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마anima
왕태삼
그이는 겨울 백두산이었다
호랑이 숨소리로 세상이 흔들리곤 했지
시나브로
그이는 지리산으로 내려오시고
조심스레 난 무동을 타는 새끼 반달곰
천년 구상나무에 올라 달을 키우곤 했지
미루나무처럼 난 자라고
어느새 동네 앞산까지 그이는 내리시고
그 골짝에 들어
한 포기 반쪽 춘란을 보았네
노루며 토깽이에 물어뜯긴 그이의 얼굴을
칼바람 눈보라 속에도
눈먼 꽃대를 낭창낭창 키우는 자궁의 향기를
아득히 돌아보면 내 깜박 잠든 새
내 이마까지 오셨다 산으로 돌아가신 거야
내 가슴보다 큰 방패연 하나 짜 놓으시고
지금도 푸른 바람이 분다
낮이나 꿈이나
핏방울 태우며 노을로 달리는 내 길 앞에
저 심심산골 불어오는
그이의 반 쪽 춘란의 노래
카페 게시글
☆―왕태삼시 ☞
아니마anima
왕태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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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1
24.03.29 05:1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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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한 남자
한 가장의 무게가 느껴집니다.
오직 자식만을 위한 헌신과 희생이 가족을 아끼는 사랑으로 출렁입니다.
가슴보다 큰 방패연은 되물림되겠죠?
교수님의 춘란의 노래도 지속될 테구요^^
아! 교수님 이제보니 교수님
가슴속에 스며있든 님을 그린 그리워
절절이 풀어내린 아름다운 부자의 안타깝고
아린 사여 이 아둔한 머리 이제 깨달아 마음이 찌이잉 울림니다
죄송합니다 교수님 경망스런 저를 용서하여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