BWV 1046~1051], 무반주 바이올린을 위한 소나타와 파르티타[BWV 1001-1006],무반주 첼로 모음곡[BWV 1007-1012]등 중요한 기악곡들이 대거 작곡되었다. 종교 음악의 대가인 바흐가 이렇듯 종교와 무관한 뛰어난 기악곡들을 많이 작곡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천재적인 음악성과 예술혼이 빚은 결실이었지만 종교 음악보다는 세속 음악을 선호했던 그의 고용주이자 쾨텐의 젊은 영주였던 레오폴트(Leopold)대공의 성향 때문이기도 했다.
그 자신이 바이올린,비올라다감바,클라비어를 연주하는 아마추어 음악가였던 레오폴트는 음악에 조예가 깊은 사람이었다.그래서 그는 쾨텐 궁정 악단의 운영에도 관심을 기울여 각지의 뛰어난 인재들을 영입해 악단의 수준을 끌어올리려 여러 노력을 기울였다.그 결과 발탁된 사람이 바흐였는데,그는 바흐에게 파격적인 연봉과 보너스를 약속했으며,궁정악단 운영에 대한 전권도 주었다.바흐는 평생 이곳에 머물고 싶다는 편지를 남길 정도로 만족스러운 나날을 보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한편 레오폴트는 유럽 각지를 여행하며 다양한 음악을 섭렵했는데,특히, 코렐리(Arcangelo Corelll), 로카델리(Pietro Locatelli), 비발디(Antonio Vivaldi)등 음악계의 흐름을 주도했던 이탈리아 작곡가들의 협주곡을 좋아했다. 따라서 바흐는 협주곡을 작곡할 때 고용주의 취향을 염두에 두고 작업에 들어갔다.바흐도 어린 시절부터 비발디의 악보를 밤새 사보했을 정도로 비발디를 비롯한 이탈리아 음악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거부감 없이 이탈리아 협주곡의 작풍을 느낄 수 있는 작품들을 작곡했다.
게다가 18명으로 구성되어 있었던 쾨텐 궁정악단에는 요제프 시피스(Joseph Spiess)라는 걸출한 바이올리니스트도 있었기 때문에 바흐는 마음 편히 바이올린 협주곡들을 작곡할 수 있었다. 바흐가 쾨텐 시대에 작곡한 바이올린 협주곡은 독주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 두 곡(Violin Concerto No. 1 in A minor, BWV 1041 & No. 2 in E major, BWV 1042)과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Concerto for 2 Violins in D minor, BWV 1043)한 곡까지 모두 세 곡이지만 실제로는 최소6편 이상의 협주곡이 작곡되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쾨텐 시대에 쓰여진 상당량의 작품 악보가 소실되어 현재 그 존재 여부를 알기 어렵다.이 곡도 악보가 없어져 사장될 뻔한 곡이었으나 바흐의 차남이자 작곡가인 칼 필립 에마누엘 바흐(Carl Pillipp Emanuel Bach)가 복원하여 전해질수 있었다. 한편,바흐는1730~33년경 13곡의 하프시코드 협주곡을 만들면서 이 곡을 편곡해 하프시코드 협주곡 제7번(Harpsichord Concerto No.7 in G minor, BWV. 1058)으로 개작했다.
◘ 음악 구성
전체 3악장으로 ‘알레그로(빠르게) -라르고(느리게)-알레그로(빠르게)’라는 전형적인 협주곡 형식을 따르고 있다.
▲ 1악장 Allegro 상단에 (이례적으로 템포 지시가 되어있지 않은 악장이며(No Tempo Indication),통상 알레그로(Allegro)로 연주되고 있다) 합주와 독주 부분이 교대로 되풀이되는 이른바 리토르넬로(Ritornello)형식을 취하고 있으며,여기에 합주 주제와 독주 주제에 대한 동기를 연관지음으로써 전체적인 통일성을 배가시키고 있다.도입부에 정교하면서도 밀도 높은 합주에 의해 주제가 제시되고,이어24마디 이후부터는 독주 바이올린이 애수어린 주제를 새롭게 펼쳐 보인다.그리고,이 두 주제는 곡 전체를 주도해나가며 바흐다운 균형미와 엄숙한 분위기를 연출하다가 마지막에는 도입부의 합주를 반복하며 힘차게 끝을 맺는다.
▲ 2악장 안단테(Andante) (5:50) 바흐 특유의 고고한 음악성이 나타나는 악장이다.저음의 중후한 서주로 시작해 독주 바이올린이 아리아풍의 아름답고 서정적인 제1주제와 제2주제를 노래해나간다.간주 후 주제들이 다시 한번 등장해 선율미를 한껏 고양시키면서 마무리된다.
▲ 3악장 알레그로 아사이(Allegro assai) (3:42) 바로크 시대에 유행했던 쿠랑트(Courante)무곡을 연상시키는 자유분방하고 경쾌한 악장이다. 1악장과 마찬가지로 리토르넬로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처음에는 화려한 현악 합주로 시작해 푸가풍으로 전개된다. 이는 기존의 이탈리아 협주곡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바흐만의 작곡 기법이다.바이올린이 연주하는 제1주제와 제2주제는 기품이 있으며,합주와의 앙상블도 탄탄한 구성력을 보여준다.후반부에 계속해서E음을 반복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마지막에는 도입부의 합주를 재현하면서 끝이 난다.
<출처: 두산백과 & 삼호뮤직, ‘클래식 명곡해설,P.51>
● 감상
▲ 제1악장 (4:28) 상단에 바이올리니스트: Julia Fisher(1983~독일,뮌헨 음대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