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 포트럭 파티를 하면서 제주 라이딩 이야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우리, 한 번 가보자~~~~" 이구동성 박수치고...
번짱 준프로님께서 40일간 유럽 라이딩을 다녀오신 후
피로회복이나 시차적응, 유럽 라이딩 마무리 등등 정리해야 할 일도 많으셨을텐데
라이딩 기간 내내 즐겁고 유쾌하게, 미스김에게 입력하시랴, 사진 찍으시랴, 맛집과 숙소 확인 하시랴...
인터넷 검색과 우리 가족들 챙기시느라 정신이 없으셨습니다.
치밀한 계획, 시간 배분 등등...정말 능력있는 리더 덕분에 편안하고 행복한 라이딩을 할 수 있었습니다.
웰컴님께서 "준 바이크" 를 설립하자고 하실 정도로 자전거 여행을 추진하신다면 승산이 있어 보입니다.
준프로님이 유럽 원정을 가신 동안, 우리 여자들은 뙤약볕과 장마 속에 열심히 체력단련을 하였지요.
거사일 모두들 긴장한 탓에 출발시간보다 1시간이나 먼저 도원역에 도착하여
유럽식(철저하게 교통법규를 지키는 것)으로 도로 라이딩이 시작되었습니다.
인천여객터미널에 도착하여 간단하게 오뎅과 김밥을 먹고 승선권을 바꾸고 있는데,...
생각지도 않았던 울타리님의 격려 방문이 있었습니다.
그것도 손수 수박 화채를 만들어 국자와 종이컵까지 준비해 오셨지요. 감동 먹었습니다.
저는 설마 오실 거라 생각 못했기에 서울에서 출발할 때 한번 확인하고 핸드폰을 열어 볼 생각을 안했답니다.
울타리님께서 제게 계속 연락하고 소울님께도 연락하고...결국 도원역에서 인천여객터미널로.....
너무너무너무~~~ 반가왔어요. 누구보다도 준프로님이 제일 반가워하셨지요. 정말 감사합니다...^^
우리는 자전거를 안전하게 싣고, 3등실의 편안한 자리를 선점하려고 맨 앞에 줄을 섰습니다.
개찰이 시작되자마자 잽싸게 뛰어 안전한 곳에 자전거를 넣고,
핑크님과 난초님이 발빠르게 6명분의 담요 2장씩과 벼개를 확보했습니다.
침대방을 예약하신 웰컴님께서는 침대방을 비워 두고
한쪽 옆에 베낭도 맡기고 담요도 펴서 복잡한 3등실에서 자리 차지를 하십니다.
우리들 발 밑의 비좁은 공간에 사람들이 꾸역꾸역 몰려와 허리를 구부려 눕기 시작합니다.
자리를 뺏길까봐 화장실도 안가고 자리를 지키고 있었지요. 웰컴님께서는 방을 빼셔야 하는데~~~
자리가 정돈되자 갑판 위로 올라가 게으른 갈매기 구경을 하였습니다.
바다 속의 물고기를 잡는 게 아니라, 편안하게 사람들이 던져주는 새우깡만 낚아 챕니다.
모두들 오동통한 게 성조(鳥 )병에 걸렸을 게 틀림없습니다.
인천대교를 지나 가면서 21킬로가 넘는 길이를 처음으로 실감하였습니다.,
제 준비물을 참고하시라고 올렸는데 웰컴님께서는 제 준비물에 맞추어 준비해 오셨답니다. ㅎㅎㅎ~~~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해 공동의 사탕봉지를 만들어 각자 베낭에 넣기로 하였는데
연락을 받지 못하셔서 마트에서 사탕을 일부러 사서 사탕봉지를 만들으셨다네요.
저의 백팩이 준비물에는 안 적혀서 안가지고 왔다는 말씀에 한바탕 웃어대고~~~~~
하지만 잘 압니다. 우리를 즐겁게 해주려고 일부러 그리 말씀하신 것을 요....^^
준프로님의 생생한 유럽 이야기가 시작되었습니다.
마을 잔치를 만날 때 마다 말 잘하는 사람과 74세 노인을 협상 겸 정탐꾼으로 먼저 보내고
나머지 여섯명은 안보이는 곳에서 기다렸다가 손짓하면 우루루~~ 공손하게 달려 갔답니다.
상대방에게 전혀 위협적인 존재가 아니고, 도움을 청하는 온순한 인상을 주기 위한 생존 전략입니다.
가는 곳 마다 마을 잔치나 이벤트가 있어 함께 어울리고
발칸의 시골 동네 사람들은 처음보는 동양인들이 신기해서 닭을 잡아 잔치를 하고,
직접 담근 술을 나눠 마시면서 밤새도록 즐겼다고 하니 제대로 여행을 하신 것 같습니다.
영어를 아는 젊은이가 통역을 하여 의사소통을 하였다지만, 서로 간의 따뜻한 마음은 통역이 필요없었겠지요.
여행 내내 비도 오지 않고, 가는 곳 마다 환대를 받으니 얼마나 즐거웠을까요? 부럽부럽~~~~
하늘의 별을 바라 보면서 누웠다는 얘기에 알퐁스 도데의 단편소설 "별"이 생각나더군요.
뤼르봉 산의 외로운 목동이 사랑하는... 길을 잃은 별이 되어버린 스테파네트 아가씨.....
배 위에서 음악에 맞추어 춤도 추고,
라이브 카페에서 서투른 한국 노래를 구성지게 불러대는, 조금은 서글퍼 보였던 외국인 남녀 노래도 듣고...
시커먼 바다와 바람을 맞으면서, 파도소리를 들으면서 우리는 금새 잠에 곯아 떨어졌습니다.
첫댓글 밤늦게 집에 도착하면 사진을 덧붙이겠습니다.
오늘부터 강남역에서 운동처방을 받아 운동을 시작한답니다.
시간나는 틈틈이 기억을 되살려 후기 올릴께요.
사진은 용량이 커서 가져올 수가 없고, 집에 가야 클라우드를 열 수가 있답니다.
오늘 하루 무척 바빴어요.
저는 이제 퇴근합니다. 좋은 저녁 되세요~~~~
실감나게 읽었어요.
벌써 2학기 개강이군요.
더욱 아름다운 생활을 하세요.
베어맘님의 후기는 나보다 내마음을 더 잘 표현한 것 같답니다. 담요와 베게 챙기시고 자리 선점한 분은 핑크님과 난초님이어요 ^^
아, 그러셨군요. 수정했습니다.
그 현장에 다시 있는듯이 묘사를 어찌 잘 하시는지 대단한 능력이십니다.
작가를 하셨어도 유명한 작가가 되셨을 것 같습니다.
아무튼 행복한 우리 순이네 가족 여러분 감사합니다.
같이하지 못했지만 사진과 글로도 같이 참여한느낌이 있내요
즐겁고 안전한 라이딩 멎진 축억거리가 하나더 늘었내요
다음에는 꼭 함께하는 자리가 되길 바랍니다
정말로 이제는 형제자매처럼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