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꼬랑지를 말던 2월 어느날~
멍청하게 딴생각하다 들어선 외딴길......
하루에 5만원 팔까 말까한 초라한 꽃집이 눈에 밟힌다.
바람에 살랑거리며, 나좀 데리고 가라고
네줄기 잎 머리를 삐쭉빼쭉 내민 너를
잔뜩 고민하다....거금 2만원에 데리고왔지,
" 알로카시아 "~ 공기를 정화시킨데나 뭐래나^^
쓸데없이 친절한, 장황한 설명도 한 귀로 흘리고
내눈엔 너만 보였어.......
뒤통수에 주인장의 '호구물었다'는 흐뭇함이 느껴진다.
가끔 멍청해도 괜찮아~
나를 외딴길로 이끌었던 너와의 만남..
또 다른 흐뭇함이 느껴진다.
꽃말은 '수줍음' , '좋은일이 생길거야~' 란다...
애지중지 키웠다.
'10분마다 쳐다봐주기~'
'햇빛따라 방향 바꿔주기~'
'분무기로 잎에 습도 유지해주기~'
'잎 뒷면에 응에벌레 안생기게 닦아주기~'
그러다, 그러다가.... 시들어졌다....내 관심이~
.... 시들어졌다....세줄기 잎이~
먼지쌓인 창틀에서 웃자란 마지막 한줄기 잎만.....
7017 서울로의,
만개한 꽃들을 수줍게 바라보고 있다.
첫댓글 불쌍한 알 ㄹㆍ뭐라구? 죄우지간 주인 나빠!
알로,니가 이해해 주렴.
아님 가출 하던지. 독립해야지.
일단 은 화분이 작아보여요 분갈이가 필요할듯 합니다 아로카시아 야 힘내세요
분갈이 생각중이예요.
밑에 고구마처럼 생긴게 뿌리근이라
수분이 많이 저장돼있어요.
화분이 너무크면 천정뚫고 나갈수가 있어서...
작은 방에...고민중입니다~
그래도 조금더 큰 화분으로 옮길게요.
에궁! 알로카시아 화이팅!
김순철 선생님께 자문을 구하시는 건 어떨까요^^?
반드시...
좋은 일이...
강남갔던 제비가 박씨..를 물고 옵니다.ㅎ
식물에 눈맞추고 만져주고 닦아주고 물뿌려주고 함께 아파해주다니!
언젠가 알로카시아가 한 선생님에게 원고지 가득 '글씨' 물어다 줄 거예요.
제 방에서만은 알로카시아의 꽃말을
~좋은 '글씨'가 생길거야~로 바꾸겠습니다
그러고 보니 집에 있는 우리 란에게
조금 더 애정을 가져야겠네요.
란 나는 너를 사랑해.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