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은 주말 여유를 부릴 때, 나는 금욜, 토욜이 바쁜 날이다.
사업차 금욜, 토욜은 모두 학교 일이라 정신이 없다.
오늘도 성북구 소재 학교에서 업무를 마무리하고 의정부로 승용차 썬팅을 하러 간다.
늘 그래왔듯이 택훈 형님한테 또 신세를 지기위해 미리 썬팅업체를 섭외해 놨다.
의정부에서 썬팅을 마치고 귀가하니 5시가 넘었다.
오늘 하루 더위에 지쳤는지 몸이 나른하여 샤워후 1시간 잠을 청한다.
내일 광윤형님 장녀 결혼식에 가야기에 장거리 투어는 곤란하고 근교 비박산행이나 가야지!
밤 9시, 배낭을 부지런히 꾸려 남양주시 조안면에 위치한 운길산으로 행선지를 정하고
양수리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치킨집에서 캔맥주 안주로 후라이드를 반마리 준비.
운길산을 바라보니 수종사 경내의 불빛이 희미하게 보인다.
아~ 잠깐! 큰실수를 하였다.
다름아닌 배낭에 텐트를 넣는중에 후라이를 빼놓고 왔다.
이를 어쩌나........ 비박중에 장마비라도 내리면 무조건 하산을 해야 한다.
급경사 도로인 수종사 어프로치 길을 올라 양수리 야경을 보니 환상이다.
수종사 입구에서 식수를 2리터 챙기고 경내에서 양수리주변 야간촬영을 할려는데
오늘따라 견공들이 낮에 기분이 나빴는지 우렁차게 짓는다.
허긴 밤 11시가 다되어 조용히 잠을 주무시는 스님들께도 송구스럽지만
견공들이 오늘은 양보를 할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더군다나 나는 등산용 반바지 차림이라 견공한테 물리기라도 하면..........
에라~ 재수없는 놈들......오늘따라 성격이 까칠하네.......내가 오늘은 물러선다!
운길산 정상을 가기위해 수종사부터 정상까지는 급경사 구간. 육수를 비 오듯이 흘리며 고행길에 접어 든다.
급경사 구간이 거의 끝나갈 무렵, 작은 고라니 한마리가 놀라 잽싸게 도망 간다.
드디어 정상 직전, 헬기장에 도착을 하니 한 쌍의 비박 매니아가 인사를 한다.
이들은 오늘 텐트없이 판초이만 치고 잠을 잔다며 비가 내리지 말아야 하는데.......
허긴 저는 후라이 없이 비박을 해야되니 마찬가지 입니다!
이들과 인사를 나누고 정상에 도착하니 벌써 비박 매니아 두 명이 정상데크에 사이트를 구축해 놓고
알콜까지 모두 소진한 상태란다.
이 심야에 혼자 여기까지 오셨다고 걱정과 환영의 인사!
사이트를 구축하기 전에 양수리에서 준비해 온 치킨과 캔맥주를 조금씩 나눠 마시고
이런저런 산행/비박 경험담을 나눈다.
안양 평촌에서 오신 두명인데 서로 선.후배지간 인것 같다.
하늘엔 별빛이 말 그대로 쏟아진다.
장마철에 이러한 자연의 위대한 파노라마를 선사해 주신, 간간이 불어오는 산정에서의 시원한 바람이........
오늘도 야밤에 땀을 흘리며 올라온 보람이 있다.
이어서 산정에서의 야간촬영, 서울 도심의 불빛이 창공으로 퍼져 마치 북극의 오로라와 같이 아름답게 펼쳐지며
북서쪽 하늘엔 북두칠성이 선명하게 모습을 드러내고 서쪽 하늘엔 샛별(금성)이 선명하게 웃고 있다.
내 카메라로 안양 사람들도 찍어주고 나도 여유롭게 야경을 감상하며 촬영에 몰입한다.
이런저런 이야기와 산행 경험담/밤하늘의 대자연의 아름다운 이야기 시간이 새벽 2시가 되었다.
운길산 정상에서 꿀맛같은 잠을 자고 일욜 새벽 4시 30분에 기상하여 하산.
낮에 결혼식장을 갈려면 서둘러야 한다.
▲ 서쪽으로 좌로부터 예봉산, 철문봉, 적갑산의 실루엣이 선명하게 보인다.
▲ 비박맨 3명 모두, 상의를 벗어 던지고 정상에서 비박산행을 즐긴다.
헨드랜턴을 착용하고 운길산 정상석에서 인증 샷.
다행히 정상석에 기대어 풍만한 내 정면 에어백이 보이질 않는다.ㅎㅎㅎ
▲ 후라이 없이 구축해 놓은 내 텐트.......비라도 내리면 이유불문하고 무조건 하산!
▲ 운길산 정상석 실루엣.
사진좌측에 유난히 밝은 별이 금성(샛별), 우측으론 북두칠성이 선명하게 모습을 보여준다.
▲ 남서쪽으로 견우봉과 직녀봉 그리고 우측으로 율리봉과 예봉산, 철문봉 실루엣.
▲ 운길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밤하늘의 별들.
▲ 선명한 북두칠성.
▲ 운길산 정상석과 밤하늘의 북두칠성.
▲ 운길산 정상석과 서쪽하늘의 금성(샛별).
▲ 운길산 정상석과 남서쪽으로 율리봉과 예봉산 실루엣.
▲ 일욜, 4시30분에 기상하여 운길산 능선 촬영.
밤새 안개가 자욱하게 끼었다.
▲ 운길산 정상.
▲ 셀프모드로 인증샷 한 장.
▲ 수종사로 하산중에.
초딩시절 반공교육이 강화되었을 때는 아마도 간첩으로 오인 받았을텐데........ㅎㅎㅎ
▲ 어젯밤에 유난히 까칠하게 짓던 견공들...오리지널 삽살개 엄마와 딸이란다.
스님 하시는 말씀이 낮에는 순한데, 밤만되면 사나워 진단다.
나에게 다가오길래 두 놈다 털을 쓰다듬어 주었더니 이내 서운함이 풀렸는지
부드럽게....... 음악용어로 돌체모드로 바뀐다.
간 밤에 개가 많이 짓더라고 스님께 말씀을 드렸더니...아! 그래서 이놈들이 그렇게 사납게 짓더군요.
▲ 7월의 새벽, 수종사 경내.
▲ 수종사 대웅전.
▲ 수종사 은행나무.
▲ 자욱한 안갯속의 두물머리를 촬영하기 위해 두물머리 도착함.
많은 사진 동호회원들이 출사를 나왔다.
▲ 이름모를 여인이 기꺼이 모델로 서 주셨기에 나도 몰래 한 장 셔터를 누름.
이 분께 죄송하지만 이 사진을 내 블로그에 게재를 하였다.
▲ 두물머리의 코스모스를 접사 촬영.
▲ 지금부터는 두물머리의 연꽃모드로 전환합니다.
새벽 안갯속에 피어오른 연꽃들이 더욱 아름답다.
▲ 이것은 두물머리 나팔꽃.
▲ 카메라 스펙이 더 우수했으면........더 멋졌을텐데 하는 아쉬움.
24회/이연훈