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곡과 배경 로시니는 76년의 생애동안 모두 39여곡의 오페라를 작곡했으나, 오늘날까지 연주되고 있는 것은 불과 2,3곡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세빌리아의 이발사>는 분명 그의 대표작이자 오페라 역사에 빛나는 걸작중의 하나이다. 이 오페라는 이탈리아의 스테르비니가 보마르셰의 원작을 이탈리아어로 고쳐서 쓴 대본을 바탕으로한 그의 열일곱 번째 작품이며, 24살 때인 1816년 1월에 불과 13일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에 작곡했다.
이 작품의 원작은 당시 크게 인기를 끌던 프랑스의 극작가 보마르셰의 희곡 3부작 가운데 첫 번째 작품을 각색한 것이다. 스페인의 도시 세비야(세빌리아 또는 세빌랴)를 배경으로 한 이발사 피가로와 알마비바 백작을 둘러싼 ‘보마르셰 3부작’은 1부 <세비야의 이발사 Il Barbiere de Siviglia>, 2부 <피가로의 결혼 Le Nozze de Figaro>, 3부 <죄 많은 어머니 La Mère Coupoable>로 이루어져 있다.
이 작품의 제1부는 로시니보다 먼저 파이지엘로(G. Paisiello 1740~1816)에 의해 1782년에 오페라화 되었고, 제2부는 1786년에 모차르트에 이해 <피가로의 결혼>으로 초연되었다. ▲ 초연 파이지엘로가 작곡한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30년 전이 지난 후에 새까만 후배인 로시니가 똑같이 보마르셰의 3부작의 제1부로 대선배의 걸작과 대결하려 했으니 파이지엘로의 지지자들이 그냥 있을 리 없었다. 난처하게 된 로시니는 제명을 <알마비바, 또는 부질없는 조심>이라고 바꿔서 초연을 시도했다. 이 오페라를 처음 무대에 올린 1816년 2월 20일 밤, 로마의 아르젠티나 극장은 파지엘로파의 방해공작에 휘말려 공연은 엉망이 되고 말았다. 그러나 다행이도 방해 공작은 첫날뿐이었다. ▲ 평가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은 뛰어난 예술성과 고결함 그리고 당시의 지배계층인 귀족들에 대한 신랄한 비판까지 포함된 음악적으로나 사상적으로 훌륭한 명작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단순한 코믹 드라마적인 재미나 벨칸토의 성악적인 묘미는 <세빌리아의 이발사>가 앞선다. 그만큼 이 작품은 재미있고 기발하며 즐겁다. 관객을 극중 구도에 쉽게 빠져들고, 곳곳에 나타나는 작은 에피소드와 복선은 관객을 절로 미소 짓게 한다. 그리고 성악적인 과시와 음악적인 여흥 역시 최고여서, 오페라 부파의 모든 재미가 이 한편에 다 들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오페라를 당시 사람들이 얼마나 높이 평가했는가 하는 사실은 그가 초연 후 6년 뒤인 1822년 빈을 방문했을 때 베토벤이 “「세빌리아 이발사」같은 작품을 많이 쓰시요”라고 권장했다는 말에서 엿볼 수 있다.
◆ 서곡 이 서곡은 이 곡을 만들기 바로 전해(1815년)에 쓴 오페라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에서 사용되었던 곡을 약간만 가필한 것이다. 로시니 관현악법의 정수를 보여주는 경쾌한 명곡으로, 오페라와 관계없이 오케스트라 연주회에서도 자주 연주된다. 느리게 시작된 음악과 노래가 점점 커지고 높아지고 빨라지면서 숨차게 몰아치는 것을 들을 수 있는데, 이를 로시니 크레셴도(crescendo)라 한다.
■ 줄거리(#2-2 참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