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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정원?? 스크랩 봄바람의 유혹, 얼레지를 찾아서 / 향기가 있는 야생화 이야기
유수/백재성 추천 0 조회 82 19.02.24 00:35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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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가 있는 야생화 이야기


봄바람의 유혹, 얼레지를 찾아서


글 강 정 화 한택식물원 이사
사진 한택식물원 제공


강원도 산자락에서 만난 얼레지 군락지


몇 해 전 강원도의 어느 산을 조사한 적이 있었다. 전수 조사였기 때문에 산 입구부터 정상까지 식물 하나하나와 눈맞춤하면서 올랐다. 우리 자생식물을 자생지에서 만난다는 그 흥분에 가파른 산이었지만 무릎 통증쯤은 장애가 되지 않았다.


그 와중에 날 멈추게 한 식물들. 산을 오르면서 도대체 내 발을 어디에 디뎌야 할지 몰라 난감할 정도의 꽃밭을 만났는데 바로 얼레지 군락지였다.


도저히 밟지 않고는 지나갈 수가 없어 ‘얘들아, 너무 미안해’라고 말하며 조심스레 지나왔던 곳. 그때의 감동은 아직도 생생이 떠오르고 생각할 때마다 그곳이 훼손되지 않도록 항상 마음으로 기도하곤 한다.


얼레지? 가끔 식물이름에서 그 뜻을 유추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있는데 얼레지가 그중 하나다.

얼레지는 도대체 무슨 뜻일까? 어쨌든 이름이 참 예쁜 것 같아 ‘뭔가 근사한 뜻이 있을 거야’ 하며 기대하던 필자로서는 그 뜻을 알고 적잖이 실망한 게 사실이다.


이 예쁜 이름의 유래는 얼레지의 잎이 원인이 되었다고 한다. 잎에 있는 암갈색의 얼룩무늬가 피부병의 일종인 ‘어우러기’와 비슷하다고 어우러기의 방언인 ‘얼레기’ 또는 ‘어루지’로 불리다 결국 ‘얼레지’로 결정된 것 같다.


▲ 낙엽을 뚫고 나오는 얼레지          ▲ 얼레지 종자 탈피 후 열매 꼬투리 모습


▲ 얼레지 군락


땅 속 깊이 숨어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아


얼레지는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전 세계적으로 20여종이 분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Erythronium japonicum 한 종만이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의 깊은 산속 특히 낙엽활엽수림대와 계곡 가에서 볼 수 있다.


뿌리는 기다란 비늘줄기로 진화했는데 이 얼레지의 삶을 들여다보면 생존경쟁이 치열한 자연에서 살아남기 위해 얼마나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 느끼게 된다.


얼레지의 뿌리는 전분이 많아 동물들의 좋은 먹이가 되는데 특히 먹을 것이 부족한 겨울 동안은 훌륭한 먹이가 된다. 그러다 보니 얼레지는 나이를 먹을수록 땅속 깊이 들어가는데, 최고 1m 이상 깊이 들어가 있다.

실제 얼레지비늘줄기 즉 인경의 길이는 2~3cm 정도로 어린아이 손가락보다 약하다고 생각하면 생존을 위해 얼마나 깊이 숨어있는지 상상이 충분히 될 것 같다. 그러니 보통의 인내심을 가지고는 그 뿌리를 캘 수가 없다.


봄 산행을 하다보면 중간 중간에 삽으로 파헤친 것처럼 훼손된 곳을 발견하게 되는데, 바로 멧돼지가 땅속 깊이 숨어있는 얼레지의 전분 가득한 뿌리줄기를 캐기 위해 파헤쳐 놓은 흔적이다.


전분 가득한 비늘줄기는 땅속 깊이 두고 가늘디가는 줄기에 긴 달걀모양의 잎이 나와 수평으로 펴지는데, 그 가운데 꽃대가 하나 나오고 한 송이의 꽃이 달린다.


꽃은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중부지방에서는 4월에 핀다.

처음 꽃이 나올 때는 바로 올라오지만 꽃잎이 펴지면서 아래를 보고 꽃잎 끝은 뒤로 젖혀지며, 안쪽으로는 W자 모양의 무늬가 있다.


‘바람난 여인’, ‘질투’라는 꽃말을 가진 얼레지


꽃잎이 뒤로 젖혀진 모습이 송곳니를 드러낸 개의 이빨을 닮았다고 해서 영명으로는 ‘Dog–tooth Violet’ 즉, 개이빨 제비꽃이라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난 아무리 봐도 그렇게 보이지 않으니 사람의 생각은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렇게 작고 아름다운 꽃을 보면서 떠올리기엔 썩 마음에 들지 않는 이름인 것 같다.


꽃이 핀 후 7~8월에 종자가 결실하면 씨앗을 퍼뜨리고 이듬해 봄까지 휴면에 들어간다. 이때 종자가 나간 후 달려있는 꼬투리의 모습은 꼬마 모자를 닮아 앙증맞다.


일본이 전쟁에서 패망한 후 먹을 것이 없을 때 얼레지뿌리의 전분으로 국수를 만들어 먹었고 우리나라에서도 춘궁기 때 구황식물로 이용됐다. 이른 봄 어린순은 나물로 먹는데 독성이 있어 생으로 먹지는 않고 묵나물로 우려서 먹었다고 한다. 한방에서는 차전엽산자고(車前葉山慈菇)라 하여 변비치료에 이용한다.


학명인 Erythronium은 그리스어의 erythros 즉, 적색에서 유래했고 유럽에 자생하는 얼레지의 꽃은 적자색 꽃
이 핀다.


우리나라 자생 얼레지의 경우 한 종이었으나 흰색 꽃이 피는 얼레지의 변이종인 흰얼레지가 발견되어 현재는 2종이 자생하고 있다.


봄날 산행에서 얼레지를 만나면 그 유혹의 손짓을 마다할 수 없을 것만 같다. 그래서 꽃말이 ‘바람난 여인’ 또는 ‘질투’라고 하는데 만일 산에서 얼레지를 만나게 된다면 모두들 얼레지가 그 자리에서 건강히 오래오래 살아가길 기도해 준다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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