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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나의 철퇴(20-24)
세상 모든 나라는 하나님의 주권 아래 있으며, 이는 하나님의 계획과 목적에 따라 운명이 결정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열방은 본질적으로 멸망의 운명 속에서 부정적으로 묘사되지만, 여호와를 섬기고 그분의 뜻에 순종하는 공동체로 변화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이러한 변화는 하나님께 대한 찬양과 순종의 공동체로서의 참여를 통해 실현될 수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하나님께서는 모든 민족이 그분의 뜻에 따라 회복되고 구원의 공동체가 되기를 원하십니다.
20여호와께서 이르시되 너는 나의 철퇴 곧 무기라 나는 네가 나라들을 분쇄하며 네가 국가들을 멸하며 21네가 말과 기마병을 분쇄하며 네가 병거와 병거대를 부수며 22네가 남자와 여자를 분쇄하며 네가 노년과 유년을 분쇄하며 네가 청년과 처녀를 분쇄하며 23네가 목자와 그 양 떼를 분쇄하며 네가 농부와 그 멍엣소를 분쇄하며 네가 도백과 태수들을 분쇄하도록 하리로다 24너희 눈 앞에서 그들이 시온에서 모든 악을 행한 대로 내가 바벨론과 갈대아 모든 주민에게 갚으리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20-24)
하나님께서는 바벨론과 여러 나라들을 심판할 나라를 자신의 ‘철퇴와 무기’라고 부르십니다. 그 철퇴를 피할 수 있는 대상은 없습니다. 아무리 빠른 기마별과 병거과 병거대라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예루살렘을 짓밟고 성전 기구를 바벨론으로 옮겨감으로써 성전을 더럽힌 바벨론의 악행을 포로로 잡혀간 이스라엘이 보는 앞에서 갚아주실 것입니다.
⑴ 철퇴의 노래(20-23)
이 단락의 번역과 이해는 청자 ‘너’의 신분에 따라 달라집니다. 여호와께서 당신의 철퇴로 사용하시는 ‘너’가 누구인지 본문은 직접 언급하지 않습니다. 판단은 동사의 시제에 의존적입니다. 20a절은 시제가 없는 명사구분이고 20b-23절은 바브 연속 완료형입니다. 보통은 후자가 전자에 의존적이기에, 뒤따르는 동사구분의 시제는 현재(미래) 또는 과거가 모두 가능합니다. 시제를 과거로 간주하면 2인칭 단수 남성의 ‘너’는 민족들을 ‘(이미) 분쇄한’ 바벨론 왕이 되고, 현재(미래)로 간주하면 (바벨론을 포함해) 민족들을 ‘(앞으로) 분쇄할’ 메대-바사 왕 고레스가 됩니다. (개역개정은 20-24절에 ‘바벨론은 여호와의 철퇴’라는 제목을 달아 놓고 동사의 시제를 미래로 옮겼는데, 이는 잘못된 번역으로 이 경우에는 20-23절을 다음과 같이 과저 시제로 번역해야 합니다. 고레스의 등장을 예언한 말로 이해할 경우에는 ‘무기였다’를 ‘무기이다’로, ‘부수었다’와 ‘분쇄했다’를 각각 ‘부수리라’와 ‘분쇄하리라’로 읽으면 됩니다.)
⑵ 되갚으신 여호와(24)
심판의 대상이 민족들에서 이제 바벨론으로 바뀝니다. 여호와께서 민족들을 부수시는 데 사용한 그분의 망치 바벨론이 여호와에게 보복을 당합니다(24). 6절과 달리 여겨서는 보복의 이유가 비교적 분명하게 제시됩니다. ‘너희 눈앞에서 그들이 시온에서 모든 악을’ 행하였기에 여호와께서 ‘바벨론과 갈대아 모든 주민’에게 갚으십니다. 바벨론이 시온에서 저지른 온갖 악이 여호와의 보복을 초래합니다. 여기서는 시온에서 저지른 모든 악으로 그 범위가 확대됩니다. 성전만 파괴된 것이 아닙니다.
바벨론 점령군은 왕궁과 예루살렘의 모든 집을 태워버리고 성벽을 허물고, 많은 사람을 처형하거나 사로잡아 갔습니다(52:12-27). ‘너희’는 1차적으로는 시온의 파괴를 경험한 자들이지만, 2차적으로는 바벨론의 멸망을 여호와의 보복으로 기다리는 예레미야서의 독자도 포함합니다.
나는 네 원수라(25-26)
세상 모든 나라들은 만군의 여호와께 모든 주권이 있음을 배워야 했습니다. 다른 우상들에게 충성하거나 스스로 자율적 존재임을 선포하지 말아야 합니다. 정의를 향한 하나님의 요구를 거절할 때, 열방은 심판을 받아 흩어집니다. 우리가 속한 교회는 조국과 열방을 위해 이런 원칙에 따라 기도해야 합니다.
25여호와의 말씀이니라 온 세계를 멸하는 멸망의 산아 보라 나는 네 원수라 나의 손을 네 위에 펴서 너를 바위에서 굴리고 너로 불 탄 산이 되게 할 것이니 26사람이 네게서 집 모퉁잇돌이나 기촛돌을 취하지 아니할 것이요 너는 영원히 황무지가 될 것이니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25-26)
여호와께서 당신의 망치(철퇴) 바벨론에게 다양한 표상을 사용해 심판을 선포하십니다. 하나님께서는 바벨론의 강력한 성벽과 방어를 무너뜨리고, 그 땅을 황폐하게 만드실 것입니다. 바벨론의 파괴는 하나님의 공의와 권능을 드러내는 사건입니다. ‘온 세계를 멸하는’은 21-23절의 요약에 해당합니다.
⑴ 멸망의 산(25)
특이하게도 평원에 세워진 도성 바벨론을 ‘멸망의 산’으로 부릅니다. 바벨론의 주장에 따르면 바벨론 성은 ‘사람들의 생명의 산’ 또는 ‘사람들에게 생명을 주는 산’이었습니다.
바벨론은 사람들에게 생명이 아니라 죽음과 멸망을 가져다주는 성입니다(참조. 열왕기하 23;13). ‘멸망의 산’을 통해 구약성경 안에서 신의 자리에 오른 바벨론과 우상숭배로 더렵혀진 감람산이 연걸됩니다. 산과 관련해 또 다른 표상이 사용됩니다. 여호와께서 당신 손을 펼쳐 바벨론을 바위에서 굴려 내리십니다. 흔들림이 없는 견고한 바위는 자주 안전과 피난처를 상징한비다. 민족들을 다 짓밟았기에 자신은 짓밟히지 않으리라 자신하겠지만, 여호와께서 치시기에 바벨론이 영화로운 자리에서 굴러 떨어집니다. 다시 산의 표상이 바벨론에 적용됩니다. 멸망의 산 바벨론이 ‘불에 탄 산’이 됩니다. 예루살렘을 점령하고 불태워버린 바벨론이 같은 운명에 떨어집니다. 적에 점령당한 바벨론이 불에 타 잿더미가 됩니다.
⑵ 영원한 왕무지(26)
돌 하나도 돌 위에 남지 않게 철저히 파괴되기에 사람들이 모퉁잇돌이나 주춧돌 하나도 얻지 못합니다(26). 고대 세계에서는 파괴되거나 허물어진 건물의 잔해에서 돌을 가져다가 건축자재로 사용했습니다. 온 세상을 취하게 하였던 금잔(7) 바벨론이 ‘영원히 황무지가’가 됩니다.
그를 치게 하라(27-32)
하나님께서는 모든 역사의 주관자이시며, 그의 계획에 따라 역사를 이끌어 가십니다. 바벨론의 멸망은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진다는 확신을 줍니다. 하나님께서는 정의롭고 공의로우셔서 악행에 대해 반드시 심판하십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주권을 신뢰하며, 그분의 뜻에 따라 정의와 공의를 실천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27땅에 깃발을 세우며 나라들 가운데에 나팔을 불어서 나라들을 동원시켜 그를 치며 아라랏과 민니와 아스그나스 나라를 불러 모아 그를 치며 사무관을 세우고 그를 치되 극성스런 메뚜기 같이 그 말들을 몰아오게 하라 28뭇 백성 곧 메대 사람의 왕들과 그 도백들과 그 모든 태수와 그 관할하는 모든 땅을 준비시켜 그를 치게 하라 29땅이 진동하며 소용돌이치나니 이는 여호와께서 바벨론을 쳐서 그 땅으로 황폐하여 주민이 없게 할 계획이 섰음이라 30바벨론의 용사는 싸움을 그치고 그들의 요새에 머무르나 기력이 쇠하여 여인 같이 되며 그들의 거처는 불타고 그 문빗장은 부러졌으며 31보발꾼은 보발꾼을 맞으려고 달리며 전령은 전령을 맞으려고 달려가 바벨론의 왕에게 전하기를 그 성읍 사방이 함락되었으며 32모든 나루는 빼앗겼으며 갈대밭이 불탔으며 군사들이 겁에 질렸더이다 하리라(27-32)
하나님께서 바벨론에 대한 심판을 선포하시는 장면을 묘사합니다. 여러 민족과 왕국들에게 바벨론을 공격할 것을 명령하시며, 바벨론의 군대는 무력해지고 방어선은 무너질 것이라고 예언하십니다. 바벨론의 멸망은 하나님의 주권 아래 이루어지며, 그들의 교만과 악행에 대한 하나님의 정의로운 심판을 나타냅니다.
⑴ 전투 명령(27-29)
‘너희’에게 약속한 여호와의 보복이 구체적으로 실행됩니다. 여호와께서 ‘온 세상을 멸하는 멸망의 산’ 바벨론을 공격하기 위해 온 땅에서 군대를 소집하십니다(27-28). 땅에 깃발을 세우고 민족들 가운데 나팔을 불어 바벨론을 칠 민족들을 동원해야 합니다. ‘동원시켜’는 ‘구별하여’로 바벨론 침략군이 여호와의 전쟁을 수행하는 자들임을 시사해줍니다.
여호와의 전쟁에 부름을 받은 민족은 메대(11)와 그의 지배 아래 있는 민족들입니다. 그 가운데 세 민족은 구체적으로 이름이 열거됩니다. 아카드어로는 ‘우라르투(Urartu)’로 부르는 아라랏은 반(Van) 호수와 우르미아(Urmia) 호수 사이에 있는, 앗수르 북쪽의 산지대를 가리킵니다(참조, 열왕기하 19:37; 이사야 37:38). 여기에만 나오는 민니는 우르미아 호수 남남동쪽의 아르메니아에 있었으리라 추측한다. ‘사무관을 세우고 그를 치되’는 ‘그를 칠 사령관을 임명하고’로 옮기는 것이 좋습니다. 연합군을 관리하고 지휘할 자들을 세워 모든 준비를 끝마칩니다. 침략군의 진격하는 군마가 극성스런 메뚜기, 떼에 비교됩니다. 셀 수 없이 많은 메뚜기가 땅을 덮고 모든 푸른 것을 다 갉아 먹듯이 많은 군마가 땅을 덮고 거침없이 진격해 옵니다. 사람의 힘으로 천문학적 수익 메뚜기 떼를 퇴치할 수없는 것처럼 바벨론은 여호와께서 불러오는, 땅이 흔들리고 뒤틀릴 정도로 엄청난 군대를 막아낼 수 없습니다. ‘여호와께서 바벨론을 쳐서 그 땅으로 황폐하여 주민이 없게 할 계획’이 성취됩니다(29; 참조. 50:45).
⑵ 바벨론의 패배 묘사(30-34)
침략군의 압도적인 세력 앞에 바벨론 용사들은 전투를 포기하고 요새로 물러나 다시 나오지 않았습니다. 용사라 하는 자들이 두려움에 사로잡혀 기력을 잃고 여자처럼 되어버렸습니다(30; 참조 50:37). 용사들이 전선을 떠나 숨어버렸기에 적은 거침없이 진격하며 바벨론을 짓밟았습니다. 바벨론의 집들은 불타고 성문의 빗장은 부서졌습니다. ‘그 문빗장’은 아마도 바벨론 외곽 성문의 빗장을 가리키는 것 같습니다. 보발꾼과 전령이 바쁘게 달려 전선의 상황을 왕에게 보고하지만, 절망적인 소식뿐입니다(31). 바벨론 성의 방어벽이 뚫리는 순서대로 왕에게 보고됩니다(31b-32). 먼저 그의 성읍이 끝에서 끝까지 점령됐다는 소식이 전해집니다. ‘그 성읍’은 왕의 성읍이기에 바벨론 성을 가리킵니다. 바벨론의 바깥 방어벽이 완전히 허물어졌습니다. 다음에는 모든 나루가 점령됐다는 소식이 뒤따릅니다. 유브라데 강을 건너는 나루터 또는 다리가 적의 수중에 떨어졌습니다. 적이 바벨론으로 들어가는 모든 통로를 장악했습니다. 외곽의 방어벽을 뚫고 진격한 적이 벌써 성벽 아래 그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갈대밭이 불에 탔다는 소식마저 왕에게 전달된다. 침략군은 바벨론 군대가 해자를 이용할 수 없게 또는 공격에 방해가 되지 않게 그곳에서 자라는 갈대에 불을 놓았습니다. 이제 성벽 공략만 잉용할 수 없게 또는 공격에 방해가 되지 않게 그곳에서 자라는 놓았습니다. 이제 성벽 공략만 남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왕에게 전달된 소식은 전사들이 겁에 질렸다는 보고인비다. 성을 보호하기 위해 겹겹이 만들어놓은 방어 시설이 다 적에게 점거되는 것을 보고 병사들은 겁에 질려 전의를 완전히 상실했습니다. 적이 성벽을 깨고 들어오는 것은 이제 시간문제가 되었습니다.
개인과 공동체는 자기중심적 욕망이 고삐 풀린 교만이 되고 급기야 자멸에 이르게 한다는 살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겸손과 하나님의 얼굴을 구하는 신앙이 생명에 이르는 길입니다. 교회는 열방이 순종과 찬양의 길을 걷도록 기도하고 선교적 삶을 통해 증거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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